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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 ‘숙적’ 일본의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둔 한국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목에 거는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이 기쁨을 함께 할 수 없는 선수가 한 명 있다. 바로 미드필더 박종우(부산). 올림픽 기간 내내 뛰어난 활약으로 한국 축구의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획득에 큰 공을 세운 박종우는 일본전이 끝난 뒤 한 팬이 건넨 응원도구를 들고 경기장에서 기뻐했다.
그러나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적힌 이 응원도구 때문에 박종우는 올림픽 경기 도중 어떠한 정치적 행동도 금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할 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 메달 박탈이라는 중징계 위기에 놓였다. 많은 해외 언론은 한일전에 앞서 독도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으로 인해 IOC가 박종우의 세리머니에 더욱 민감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선수단 해단식에 박종우를 참가시키지 않았을 뿐 더러 일본축구협회에 박종우의 행동에 대한 사과의 뜻을 담은 공식 문서까지 전달해 또 다른 논란을 빚었다.
일본 현지에서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박종우의 사건에 대해 사죄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나왔고, 축구협회는 “문서는 단순한 외교적 문서일 뿐 사죄는 하지 않았다. 일본 언론의 명백한 오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또 다시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들통났다. 민주통합당 안민석의원이 입수한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박종우의 행동을 비신사적인 축하 행위(Unsporting celebrating activities)라고 단정 지었다.
문서 내용 중에는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I would cordially convey my regrets)'와 '두 단체의 우호적인 관계를 고려해 너그럽게 이해하고 아량을 베풀어주면 상당히 고맙겠다(Taking into account the good relationship recently established between KFA and JFA so far, your kind understanding and generosity would be highly appreciated)'는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전반적으로 상당히 저자세로 일관하는 모습이었다.
안민석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애초부터 대한축구협회가 이 문제에 대해 대단히 잘못된 판단과 입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의원은 “축구만큼 민족주의 정신이 배어 있는 스포츠 종목도 없다”면서 “이 사안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대한국민으로서 당당하게 말한 것을 격려하고 용기를 줬어야 한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판단을 잘못했다. 마치 죄를 지은 것처럼 지속적으로 박종우 선수를 주눅들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은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공문에 대해 상당히 아쉬워했다. “박종우 선수는 이번 사건으로 독도와 관련해 하나의 아이콘이 됐다”고 평가한 안 의원은 “처음부터 이번 사건에 대해 공문을 보낼 필요가 없었다. 굴욕적인 사건에 대해 조중연 회장이 국민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 진정 어린 사과를 한다면 사퇴 여부는 나중에 판단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안 의원은 올림픽 역사상 정치적인 행위로 메달을 박탈당한 사례가 없었다고 밝히며 ”단순 해프닝일 뿐인데 대한축구협회가 너무 저자세로 박종우가 큰 죄를 지은 것처럼 대했다”고 안타까워 했다.[BestNocut_R]
한편, 국회는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17일 상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상임위에서 조중연 회장이 지속적인 해명으로만 일관할 경우 의원들이 조 회장의 사퇴까지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민석 의원 인터뷰 전문 |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민주통합당 안민석 의원
런던올림픽 한일전에서 박종우 선수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관객석으로부터 받아서 흔들었습니다. 그러자 IOC와 FIFA에서는 “이건 비스포츠적인, 정치적인 행위다” 라고 하면서 '동메달을 박탈해야 된다, 아니다'의 논란이 지금 한창이죠.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 축구협회가 일본 축구협회에다가 편지 한 장을 보냈습니다. 어떤 공문을 보냈는데, '사과를 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입니다. 이 문서의 내용이 도대체 뭐냐, 많이들 궁금해 하셨는데요. 공개가 됐습니다. '박종우 선수의 잘못을 인정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고 알려졌는데, 이 문서를 입수한 분을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연결을 해 보죠. 민주통합당 안민석 의원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이 전문은 어떻게 입수하신 거예요?
◆ 안민석> 14일부터 축구협회에 요구를 했는데요. 그때는 외교적 공문이고 보안을 필요로 한다고 그래서 주지를 않았습니다. 어제 오전에 어떤 경로를 통해서 입수를 했는데 그건 좀 밝히기는 곤란합니다.
◇ 김현정> 그래서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니까 어떤 부분이 눈에 걸리던가요?
◆ 안민석> 특히 제목이 비신사적인 행위에 대해서. '비신사적인 행위' 라고 정의를 여기서 하고 있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Unsporting celebrating’ 그러니까 비신사적인 세리머니라고 일단 개념화하고 있어요.
◇ 김현정> 저도 원문을 보내주셔서 가지고 있는데요. ‘Unsporting celebrating activities'라고 제목부터..
◆ 안민석> 비신사적인 세리머니. 비신사적이었다는 걸 인정을 하고 그 다음에 선처를 바란다. 그러니까 ‘kind understanding, generosity’ 이게 우리나라 말로 하면 우리가 잘못했으니까 귀하께서 너그럽게 선처해 주기를 바란다. 그때 쓰는 단어들이란 말이에요.
◇ 김현정> 관용, 아량을 요구할 때 쓰는 말이라는 거죠?
◆ 안민석> 그렇죠. 그래서 한마디로 박종우 선수의 독도 세리머니를 비신사적인 행위로 대한축구협회가 인정을 했고, 또 일본 축구협회는 거기에서 우리가 인정을 했으니까 아량과 선처를 바란다, 관용을 바란다. 이제 그런 요지인데요. 이것은 대단히 굴욕적인 스포츠 외교문서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과를 했다 아니다. 그냥 유감 표시만 했다. 이 부분은 쭉 읽어보니까 확인이 되던가요?
◆ 안민석> ‘regret’ 이라는 표현인데요. 그러니까 조중연 회장이 ‘I will regret’이라고 그럽니다. '나는 유감과 후회한다' 그거거든요. 이번 외교 문서에서는 사과에 준하는 표현이죠. 가령 국회에서 저희들이 장관의 어떤 부당한 잘못에 대해서 사과하라고 의원들이 요구를 했을 때, 장관은 유감이라는 표현으로 사과를 대신하거든요. 그래서 장관이 뭐에 대해서 유감이다 하면 저희들은 사과의 뜻으로 받아들이거든요.
국제외교는 같은 게 적용되는데 더했으면 더했지, 국가 간의 표현이기 때문에 regret 정도면 충분하게 사과의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가 있는 것이고요. 물론 일본 측에서, 일본 언론들이 이 공문을 받자마자 '한국축구협회가 사과했다' 그렇게 보도를 했죠.
◇ 김현정> 보도했죠. 보도를 했죠. 그런데 축구협회 쪽의 입장에서 이해해보자면 박종우 선수가 이번 독도 세리머니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빨리 문제를 해결해 보려다 보니까, 선의의 의도를 가지고 하다 보니까 벌어진 어떤 해프닝, 실수 이렇게 볼 수는 없는 걸까요?
◆ 안민석> 저는 애초부터 이 문제에 대해 축구협회가 대단히 잘못된 판단과 입장을 가졌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무슨 말씀이세요?
◆ 안민석> 축구라는 운동만큼 민족주의 정신이 배겨 있는 종목이 없어요. 남미에서는 축구 때문에 국가 간 전쟁도 일어나고, 과거에 우리 남북축구는 축구 이상의 어떤 이데올로기 전쟁이었고, 한일간 축구도 국가 간에 아주 국력을 다 겨루는 그런 시합이었고요. 그래서 축구는 총성 없는 전쟁이거든요.
그래서 박종우 선수의 이 사안에 대해서 축구협회는 그렇게 했어야 되는 겁니다. 박종우 선수가 당당하게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말한 게 뭐가 잘못이었느냐. IOC가 징계하려면 징계해 봐라. 그래서 박종우가 축구선수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당한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박종우 선수에게 격려하고 용기를 줬어야 됐는데요. 오히려 축구협회는 박종우 선수가 마치 무슨 죄를 지은 양, 큰 잘못을 한 것인 양, 인천공항 환영식에 참석도 안 시켰잖아요? 그러니까 지속적으로 박종우 선수를 주눅 들게 하는. 이건 상당히 축구협회가 이 문제에 대해서 판단을 지금 잘못한 것이죠.
그리고 실질적으로 지난 올림픽 100년사를 통해서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메달을 박탈당한 사례가 없어요. 이것은 기본적인 정보에 대한 인식이 없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메달을 박탈당해서 박종우 선수가 불이익 당하지 않을까라는 염려를 했던 건데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냥 뒀으면 메달 박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제로였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안민석> 네. 저는 그렇게 보고 있고요. 이보다 더한 사례도 여러 건 있었는데 그동안 전혀요. 물론 도핑 때문에 메달 박탈된 사례는 있고요.
◇ 김현정> 도핑은 전혀 다른 차원이고요.
◆ 안민석> 이보다 더한 정치적인 사건이 있었는데 그래도 메달 박탈까지는 가지 않았고요. 이것은 또 정말 해프닝에 불과한 건데, 우리가 너무 지나치게 저자세로 마치 박종우 선수가 큰 잘못을 한 것인 양 그런 식으로 우리가 할 필요는 없죠. 오히려 당당하게 우리가 입장을 처음서부터 가졌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럼 말하자면 그냥 넘어갈 일이 이것 때문에 더 커진 거라고 지금 보시는 거예요? 괜히 공문 보냈다가?
◆ 안민석> 이 공문은 애초부터 전혀 보낼 필요가 없었던 것이죠. 또 공문의 내용 자체도 굴욕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공문이 조중연 축구회장 그 분 서명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본인께서 오늘이라도 이 부분에 대한 사과를, 우리 국민들에게는 할 정도의 사안이다.
또 한 가지 정몽준 전 회장. 그 분이 지금 명예회장이고 아직도 축구협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 않습니까? 국제대회 축구시합 보면 항상 가운데 사진 찍으시고 그러시는데요. 이 정도면 왜 정몽준 의원하고 상의를 하지 않고, 또 정몽준 명예회장께서 여기에 대처하는 것들을 적절하게 가이드라인을 좀 제시하지 못했을까 하는 좀 의구심과 아쉬움도 있습니다.
◇ 김현정> 혹시 이게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될 일이다, 이렇게까지 보시는 거예요?
◆ 안민석> 이 정도면 상당히.. 이건 축구의 문제가 아니라, 박종우 선수는 하나의 독도아이콘이 되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런 굴욕적인 외교문서를 보낸 것에 대해서 이건 당연히 축구협회 회장 정도가 사과를 하는 게 마땅하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저희쪽으로 청취자 문자도 많이 들어오는데 "책임지고 물러나야한다" 이런 문자들이 오네요. 어떻게 보세요?
◆ 안민석> 그건 일단 정말 진정어린 사과를 하신다면 그걸 보고 한번 판단할 문제인데요. 오늘 국회에서 조중연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상임위가 열리거든요. 그래서 그 상임위에서 만약 조 회장께서 변명과 해명으로 일관하신다면, 아마 사퇴 요구까지도 의원님들이 하지 않으실까. 그래서 빨리 신속하게 조중연 회장께서 실수한 부분,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일단 하시고요. 이 사태를 신속하게 하는 절차로 들어가는 게 저는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Unsporting activities’ 라는 용어. 반스포츠적 행위였다고 스스로 인정을 해 버린 이 스포츠 저자세 외교가 문제가 된 건데. 안민석 의원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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