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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피임약을 의사 처방전 없이도 약국에서 살 수 있도록 하고, 사전 피임약을 의사 처방전이 있어야만 살 수 있도록 하려던 정부의 계획이 반발 여론에 밀려 무산됐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9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사전 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사후 피임약을 전문약으로 분류한 현행 체계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조기원 의약품안전국장은 중앙약심이 끝난 이후 브리핑을 통해 "과학적으로는 사전피임약은 전문의약품으로, 사후 긴급피임약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그동안의 사용 관행과 사회.문화적 여건 등을 고려해 현재의 분류 체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현재 의사 처방전이 없어도 살 수 있는 사전 피임약을 처방전이 살 수 있어야만 살 수 있는 전문약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데는 의학계는 물론 약학계를 대표한 심의위원들의 의견이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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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 십년 동안 약국에서 피임약을 손 쉽게 구입해 오던 관례상 내년 3월부터 전문약으로 전환하는 것은 시기상조이기 때문에 사회적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 유보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전문약인 사후 피임약은 반대의 경우다.
외국에서는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부작용에 대한 보고체계가 시작된지 3년 밖에 안 된 상황에서 부작용의 정도만을 가지고 일반약으로 할 지, 전문약으로 해야 할 지 정하는 데 대한 상당한 논란이 있었다.
특히 공익위원들은 1회만 사용하도록 한 복용법대로 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여지가 없지 않기 때문에 일반약으로 전환하는 게 맞다는 주장을 폈고 다른 위원들도 대체로 동의했다.
그러나 사후 피임약이 일반약으로 풀려서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게 될 경우 오남용 우려가 워낙 심해서 곧바로 전환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결국 정부는 현행대로 사후 피임약은 전문약으로 묶고, 사전 피임약은 일반약으로 유지하되 피임약 사용실태와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재검토 하자는 중앙약심의 건의를 받아들여 3년간 집중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식약청 조기원 국장은 3년 뒤에 피임약 재분류 작업이 이뤄질 지에 대해 "속단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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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사전 피임약은 일반약으로 유지되지만 피임약 구입자에게 복약안내서를 구입하고, 대중매체 광고시에도 병.의원의 진료 상당이 필요하다는 점이 포함되도록 했다.
전문약으로 묶이는 긴급피임약에 대해서는 꼭 필요한 경우에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야간진료 의료기관이나 응급실에서 심야나 휴일에 당일분에 한해 원내제조를 허용할 계획이다. [BestNocut_R]
한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는 6월 7일 발표된 재분류안에 대한 최종 심의를 통해 504개 품목을 재분류하기로 했다.
일반약에서 전문약으로 전환되는 품목은 어린이 키미테 패취, 우루사정 200mmg 등 262개 품목이며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되는 약은 잔탁정 75mmg 등 200개 품목이다.
히알루론산나트룸 0.1%, 0.18%(인공눈물) 등 42개 품목은 효능.효과에 따라 일반약과 전문약으로 동시에 분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