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무소속 심상정 의원
어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쌍용자동차에 대한 청문회가 있었습니다. 자그마치 2,646명의 직원이 해고됐고, 그들 중 22명은 자살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4년째 복직을 기다리고 있는 무급휴직자가 461명입니다. 끔찍한 사태의 시작은 2004년 쌍용차가 중국 상하이차에 인수되면서부터인데요. 어제 청문회에서는 이 쌍용차 사태, '처음부터 끝까지 조작'이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도대체 무슨 얘기일까요? 국회 환노위 소속 의원이죠. 심상정 의원이 연결 되어 있습니다.
심상정
◇ 김현정> "쌍용차 사태가 처음부터 끝까지 조작이었다" 이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 심상정> 쌍용차 사태 하면 우리 국민들은 쌍용자동차가 가망이 없다. 부채도 높고 경영도 안 되고 하니까 상하이차가 철수한 거고. 그렇게 부채에 대한 게 600% 가까이 되니까 당연히 이 회사를 다른 데라도 팔려면 대규모 정리해고가 불가피했다. 다만 공권력이 파업 진압하는데 좀 오버한 거 아니냐, 이 정도로 알고 계세요.
◇ 김현정> 파업 진압한 것, 사실 그 부분에 초점을 둬서 알고 있는데요?
◆ 심상정> 그런데 그 당시에 부채율이 160%. 그 정도면 동종 업종에서 재무상태가 비교적 건전한 상황으로 우리가 알고 있고요. 제가 어제 외교부 자료를 통해서 확인을 했는데, '상하이차가 철수한 것은 경영난이 아니고 정치적인 이유다' 말하자면 상하이차가 기술유출을 해 갔는데 이 기술유출에 대해서 한국 검찰이 수사를 하고, 그 문제에 대해서 한국 정부가 비협조하고, 노조가 이것을 강력하게 문제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철수를 한 것으로 지금 기록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정말로 경영이 악화돼서 어쩔 수 없이 법정관리 신청하고 그런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기획적으로 부도냈다. 그래서 법정관리 넘어가도록 방치했다는 말이군요?
◆ 심상정> 그렇죠. 부도 사태가 유동성 위기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상하이차 대표이사는 중국에서 장관급 대우를 받는 회장이거든요. 그래서 2400억 정도 돈을 돌려막지 못해서 쌍용자동차를 포기했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어차피 기술유출을 목적으로 쌍용자동차를 샀는데, 이 기술유출을 다 했기 때문에 철수를 의도적으로 한 거고요.
그러면 쌍용자동차가 기술유출하고 철수한 것을, 그 뒷 설거지를 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그것을 합리화하는 기획부도를 묵인해 주게 되고, 그 다음에 회계조작을 통해서 대규모 정리해고를 하게 되고, 정리해고에 반발을 하니까 아주 무자비한 탄압으로 이렇게 종결을 지은 거죠. 이게 쌍용자동차 사태의 본질입니다.
◇ 김현정> 단계마다 다 문제가 있었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법정관리로 넘어갈 때 말입니다. 그 당시에 근거로 내놓은 생산성지수를 보면 경영이 상당히 악화된 걸로 나옵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은 그걸 보면서 정말 문제 있구나, 법정관리 갈 수밖에 없구나, 구조조정 할 수밖에 없구나, 이렇게 생각했는데요. 이 지표 한번 따져보셨어요?
◆ 심상정> 지표 다 따져봤죠. 이번 청문회 때도 분명하게 제기가 됐는데요. 법정관리 신청은 보통 채권자들이 자기 채권을 보존하기 위해서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번 상하이차의 경우에는 대주주인 채무자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웃지못할 사건, 최초의 사건이에요, 이게. 그러니까 상하이차가 철수를 결정하기 전에 기술유출에 대해서 우리 검찰이 수사를 했는데요. 외교문서를 보면 중국 정부가 여기에 대해서 대대적으로 압력을 행사합니다.
◇ 김현정> 그 부분 중요한 것 같네요.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를 압박했다' 뭘 어떻게 압박했다는 거죠?
◆ 심상정> 상하이차가 기술을 빼간 것에 대해서 한국의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었는데, 상하이시나 중국 상무부나 상하이차가 다각적 채널로 "이 사건을 조기 종결하라" 압박을 하는 내용들이 확인 됐는데요. 그러니까 이 무렵에는 이미 쌍용자동차의 기술이 상하이차로 거의 넘어가서 중국에서는 상하이차의 '로위 브랜드'로 짝퉁쌍용차가 돌아다니고 있던 때예요.
◇ 김현정> 그래서 노조에서도 문제제기하고, 사회적으로 들고 일어났던 그 무렵이군요?
◆ 심상정> 흐름으로 봐서는 기술유출에 대해서 우리 정부와 협의가 잘 안 되니까 상하이차가 철수결정을 한 것입니다. 일종의 보복이라고 봐도 될 것 같고요. 이때는 이미 상하이차가 투자자금을 회수한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기술 유출했고, 투자자금 회수도 했고. 그러니 기획부도 내고 떠나겠다. 그러면 우리 정부는 그때 막았어야 된다고 보세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심상정> 우리 정부의 무능한 외교의 결과라고 보는데요. 말하자면 한-중 외교가 어려워질 것을 생각해서 기술유출을 사실상 눈감아준 것입니다. 그리고 기획부도는 말하자면 채무자가 법정관리 신청을 하는 이런 초유의 상황을 받아주고, 또 문제는 그 책임을 전적으로 노동자들에게 전가해서 건국 이래 최대의 정리해고를 단행한 거죠.
◇ 김현정> 그래서 결국 구조조정에 들어갔죠?
◆ 심상정> 그 과정에서 잔혹한 탄압이 결합되면서 지금 스물두 분의 쌍용자동차 해고자 및 가족이 자살을 하시게 된 겁니다.
◇ 김현정> 대대적인 진압이 있던 날로 한번 돌아가보죠. 2009년 7월이었는데요. 그날도 문제가 있었다. 무슨 문제인가 하니, "노사협상이 거의 타결됐다는 걸 경찰이 알면서도 무리하게 진압작전에 들어갔다" 이런 주장이 어제 나왔습니다. 어떻게 된 건가요?
◆ 심상정> 노사 간의 노동조합이 어떻게든지 회사를 살려보려고 아주 강도 높은 자구책을 냈어요. 퇴직금을 반납해서, 그것을 투자금으로 해서 정상기업으로 가는 데 보탬을 하겠다. 그리고 스스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서 같이 살기 위해 일자리를 나누겠다, 이런 아주 중요한 제안들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어느 정도는 타결이 되던 상황에서 공권력 투입이 됐고, 아주 무자비한 진압으로 이렇게 연결이 됐습니다.
그때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이 조현오 청장인데, 어제 증인으로 저희가 채택을 해서 심문 했습니다. 당시의 경찰청장은 강희락 씨였어요. 강희락 당시 경찰청장은 무리한 진압에 반대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상급자가 반대를 했는데, 조현오 당시 경기경찰청장이 청와대에 직보를 해서 진압승인을 받았어요.
◇ 김현정> 경찰청장은 하지 말라는데, 경기청장이 청와대를 통해서 승인을 받았다?
◆ 심상정> 네. 이건 경찰조직뿐만 아니라 공조직에서도 이런 하극상은 있을 수 없는 일인데요. 아무튼 이명박 정부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제 보니까 본인은 부인을 했습니다. “작전을 하려고 했던 그날, 노조측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했는데 '단 한 사람의 정리해고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하게 말을 했다. 때문에 '협상의지가 없구나' 라고 보고서 진압작전에 들어갔다” 이렇게 얘기를 하던데요?
◆ 심상정> 그건 거짓말이고요. 어제 그 자리에 협상의 당사자인 전직 노조위원장이 나오셔서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해 주셨습니다.
◇ 김현정> 그 몇 사람 붙잡고 이야기를 해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더라도 전반적으로는 그 당시 협상이 잘 진행 되고 있다는 것, 누구나 알 수 있는 정도의 상황이었던 건가요?
◆ 심상정> 그때 파업 상황이었는데요. 한상균 노조 대표를 중심으로 아주 똘똘 뭉쳐서 단결력이 잘 유지되고 있던 상황이고, 노조 대표가 전권을 가지고서 회사와 협상을 진행하던 과정이기 때문에 몇몇 사람, 어떤 분들을 만났는지 모르겠지만 조현오 전 청장이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 김현정> 그리고 또 한 가지가 "대통령에게 직보해서 허가를 받았다" 라는 그 부분, 어떤 증거라도 있는 건가요?
◆ 심상정> 어제 인정을 했어요. 인정을 했는데. 다만 “강희락 청장을 제치고 청와대에 직보해서 승인을 받고 한 건 항명 아니냐?” 하니까 “강희락 청장이 최종적으로 승인을 했다” 그 얘기는 뭐냐면, 경찰 책임자가 반대를 했는데 밑에서 청와대에 직보를 해서, 청와대에서 강희락 청장을 사실상 찍어 누른 거죠. 그래서 진압을 승인하도록 한 거라는 의미입니다.
◇ 김현정> 그 부분에서도 문제가 있었다는 말씀. 쌍용차 해고노동자, 지금도 400명 넘게 복직을 기다리면서 무급휴직 상태죠?
◆ 심상정> 네.
◇ 김현정> 회사가 복직을 약속한 기간이 넘었는데 왜 소식이 없습니까?
◆ 심상정> 어제 "아직 경영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경영정상화가 이뤄지면 복직을 하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요. 원래 그때 합의가 무급휴직자들은 1년 후에, 말하자면 고용이 이미 돼 있는 상태인데 단지 무급으로 휴직한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1년 후에 유급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단 한 명도 업무에 복귀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회사가 작년에 한 2조 7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어요. 2006년도에 아주 정상적인 흑자를 냈던 정도의 분기점까지 와 있거든요. 물론 앞으로 신차 개발을 제대로, 탄탄하게 가는 데까지는 좀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만, 현재의 조건에서도 조립 3라인 같은 경우에는 지금 가동률이 130% 정도 됩니다. 그래서 이것은 충분히 2교대로 바꾸면 고용여력이 있고요.
자금이 부족하다고 하면 지금 대주주가 인도의 마힌드라인데요. 마힌드라에서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도록 해야 되고요. 또 필요하면 정부도 일정하게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해서 어쨌든 무급휴직자나 정리해고자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지금 국회에서 해야 될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그것은 쌍용자동차 경영진이 해고자들을 복직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을 때, 사실 이런 협조들이 의미를 갖게 되는데요. 어제까지는 안타깝게도 그런 복직에 대한 책임을 좀 크게 갖고, 크게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국정감사나 또 쌍용자동차 특위 구성을 통해서 회사도 좀 더 의지를 갖도록 저희가 설득하고, 여러 조건들을 만드는 데도 조력을 좀 해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오늘 쌍용차 얘기로 모셨습니다만, 잠깐 정치 얘기를 안 여쭙고 갈 수가 없네요. 통합진보당을 탈당해서 새진보정당 추진회의를 결성하셨죠?
◆ 심상정> 네.
◇ 김현정> 그러면 언제쯤 신당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까?
◆ 심상정> 일단 더 이상 실패하면 안 되고요. 이번만큼은 단단하게 다져가면서 진보정치 백년대계의 그릇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서요. 저희가 대선 이후에 노동계나 시민사회계, 진보진영을 총망라해서 제대로 된 창당을 하자, 이건 대략적인 합의가 됐어요.
◇ 김현정> 민주노총도 거기에 합의를 했습니까? 같이하자고?
◆ 심상정> 민주노총이 공식적으로 합의하기는 어렵고요. 그동안 통합진보당의 혁신을 촉구하고, 또 지지를 철회하는 과정에서 함께 해 왔던 산별조직들과 활동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분들하고 같이 협의를 하고 있고요. 다만, 대선을 앞두고 과도적 정당을 창당해서 대선에 적극적으로 응대하는 게 필요하지 않느냐, 그런 당내 의견이 많아서요. 과도정당을 창당할 것인가의 여부 문제도 지금 노동계나 진보진영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추석 전까지는 가부간 방향을 정하게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정치를 하는 조직이라면 대선의 후보를 내는 게 옳지 않겠느냐, 옳은 거다, 라는 이야기가 워낙 많아서 말입니다. 과도정당 만들고 대선에 후보 내고. 사실은 이쪽으로 방향 잡으신 거죠?
◆ 심상정> 대선후보를 낼 거냐, 말 거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저희 내부에서 조금 입장이 아직은 좀 갈려 있어요. 그러나 어쨌든 진보정치가 이번 정권교체 과정에서 노동자, 서민의 입장을 대변해서 분명한 역할을 해야 된다. 그리고 야권연대의 주체로서도 자기 책임을 다해야 된다는 문제인식은 일치돼 있습니다. 그러면 가장 헌신적으로, 또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뭐냐 하는 문제도 저희가 지난주에 대선기획단을 만들어서 지금 당내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BestNocut_R]◇ 김현정> 며칠 전에 새진보정당 추진회의 대표들이 이해찬 민주당 대표하고 만나셨는데요. 거기서 이해찬 대표가 “야권단일화 협상은 10월까지 해야 된다. 왜냐하면 안철수, 문재인 단일화가 된다면 그때쯤, 11월쯤이면 문이 닫힐 것이다. 그러면 새진보당이 함께할 틈이 없다” 이랬거든요. 만약 대선후보를 낸다면 그때까지 내야 되고, 단일화 참여해야 되는 거겠죠?
◆ 심상정> 빠를수록 좋겠죠. 어쨌든 저희가 어떤 방법이 좋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추석 전까지 가닥을 잡을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안철수 교수 출마는 개인적으로 어떻게 보셨어요?
◆ 심상정> 많은 국민들이 빨리 정치인으로서, 또 대선주자로서 입장을 분명히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 않습니까? 축하드리고 또 환영하고요. 이제 지금부터 대선주자로서 국정운영의 큰 청사진, 또 구체적인 프로그램들이 풍성하게 제기되기를 바라고요. 그런 치열한, 성실한 선의의 경쟁 속에서 정말 우리 모두가 원하는 대한민국 사회의 변화에 큰 줄기를 만드는데 함께 힘을 보탰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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