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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세이 변호사는 법원장 출신…불리한 증거는 채택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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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세이 변호사는 법원장 출신…불리한 증거는 채택안돼"

    [외국항공사의 횡포]④ '골리앗과 싸움' 강성덕씨 인터뷰..."소송과정서 망막 12번 파열"

     

    홍공에 본사들 둔 대형 항공사인 '캐세이패시픽'과 관련된 법정싸움 지난한 것이었다.

    시간만 7년을 허비했고, 소송준비에 몸을 혹사하다 보니 망막이 12번이나 파열됐다. 다음달 1일 12번째 수술을 앞두고 있다.

    남은 것은 일반 국민은 대형 외국 항공사와 싸워서 결코 이길수 없다는 '현실'에 대한 통감뿐이었다.

    캐세이 항공을 '노골적으로' 두둔하는 공무원과 국가 기관들과도 일일히 싸웠지만, 번번히 지고 말았다.

    캐세이 항공이 불공정 약관을 이용해 항공권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과도한 위약금을 매겨 피해를 본 강성덕씨를 만나 사연을 들어봤다.

    그동안 이번 '외국항공사의 횡포' 시리즈 과정에서는 익명의 'K씨'로 표현했지만 본인의 동의하에 이름을 공개하기로 했다.

    ▶ 캐세이 항공과의 민사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는 2,3심에서는 졌다. 왜 그렇게 됐다고 보는가.

    = 짚고 넘어갈게 1심 일부 소송도 내가 간접소비자(항공사과 직접 거래하지 않고 대리점과 거래한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 그래서 당시 중앙언론에도 '소비자는 직접 거래 관계가 없는 기업의 공정거래법 위반에도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첫 판결을 끌어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사실과 다른 것이다. 소송과정에서 캐세이와 직접 거래했다는 증거가 되는 여러가지 금융자료를 제출했다.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해서 Y은행 본점 자료를 받아보니 캐세이가 직접 돈을 받은 것으로 나왔다.

    그래서 2심에서 이길 것으로 기대했는데 졌다. 결정적인 증거는 채택되지 않고 판결은 여전히 캐세이에게 유리하게 났다.

    ▶ 그럼 3심에선 이길수 있지 않았나.

    = 올해 1월 3심은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기각 판결을 내렸다. 더이상 심리를 하지 않고 종결한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다퉈보지도 못했다.

    캐세이와 직접 거래한 증거가 나오자, 캐세이는 대형 로펌인 김앤장 소속 김모 변호사를 영입했는데 이 사람이 서울행정법원장 출신이었다. 캐세이도 이때는 다급했던 모양이다.

    당시 김앤장의 답변서를 받지도 못해 방어권이 봉쇄되기도 했다.

    ▶ 그럼 재판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것인가.

    = 그렇다. 다른 예가 또 있다.

    3심 패소후 재심신청을 했는데 안대희 대법관이 재판장을 맡았다. 그런데 안 대법관은 캐세이 사건을 눈감아 준 공정위, 국세청 등에 대해 형사소송을 제기했을 때 '사건 자체가 없다'는 취지로 판결했던 사람이다.[BestNocut_R]

    그래서 기피신청을 했다. 그랬더니 기피신청 재판을 민사 3심을 맡았던 신영철 대법관(심리불속행기각 판결)이 맡고, 신 대법관에 대해 기피신청했더니 안 대법관이 맡았다. 이런식으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기회가 박탈됐다.

    ▶ 이젠 법정 싸움은 끝났나.

    = 아니다. 공정위 심의절차 종료, 심사불개시 등에 대한 처분 취소를 구하고 '민원인은 공정위 처분에 대해 소송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과 행정소송법 등에 대해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했다. 19개월째 전원재판부에서 심의 중이다.

    내가 진 또다른 논리는 민원에 대한 행정기관의 회신은 행정처분이 아니기 때문에 행정심판을 제기할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국민은 행정기관에 민원을 넣고 행정기관이 잘못했도 따질수 있는 길이 막힌 셈이다.

    하지만 '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에는 '민원사항에 대한 행정기관 장의 거부처분에 대해 불복이 있는 민원은 이의신청여부와 관게없이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수 있다'고 돼 있다.

    ▶ 이렇게 끈길기게 소송을 했나.

    = 나도 소송이 취미인 사람은 아니다.

    7년동안 1만페이지 인상 글을 썼고 증거자료가 있는 데도 어느 곳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개인적인 불이익 때문에 시작했지만, 국가 기관들이 모두 캐세이를 봐주면서 대한민국이 법치주의 국가라는 사실이 부정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실을 끝까지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망막이 12번이나 파열됐지만 멈출수 없었다.

    ▶ 가족들이나 주변에선 뭐라고 하나.

    = 노후자금과 대학교 장학금으로 쓰려고 했던 돈 2억원을 날렸다. 가족에게는 말도 못하고 있다. 가족들은 캐나다에 이민가 있다. 가족들이 알면 분명이 말릴테고 난 꼭 해야하는 상황이어서 분란만 일어날 게 뻔하다.

    내가 망막이 망기진 이유도 가족들은 모른다.

    강씨와 인터뷰 도중 부동산 중개업소로 부터 몇차례 전화가 왔다. 강씨가 전세금을 빼려고 살고 있던 오피스텔을 내놨는데 집을 보고 싶다는 문의 전화였다.

    그는 소송비용 때문에 전세금 2500만원짜리 오피스텔에서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어머니 집에 신세를 져야한다고 했다.

    질게 뻔한 싸움을 계속하는 강씨는 어떻게 보면 무모한 사람일수도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난 후 문득 떠오른 것은 영화 '부러진 화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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