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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모텔의 사회학…성매매와 불륜의 온상

    • 2012-09-25 06:00

    [성에 탐닉하는 대한민국⑤]TV에선 낯 뜨거운 성인용품 광고CF
    각종 범죄 끊이질 않는 '위험한 공간'으로 전락

    광범위하고 일상화 된 성매매,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는 반인륜적 성폭행 사건 등 최근 우리 사회는 성과 관련된 부정적인 이슈가 끊이질 않고 있다. 노컷뉴스는 '성에 탐닉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넘쳐나는 성, 성욕 과잉의 우리 사회문제를 집중 진단하고 건전성 회복 방안은 없는지 고민해 본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性·性·性…쾌락에 빠진 대한민국
    2. "여기 커피 한 잔?" 티켓다방의 진실
    3. 10·20·30…우리들의 솔직한 '性'이야기
    4. 해외 원정 성매매에 빠진 중년 남성들
    5. 모텔의 사회학…성매매와 불륜의 온상
    6. "집이 코 앞인데…" 주택가 점령한 퇴폐업소
    7. 여중생 '性'까지 노리는 비열한 사회
    8. "이젠 정말 그만~" 온라인 뒤덮은 성마케팅
    9. 성 탐닉이 부른 필연…'위험한 사회'
    10. 불편한 주제 '성매매'…터놓고 얘기하자!
    11. '性공화국' 오명…이젠 벗자!


    일부 모텔들이 '불륜'과 '성매매'의 온상이 되면서 '퇴폐문화' 확산의 창구가 되고 있다.

    또 각종 범죄도 잇따르면서 출장이나 여행 도중 편안히 '하룻밤' 묵어갈 장소가 아닌 '위험한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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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에선 낯 뜨거운 '성인용품' 광고CF까지 버젓이…

    광고회사에 다니는 A씨(28,남)는 지방 로케이션 촬영이 많아 스텝들과 모텔에 묵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도 지방의 한 모텔에 투숙한 A씨는 TV채널을 돌리다 깜짝 놀랐다. 각종 성인용품을 홍보하는 CF방송이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그대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TV에서는 반라의 한국 남녀 모델이 함께 출연해 심지어 성인용품의 사용법까지 직접 시연을 통해 알려주는 낯 뜨거운 장면도 연출됐다.

    방송화면의 상단과 하단에는 각각 큼지막한 전화번호와 함께 출장마사지와 24시간 폰팅 등 퇴폐를 조장하는 자막광고도 여럿 붙었다.

    리모콘에는 누르면 바로 시청할 수 있도록 아예 성인방송용 버튼이 별도로 마련돼 있었다.

    대법원은 지난 2010년 7월 "모텔업주가 (돈을 넣어야 성인방송이 나오는) 차단장치를 했더라도 모텔에서의 음란물 방영은 불법"이라는 확정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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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 통해 '음란물' 마구잡이 불법 유통

    하지만 위성방송 수신 장치 등을 통한 모텔의 불법 성인물 상영은 수그러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진화하고 있다.

    성인용품 CF방송을 제작해 유통한 경기도 군포의 한 성인물 위성 전송업체는 "전국 모텔의 한 70%가 우리 콘텐츠를 방송하고 있다"면서 "월 3만9000원으로 3년 약정하면 한국과 일본 성인채널 2개를 넣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도와 부산에도 지사가 있기 때문에 필요한 위성수신기와 셋톱박스도 전국 어느 모텔이나 호텔이라도 직접 가 설치해 준다"고 말했다.

    A씨가 모텔에서 느꼈던 불쾌감의 이유는 ‘방송’ 하나 때문만은 아니었다. 어떤 모텔 주인은 '아가씨가 필요하냐?'며 직접 물어오는 경우도 있었다.

    객실 전화기 주변 등에 어지럽게 붙어있는 '오피스걸'과 '티켓다방', '출장마사지' 등 성매매를 부추기는 각종 스티커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일부 모텔들은 퇴폐업소 홍보 대가로 ‘미용티슈’ 등 각종 모텔용품을 정기적으로 협찬 받으며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A씨는 "모텔에 들어설 때마다 민망한 경우가 많았다"며 "그런 음습한 분위기가 너무 싫어 여행 갈 때는 웬만해선 모텔에 안 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10월 한국에서 처음 열린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 기간 동안에도 국내 모텔의 대실(貸室) 문화와 성매매 알선 문제로 국제적인 망신을 사기도 했다.

    영국 일간지 '더 선'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한 F1 팀 정비사가 모텔 측으로부터 '여자가 필요하냐'는 제안을 받는가하면, 일부 기자들이 취재로 방을 비운 사이 '화장실 바닥에 물이 고이고 비누에 거품자국도 보였다'며 강하게 대실의혹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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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불황에도 '호황'…주말엔 더 붐벼

    지난주 서울 신림동의 한 모텔촌 풍경은 '경기침체'라는 말이 무색했다. 모텔 주차장엔 초저녁부터 빈자리가 없었고 밤이 깊어지자 모텔을 찾는 남녀커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평일 밤에도 빈 객실을 찾기 힘들지만 주말에는 아예 예약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한 모텔 주인은 "20대 초반부터 50대까지 다 와요. 평일에는 주말보단 덜 바쁜데 만실은 되죠. 전화예약은 장담 못해요. 그전에 객실이 차서. 주말에는 10시쯤 되면 다 차요."라고 말했다.

    상인들은 주변에 술집과 무도회장이 많아 젊은이뿐 아니라 불륜 커플도 이 모텔촌을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한 슈퍼마켓 주인은 "모텔이라는 곳이 그렇잖아. 부부간에 집 놔두고 왜 모텔을 가냐고.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이상한 사람들이 태반이지."라고 불편한 속내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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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종 범죄 끊이질 않는 '위험한 공간'

    모텔은 이제 출장이나 여행을 떠났다가 어쩌다 '잠시' 머무르는 공간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성 일탈'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찾는 은밀한 공간으로 변질됐다.

    이런 사회현상을 반영해 회원들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모텔 커뮤니티’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진 한 모텔 정보 사이트에는 등록된 제휴업소만 약 700개에 달한다.

    또 일부 모텔들이 '퇴폐문화'의 창구뿐 아니라 '불륜과 성매매'의 온상이 되면서 각종 범죄도 끊이질 않는 위험한 공간이 되고 있다.

    지난 2일 경기 성남의 한 모텔에서는 고 모(52)씨가 헤어진 동거녀를 목 졸라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에 앞서 지난 달 28일 수원의 한 모텔에서도 한 여대생이 만취한 상태로 성폭행을 당한 뒤 7시간 넘게 방치됐다 숨졌다. [BestNocut_R]

    대검찰청의 2011년 <범죄분석> 통계를 보면, 2010년 전체 성폭행 사건 중 약 15%인 2,798건이 숙박업소에서 일어났다. 또 숙박업소에서 발생한 살인사건도 모두 43건에 달해 유흥업소(87건)에 이어 살인사건 발생장소 5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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