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회원제 할인점 코스트코
미국계 회원제 할인점 코스트코가 한국소비자에게 자기 회사의 규정은 철저히 관철시키면서 한국법은 무시하는 이중적 행태를 지속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코스트코는 매달 일요일 두 차례 휴무하도록 한 전국 지자체의 조례를 어기고 지난 14일(일요일)까지 한 달 보름동안 휴일영업을 강행하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각 기초자치단체 의회가 제정한 조례가 매월 두 차례 휴무하도록 규정했지만 이를 정면으로 어기고 있는 것이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지난 4월 조례가 첫 시행됐을 때만 해도 ''코스트코는 한국정부의 방침에 따르기로 했다''는 현수막까지 내걸며 휴무에 동참했지만 한국 대형마트들이 소송에서 이기고 영업을 재개하자 슬그머니 영업을 재개했다.
한국의 대형마트들과 달리 소송 절차를 거치지도 않은 채 멋대로 위법한 영업에 나선 것이다. 당연히 코스트코의 행태를 바라보는 국내 여론이 좋을 리 없었고 지자체들도 위법행위 단속에 나서며 코스트코를 전방위 압박하자 뒤늦게 명분쌓기에 나서고 있다.
코스트코는 최근 "영업시간 제한은 부당하다"며 서울 중랑구청장과 서초구청장, 영등포구청장 등을 상대로 영업시간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처분 무효 확인 청구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일단은 코스트코가 소송을 통해 휴일영업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이나 코스트코가 한국의 법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시그널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트코가 ''한국의 법을 따르겠다''는 스스로 한 약속을 헌신짝 처럼 저버린 전례가 있고 한국에서 영업을 하면서 그동안 보여준 행태로 미뤄봐도 소송을 계기로 법을 제대로 지킬 것이라고 판단할만한 근거는 찾기 어렵다. 단지 여론의 뭇매를 피하고 비판의 소나기를 피하자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코스트코는 1998년 한국 진출 이후 한국 소비자의 기호를 존중하거나 한국의 룰을 준수하는 데는 둔감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자사의 룰은(rule) 철저하게 관철시키는 행태를 일관해 왔다.
한국 소비자들은 1층으로 들어가 지하 1층에서 나오도록 설계된 코스트코 매장 내부 동선과 ''1국 1카드제''란 전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결재방식을 강요 받으며 적지 않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이같은 사례는 빙산의 일각으로 코스트코는 한국에서 영업을 하면서 모든 규정은 철저하게 미국식을 고집하고 있다.
또한, 이른바 배짱 휴일영업도 다른 국가의 규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돈만 많이 벌면된다는 발상에 다름아니다.
매일 코스트코 주변에서는 주차전쟁이 벌어지지만 엄청난 이익을 내고도 소비자 불편의 원인이 되는 주차난에 대한 근본 해법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처럼, 코스트코가 계속해서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한국인 또는 한국사회와의 불통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