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대선과 영화-③] ''남영동1985'' 정지영 감독 "대선 영향 속뜻은…"

영화

    [대선과 영화-③] ''남영동1985'' 정지영 감독 "대선 영향 속뜻은…"

    "상처란 덮어두면 곪는다"

    gg

     

    대선을 앞두고 정치 소재 영화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남영동 1985''의 정지영 감독은 자신의 영화가 대선정국에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고 거듭 밝혀왔다.

    정치권의 관심 또한 지대해 12일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VIP시사회에는 문재인 대선 후보를 비롯해 정계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 14일에는 7월 문성근 민주당 상임고문과 최민희 의원의 제안으로 창립된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의원''모임 주최로 국회시사가 진행된다.  

    정 감독은 7일 노컷뉴스와 만나 "문 후보는 온다는 것 같고 안철수 후보는 고려하는 것 같다. 박근혜 후보는 못 올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다른 날이라도 영화를 보기는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박 후보가 꼭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참고로 11일 문재인 안철수 이정희 심상정 대선 후보가 참석을 확정했다).  

    ''남영동 1985''는 70~80년대 공포정치 속에서 인권이 유린되고 짓밟힌 시대의 아픔을 그린 영화. 1985년 9월 실제로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가 22일간 살인적 고문을 당한 고 김근태 민주당 의원의 자전적 수기 ''남영동''을 토대로 고문가해자와 피해자의 모습을 극사실적으로 담았다.




    [YouTube 영상보기] [무료 구독하기] [nocutV 바로가기] [Podcast 다운로드]


    비록 박근혜 후보의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실화는 아니지만 박정희 정권에 대한 언급이 여러차례 나온다. 대표적으로 고문기술자 이근안을 모델로 만들어진 이두한(이경영)은 고문피해자 김종태(박원상)의 몸에 난 멍을 보면서 "상처를 내면 안된다.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는 그냥 넘어갔지만 지금은 안 된다"고 심문자들을 호통 친다. 때문에 박 후보로서는 껄끄러운 영화가 아닐 수 없다. 

    정 감독은 이에 "박 후보가 그런 불편을 감수해야 대선후보감이 아니겠느냐"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앞서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영화가 대선에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고 한 발언의 진의를 덧붙여 설명했다. 

    정 감독은 "그 말은 어느 후보에게 유리하게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세 후보가 이걸 보고 뭔가 깨닫고 이런 과거가 되풀이되면 안 된다고 진심으로 느끼고, 그 진심을 표현하면 국민에게도 파장을 끼칠 것이니 그런 의미에서의 영향이란 의미다"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이 영화의 진정성을 국민과 공유하는 일이고 이후 누구를 택하느냐는 전적으로 국민의 몫이란 것이다. 

    ''남영동 1985''는 1월 개봉해 344만 관객을 동원한 감독의 전작 ''부러진 화살''이 종영되자마자 곧바로 찍은 영화다. 2월에 초고를 탈고했고 4월에 촬영에 들어갔다. 혹시 대선일정에 맞춰 제작과 개봉을 서두른 것일까? 

    정 감독은 "개봉은 대선일정에 맞췄지만 제작 자체는 서두른 것은 아니다"며 "이미 오래전부터 고문소재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배급 시기는 마케팅 전문가들의 말을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앞서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임철우의 ''붉은방'' 영화화에 관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때 ''꽃잎'' ''너에게 나를 보낸다''의 장선우 감독이 준비하다 외압 때문에 중단되기도 했다. 

    ''남영동 1985''가 갑작스럽게(?) 나온 배경에는 김 의원이 12월 세상을 떠나면서다. 고문후유증으로 파킨슨병을 수년째 앓았기에 김 의원의 수기 ''남영동''을 읽게 됐고 시쳇말로 필이 꽂혔다.

    불과 1개월 만에 초고 ''야만의 시대''를 탈고한 것은 민주주의를 위해 자신을 휘생한 김 의원에 대한 부채감이 작용했다. 또한 어두운 시대의 이야기가 잊혀 지기 전에 다시금 언급돼야 한다는 사명감, 이런 역사가 또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 보태졌다. [BestNocut_R]

    그는 "상처란 덮어두면 곪는다. 역사적 상처도 마찬가지다. 썩은 채 굳어버려 치유할 수 없는 내상이 되기 전에, 그 상처를 들추고자 한다"고 의도를 밝혔다. 영화 자체는 마치 ''우리 모두 감옥에 갇히자''는 심정으로 연출했다. 그는 "관객을 아프게 하자, 2시간 동안 가두자,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지킨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솔직히 저도 찍으면서 힘들었다. 여러분이 2시간 힘들었다면 촬영 끝나고 후유증까지 전 3달은 힘들었다.(웃음) 하지만 어렵고 힘들게 봤을지라도 이 영화가 가진 진정성에 공감한다면 주위에 많이 권유해주길 바란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