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
국회가 ‘정치 편향’과 ‘선거 개입’ 논란을 빚어온 예비군 안보강의 예산을 심사하면서 동원훈련 안보강의 예산만 삭감했다.
군 장성 출신들의 모임인 성우회가 독점하고 있는 예비군 일반훈련 안보강의 예산은 한 푼도 삭감하지 않았다. 본질을 외면한, 전형적인 졸속 심사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어 방위사업청을 제외한 국방부와 병무청의 2013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국방부는 당초 2013년도 ‘예비군 안보교육 위탁사업’ 예산으로 14억 6,200만원을 요구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 가운데 ‘예비군 동원훈련 안보교육 위탁사업’ 예산 2억 3,8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동원예비군에 대한 외부강사 초빙 안보강의를 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예비군 일반훈련 안보교육 위탁사업’ 예산은 국방부 요구대로 12억 2,400만원이 그대로 통과됐다. 일반예비군에 대한 외부강사 안보강의는 내년에도 계속 진행된다는 뜻이다.
◈ 성우회는 살리고 국발협은 버리고
22222
국방부의 예비군 안보교육 외부 위탁은 이명박 정부 들어 2009년부터 갑자기 시작됐다. (11월 1일 노컷뉴스
국방부장관의 '지극한' 예비군 사랑)
국방부는 특히 2011년부터 아예 계약을 통해 일반예비군에 대한 안보강의 전체를 성우안보전략연구원(구 국제전략연구원)에 외주를 주고 있다. 2012년부터는 동원예비군 안보강의도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이하 국발협)에 모두 위탁했다.
성우안보전략연구원은 군 장성 출신들의 모임인 성우회 산하기관이다. 1989년 설립된 성우회는 최근 ‘친일 논란’에 휘말린 ‘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예비역 대장)이 초대 회장을 지냈다.
국발협은 합동참모본부 정보본부장(육군 중장) 출신인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2010년 민간인 신분일 때 주도해서 설립한 단체로, 박 처장의 사조직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들 단체의 안보강의를 둘러싼 ‘정치 편향’과 ‘선거 개입’ 논란이 끊이지 않아 왔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앞서 열린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 측은 "원래대로 해당부대 지휘관이 순수 안보교육만 하도록 하면 된다"며 2013년도 '예비군 안보강의 위탁사업' 예산 전액 삭감을 강하게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전문가 집단의 안보교육도 필요하다"며 예산안을 손대지 말고 그대로 통과시키자고 맞섰다.
줄다리기 끝에 여야는 2억 3,800만원, 즉 동원훈련 안보강의 예산만 삭감하는 선에서 타협했다.
결과적으로 국발협이 맡아온 동원훈련 안보강의 예산은 전액 삭감되고, 성우회의 성우안보전략연구원이 독점해온 일반훈련 안보강의 예산은 살아남았다.
군 장성 출신들의 모임인 성우회가, 국방부는 물론이고 국회도 건들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뿌리 깊은 성역’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순간이었다.
3333
현재 국회 국방위원회(위원장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에는 군 장성 출신 의원 5명이 포진해 있다. 김성찬(전 해군 참모총장), 김종태(전 기무사령관), 송영근(전 기무사령관), 한기호(전 교육사령관) 의원 등 4명은 여당인 새누리당 소속이다. 나머지 1명은 통합민주당 백군기 의원(전 3군사령관)이다.
<자료 영상="">자료> [YouTube 영상보기] [무료 구독하기] [nocutV 바로가기] [Podcast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