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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유통업계의 '상생협력 합의'에 따른 대형마트 자율휴업 확대로 농협 하나로마트가 반사이익을 얻게 됐지만 정작 상생의 노력에는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다.
16일 충북지역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제천의 대형마트 4곳이 도내에서 처음으로 자율휴업이라는 명분 아래 지난 14일 스스로 문을 닫았다.
반면 하루 평균 1,000여명의 고객들이 찾아 2,500여만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며 대형마트와 경쟁하던 제천농협 하나로마트는 이날 하루만 매출이 5% 가량 뛰었다.
제천에는 현재 모두 5개 하나로마트가 영업을 하고 있다.
엉뚱하게도 대형마트 휴업으로 전통시장이 아닌 농협만 상당한 반사이익을 얻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도내 가장 많은 하나로마트가 운영되고 있는 충주시에서는 대형마트만도 못한 농협이라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대형마트 3곳이 10일과 25일 자율휴업을 예고했지만 매장면적 2,000㎡ 정도로 대형마트 규모인 연수동 점포를 비롯해 무려 4배나 많은 13개의 하나로마트가 영업 중이기 때문이다.
충주시청의 한 관계자는 "지역상인들 사이에서는 농협 하나로마트도 의무휴업에 포함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며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율적으로 휴업하길 기대하고 있지만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형마트 자율휴업으로 엉뚱한 이익을 챙기고 있는 농협이지만 농수축산물 판매가 전체 매출의 51% 넘는다는 이유로 자율휴업 논의조차 여전히 구경만 하고 있다.
도내에서만 67곳의 농협 하나로마트가 자율휴업에 동참하지 않는 한 대형마트 자율휴업이 오히려 농협 배만 불리는 꼴이다. [BestNocut_R]
청주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매장규모나 판매물품까지 유사한 농협 하나로마트만 휴업에서 제외되면 자율휴업에 따른 반사이익을 소상공인들이 아닌 농협이 받게 될 것"이라며 "농협이 언제까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외면한 채 밀려드는 고객들로 인한 즐거운 비명을 지를지 지켜볼 일"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