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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 급작스럽게 사퇴를 선언한 것은 단일화를 시도했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로서는 뼈아픈 부분이다.
민주당과 문 후보측은 안 후보의 사퇴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의 사퇴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캠프 관계자들이 속속 영등포 당사에 모여드는 상황이다.
안 후보는 후보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이제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이다. 그러니 단일화 과정의 모든 불협화음에 대해서 저를 꾸짖어 주시고 문 후보께는 성원을 보내달라"고 문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지만 그의 갑작스러운 사퇴 자체가 민주당에게는 아픈 경고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단일화 협상은 초반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협상 실무팀이 회동한지 이틀만에, 안 후보측은 민주당의 언론플레이, 안철수 양보론 유포, 팀원에 대한 인신공격 등을 이유로 협상을 중단했다.
문재인 후보와의 2차 회동으로 우여곡절 끝에 협상이 재개됐지만 첫날부터 기싸움이 고조되고 협상 내용이 바깥에 새어나와 불협화음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양 캠프 사이에서는 험한 말이 오고가고, '아름다운 단일화'와는 거리가 먼 상황이 연출됐다.
두 후보의 TV토론 과정에서도 룰 협상과 새정치공동선언문에 대한 인식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여론조사 실시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물리적인 시간을 감안하면 23일은 협상의 마지막 날이었다.
두 후보는 대리인 성격의 특사를 보내 마지막 담판을 시도했지만 끝내 '가상대결 50%+지지도 50%'(안철수)대 '가상대결 50%+적합도 50%'(문재인)라는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
안 후보는 문 후보와 담판을 통해 더 아름답게 후보직을 양보할 수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장면은 택하지 않았다.
협상 과정에서 겪은 각종 부침 속에 후보직을 내려놓을 수는 있었지만, 문재인 후보를 안아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안철수 후보의 사퇴가 진정한 의미의 단일화가 아니라는 우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에는 뼈아픈 경고가 된 안 후보의 사퇴를 추후 어떻게 수습할지가 야권의 숙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