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자활사업에 참여하면서 2년8개월 동안 무려 1500여만 원을 모은 노숙인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올해 도(道)의 '리스타트(Re-start, 자활복귀) 저축왕' 대상을 받게 된 정모(32)씨. 애초 그는 성실한 택시 운전사였으나 아버지가 병마와 싸우면서 병간호를 위해 핸들을 놓고, 틈틈이 일용직으로 일하며 가정을 이끌었다.
그러나 정 씨의 극진한 간호에도 수년간 투병하던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고 이후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동생과도 뿔뿔이 흩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인에게 사기까지 당한 정 씨는 결국 신용불량자로 추락했다.
거리를 전전하던 정 씨의 삶이 변화하게 된 것은 2010년 3월 수원 다시서기지원센터를 찾으면서다.
그는 노숙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을 돕는 도(道)의 '리스타트' 사업을 알게 됐고, 수원 재활용사업단에서 재기를 꿈꾸며 다시 땀방울을 흘리기 시작했다.
정 씨는 폐자원을 선별·가공하는 일을 하고 월급 80여만 원을 받아 현재까지 1464만 원을 모으는 '작은 기적'을 이뤄냈다.
월급의 절반이 넘는 49만 원을 매월 꼬박꼬박 모은 셈이다.
"내년 봄 사업 참여기간(3년)이 모두 끝나면 용접 기술자로 일할 것"이라는 정씨는 "저축한 돈으로 조그마한 전셋집을 얻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했다.
도는 3일 정 씨를 비롯한 리스타트 저축왕 11명을 도청으로 불러 시상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30만~100만 원씩 모두 500만 원의 상금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