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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숨어있던 ''젊은 보수''와 ''강남 진보''

기자수첩

    진짜 숨어있던 ''젊은 보수''와 ''강남 진보''

    [변상욱의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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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 흔히 야권 지지자들의 ''멘붕''(멘탈붕괴/정신적 혼란)을 이야기한다. 그 가운데 하나는 ''단일화를 해도 지고 만다면 남은 방법은 뭐란 말인가?''라는 위기감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진보''라는 이념과 가치는 새로운 변화,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진정성에서 높은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집과 불통이라는 이미지가 덧칠되고 거기에 종북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까지 더해진 상태이다. 거기에다 민주당이 그다지 진보적이지도 않고 진보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집권여당에 비판적이어도 진보진영이나 민주당으로 지지가 옮겨지지 않은 듯하다.

    이런 추이라면 야권 후보의 단일화는 가능해도 범야권의 단일화는 이제 불가능해 보인다. 그것은 곧 투표율 77%가 아니라 87%가 되어도 야권 승리라는 구호와 이어지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또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분석한 자료로는 20대의 33.7%, 30대의 33.1%가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표를 던진 20대는 17.5%, 30대는 25.4%였다. 보수 집권여당 후보에게 건네진 20대 지지표는 100% 증가했고 30대에서도 50% 급증했다.

    ◇숨어 있던 젊은 보수와 강남 진보

    이제 정치권은 지금의 젊은 사람들은 예전의 젊은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을 바로 보아야 한다. 386세대가 대학을 졸업해 사회로 나왔을 때 ''젊은층''이라고 불렀다. 2000년대 학번들이 대학을 벗어나 사회로 나와도 ''젊은층''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 정치적 의미는 결코 같을 수 없다.

    386 젊은 세대는 사회비판과 저항정신에 익숙했지만 2000년대의 새로운 젊은 층은 다르다.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등에서 사회비판적 의식을 갖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권력과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비리에 대해서는 과거의 젊은층과 의식에서, 분노와 참여에서 차이가 분명하다. 그 이유는?

    ▲중고교시절에는 대학 입시, 대학 입학 후에는 스펙 쌓기, 취업 활동 등에 내몰리면서 사회적 문제에는 관심이 떨어진다는 가장 일반적인 분석.

    ▲중고교 시절부터 부모들의 관심과 지원 속에 학원 다니고, 시험공부하고, 대학선택하고 부모세대에 밀착되어 성장하면서 나이는 20대이지만 투표 성향은 40대 후반 이상의 부모들과 닮아버리는 현상.

    ▲야권의 무상복지가 젊은 사람들에게 왜 안 먹힐까? 저렇게 복지정책이 급격히 확대되면 그 부담을 지금 젊은 세대인 우리가 5년 10년 뒤에 모두 짊어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

    이런 여러 이유들로 ''숨어있던 젊은 보수층''이 등장했다는 분석들이다. 그러나 이것은 보수진영도 마찬가지이다. 안철수 현상과 함께 ''숨어있던 강남좌파''나 비판적 중도세력들도 각각 모습을 드러냈으니까. 정치권이 이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냐로 우리 사회의 정치지형을 바꾸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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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젊은층에 대한 분석은 다양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우리 사회의 청년들은 과거처럼 배우는 신분의 학생, 사회개혁을 꿈꾸는 붉은 정열이 더 이상 아니다. 한국 사회의 젊은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학생이자 자본주의에 익숙한 소비자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 내몰리고, 일류와 일등이란 목표에 매달리고, 좋은 학원을 고르고 학습지를 골라 값을 지불하고 대가를 얻는 자본주의 비즈니스에 발을 들여 놓는다. 그 비즈니스에는 학원, 학습지뿐만 아니라 학원 강사도 포함된다. 사교육비를 부담한 만큼 잘 가르쳐 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갈아치우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공교육에서는 스승 밑에서 배우는 제자일지 몰라도 사교육에서는 대금을 지불한 당당한 고객이다. 이런 이중적 구조가 어릴 적부터 몸에 배다보니 학교에서 만나는 교사도 비즈니스와 고객 입장에서 평가하는 오류를 범한다. 물론 일부 학부모들도 마찬가지이다.

    학교에 찾아와 교사를 폭행한다는 게 과거에 가능한 일이었을까? 이미 학교를 시장의 논리와 시장의 갑을 구조 속에서 판단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2000년대 학번부터 학생운동도 확실히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흔히 한다. 대학 학생운동의 이슈가 이념적 이슈보다 학내 복지 쪽으로 바뀌었다는 지적이다.

    ◇이것은 보수인가, 시장 친화적인가?

    보수화. 젊은이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신자유주의 시대, 치열한 경쟁과 낙오의 위기가 늘 엄습하는 사회 속에서 20, 30, 40 대 모두 보수화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나이의 문제만도 아니다. 삶을 구성하고 있는 요인들과 여건들 때문에 보수화 ... 다른 말로 하자면 시장 친화적이 되는 것일 수 있다.

    [BestNocut_R]이를테면 등록금 때문에 먹고살기 힘들어 보수화 되는 것이 아니라 등록금 내려고 대출한 돈 때문에 금리를 따지고 시장 동향을 따지며 시장 친화적이 되는 것이다. 집을 사려고 돈을 모으다 사회문제에 무관심해지기도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받다보면 부동산 경기에 신경이 곤두설 것이다. 30, 40대 들어 주식투자를 시작하면 머리로야 진보의 논리를 납득해도 경제 안정과 투자에 신경 쓰면서 시장의 안정과 투자확대가 더 다급해진다.

    더구나 어릴 때부터 학원 사교육을 소비하고, 명품으로 서로를 평가하고, 스타 아이돌의 대박에 열광하고, 휴대폰 신제품이나 외제 승용차에 관심을 갖는 젊은 층은 과거의 기준보다 훨씬 더 빨리 보수적 소비자의 길에 들어설 수밖에 없다.

    또 하나는 젊은층의 정치적 각성 그 자체가 보수화를 부를 수도 있다. 젊은이들이 보수와 진보정치권에 표를 던진다 한들 젊은이들에게 돌아오는 건 뭘까? 권력의 분배? 그런 건 없다. 젊은이들이 지지의 표를 던져도 투표로 권력을 쥐는 건 50대 60대지 20,30이 아니라는 점을 젊은이들도 알고 있는 것이다. 무엇으로 젊은이들을 부를 것인가?

    <자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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