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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北 ICBM 개발 강행 … 南 속수무책 (종합)

    국방부 “북한, 사거리 1만km 이상 ICBM 능력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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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지난 12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의 비밀이 한꺼풀씩 벗겨지고 있다.

    국방부는 23일 ‘은하 3호’ 1단 추진체의 산화제통 잔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방부는 “(조사 결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우주발사체’ 개발보다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개발 의도가 더 큰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은 기존 미사일 기술(스커드, 노동 등)을 활용하였고, 나로호와 같은 일반적인 우주발사체가 산화제로 액체산소를 쓰는 것과 달리 장기 상온 보관이 가능한 적연질산을 산화제로 사용하였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산화제로 사용한 적연질산은 불임을 유발하는 독성 때문에 우주 선진국에서는 이를 사용하지 않고 환경친화적인 액체산소를 산화제로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지난 14일 우리 해군에 의해 인양된 잔해를 국방과학연구소(ADD)로 옮긴 뒤 국방정보본부와 국군정보사령부, 항공우주연구원 등 각 기관의 전문가 42명이 참여한 가운데 18일까지 정밀 조사를 벌였다.

    ◈ “북한, 사거리 1만km 이상 ICBM 능력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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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에 참여한 국방부 관계자들은 무엇보다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능력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국방부 관계자는 “1단 로켓의 산화제통 부분만 가지고 전체를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일단 우주발사체가 궤도까지 올라가는데 성공한 것은 굉장이 중요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특히 북한이 500kg의 탄두를 1만km 이상 날려 보낼 수 있는 ICBM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1단 추진체 산화제통에 대한 실물 분석 결과 적연질산의 용량은 48t, 1단 로켓 추력은 118t으로 추정됐다”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은하 3호'는 500~600kg의 탄두를 1만km 이상 날려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조사 결과에 대한 종합 평가를 통해서도 "북한은 기운용 중인 노동 · 스커드 미사일 기술을 적용하여 효율적인 장거리 미사일을 3단형으로 개발하였으며, 이에 필요한 단 분리 기술을 성공적으로 구현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 잔해 3점 추가 인양, 북 미사일 능력 구체 파악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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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는 또 “해군이 지난 21일 1단 추진체의 연료통과 연료통 하단부, 엔진 연결링 등 3점의 잔해를 추가 인양했다”며 23일 이를 공개했다.

    연료통은 지름 2.4m, 높이 4.2m, 무게 0.4t으로 찌그러진 겉면에는 파란색으로 숫자 '3'이 새겨져 있다. 로켓 동체에 새겨진 '은하 3'의 일부다.

    연료통 하단부는 지름 2.4m, 높이 1.5m, 무게 0.1t으로 엔진에 연료를 공급한 것으로 보이는 꼭지가 달린 원통 4개가 찌그러진 채 부착돼 있다. 연료통과 엔진을 연결하는 엔진 연결링은 지름 2.4m, 두께 0.35m, 무게 0.1t으로 조사됐다.

    북한이 지난 12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 1단 추진체 중 4개의 엔진을 제외한 주요 핵심부품이 모두 수거된 것이다. 국방부는 추가 정밀 조사를 통해 북한 장거리 로켓의 성능과 설계구조 등 북한의 미사일 능력을 더욱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북한 ‘드러내놓고’ ICBM 개발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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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해 아버지 김정일 체제 때와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정일 체제에서 시도했던 3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때는 사전 예고를 하지 않거나, 사전 예고를 했더라도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 출범이후 처음 실시한 지난 4월의 장거리 로켓 발사 때부터 북한은 발사 준비 과정뿐만 아니라 실패 사실까지도 ‘신속하게’ 외부에 모두 공개해 왔다. 특히 지난 12일 발사 때도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이 같은 ‘투명성’과 ‘신속한 공개’가 김정일의 ‘비밀주의’보다 오히려 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평화적 실용위성’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앞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드러내놓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1일 장거리 로켓 발사에 공헌한 과학자, 기술자 등을 위한 평양 목란관 연회에서도 "'광명성 3호' 2호기(운반 로켓 '은하 3호')를 성과적으로 쏘아올린 그 정신, 그 기백으로 여러가지 실용위성들과 보다 위력한 운반 로켓을 더 많이 개발하고 발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말로만 강력 대응, 실제로는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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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노골적인'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대해 우리 정부와 군은 사실상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뿐 이렇다 할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미 양국 군과 정보 당국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앞두고 거미줄 감시 · 추적망 가동을 호언했지만, 북한이 12일 발사를 전격 감행할 때까지 적어도 우리 군 당국은 이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 긴급 소집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오늘(12일) 발사한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며 우리 군의 정보 판단에 문제가 있었음을 사실상 시인한 바 있다.

    한미일 공조를 통한 국제사회의 제재도 북한의 노골적인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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