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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여직원에게 법복을 입히고 벗기게 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1998년 이동흡 후보자가 대전지법에서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시절 함께 일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법원직원 A씨는 16일 법원 내부망에 이 후보자의 부적절한 행동을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이 후보자가 재판 들어가기 전에, 그리고 재판이 끝나고 돌아와서 여직원 앞에서 양팔을 벌렸다"며 " 당시 부속실 직원들은 당신의 법복을 입혀주거나 벗겨주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한 법조계 관계자는 "통상 판사들이 스스로 법복을 입고 벗지, 부속실 직원 등에게 법복을 입히도록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이 후보자의 권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A씨는 또 "당시 주말부부 생활을 하던 이 후보자가 법원 직원에게 고속도로 톨게이트까지 운전을 시킨 뒤 톨게이트에서 운전대를 넘겨 받고 귀경하는 바람에 해당 직원은 30분 가까이 도로를 걸어서 돌아오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톨게이트 인근에서 택시 잡기가 여의치 않고, (대전)유성(지역)까지 가서 버스를 타야하기 때문에 해당 직원은 적지 않은 거리를 걸어가야만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울러 이 후보자가 수원법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관용차 운전사에게 사적인 일을 시키고 자녀 등·하교나 출·퇴근, 개인모임을 위해 관용차 운전사에게 운전대를 맡겼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법원노조 역시 지난 15일 전국 법원 공무원과 전국 각급 법원 판사 2,844명에게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제보를 받습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제보 수집에 나섰다.
법원노조는 메일에서 "사법부 구성원들로부터 이동흡 후보자에 대한 ‘법원 재직 시 여러 가지 행적’에 대해 제보를 받고자 한다"며 "제보 내용은 오는 21~22일 양일 간 진행되는 국회 인사청문회에 자료로 각 정당에 제출해 이동흡 후보자가 헌법재판소장으로서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자료로 쓰여질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노조는 또 16~17일 양일간 전국 각급 법원 판사들을 대상으로 이 후보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17일 오후 그 결과를 발표하고, 이날 이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BestNocut_R]
헌재소장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일부 판사들은 물론 일선 직원들까지 나서 지명을 반대하고, 설문조사까지 하는 것은 전례가 없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