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2}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비리 의혹과 부적절한 처신이 연일 도마에 오르면서 자진사퇴 요구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위장전입과 증여세 탈루, 업무추진비 유용, 무이자 학자금 대출, 자녀 특혜 채용, 삼성 협찬 지시, 골프장 예약 청탁 의혹 등에 이어 청문회 사전모의 의혹까지 새롭게 불거지면서 인터넷상에는 '헌법개판소장 후보자'라는 조롱 섞인 비난마저 나온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인 민주통합당 서영교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자 측이 새누리당과 청문회 질문 내용을 사전에 조율하는 문건을 작성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이 공개한 '참고인 후보자 질문사항(새누리당 송부용)' 문건을 보면, ▲헌법재판소의 기능 및 소장의 자질 관련 ▲정치적 사건에 관하여 ▲표현의 자유 보장과 관하여 ▲친일 관련 사건에 대하여 등 41개의 질문이 적혀 있다.
이 후보자가 헌재 재판관 시절 결정한 판결 가운데 논란이 일고 있는 판결을 중심으로 이 후보자의 해명을 이끌어내기 위한 질문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가령, BBK 특검법과 관련해서는 "다수당이 정치적 목적에 의해 제정한 법률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이, 미네르바 사건과 관련해선 "선거의 공정을 해칠 것을 우려한 것이지요"라고 묻는 질문이 적혀 있다.
서 의원은 "이 후보자가 청문회 예상질문을 새누리당에 전달해 사전 조율을 시도한 것"이라며 "인사청문회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역시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민주당 박홍근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 후보자가 높은 등급의 항공기 좌석을 발권하고 나서 이를 가격이 낮은 좌석으로 바꿔 차액을 얻는 '항공권 깡'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후보자가 월 26만 8천원의 지역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으려고 월 340만원의 급여소득자인 차녀의 직장의료보험에 가입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도덕성 문제를 제기했다.[BestNocut_R]
이처럼 이 후보자에 대한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으면서 야당이 자진사퇴를 거듭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여당 내부에서도 회의론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언급하기도 민망한 실시간 제보로 드러나는 비위 사실이 점입가경"이라며 "이 후보자를 청문회장에 세워도 되는지 박근혜 당선인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평가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있다"며 이 후보자에 대한 당내 부정적 기류가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