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성'은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환경운동가 또는 시민기자로 유명하다. 그가 직접 현장을 취재한 뒤 <오마이뉴스> 등에 기고한 4대강 비판 글만 해도 70여 개가 넘는다.
그가 쓴 날카로운 글과 직접 찍은 생생한 현장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웬만한 기자는 명함도 내밀기 부끄럽다. 오히려 기자들이 그에게 연락해 자료를 요청하고 자문할 정도다.
하도 환경과 관련한 활동을 해서 혹자는 그를 환경 지킴이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그의 진짜 직업은 목사다.
'목사가 무슨 환경운동이야? 목회나 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삶'으로 목회하는 사람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영성과 환경에 관심이 많아 강원도 영월 서강 골짜기로 숨어 들어갔다.
묵상을 위해 떠났던 영월에서 쓰레기장 문제와 그 탓에 고통받는 주민을 접하게 됐고, 쓰레기 시멘트 문제를 글로 쓰기 시작했다.
4년 가까이 4대강 문제를 주목하고 파헤칠 수 있었던 것 역시 하나님의 창조세계인 '생명'을 지키라는 그분의 명령 때문이었다고 최 목사는 고백한다.
그래서 개신교 언론 <뉴스앤조이>는 최 목사를 '생명에 생명을 바친 사람'이라고 했다. 적절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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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이번에는 환경이 아닌 '복음'에 대한 글을 묶어 책으로 냈다. 제목은 <복음에 안기다="">, 개신교 신앙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국 사회 내에서 개신교는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지닌 종교 집단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1/4 가까이가 개신교인이라 하고, 장로 대통령이 있으며, 국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주요 요직에도 개신교인이 수두룩하다.
그런데 개신교는 오히려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며 칭찬받기보다는 사회의 손가락질이나 안 받으면 다행인 상황이다.
어찌 된 일일까.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이유는 교회가 바로 서지 않은 까닭이고, 그 속에 거짓 복음이 판치기 때문이다.
책은 교회 안에서 오래 신앙생활하면서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명목 아래 억압과 의무에 눌려 복음 안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복음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게 하고자 쓰였다.
"만약 하나님이 내게 은혜와 선물을 받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 기도와 예배와 찬양과 열심과 봉사 등을 강조한다면, 그 하나님은 거짓말쟁이입니다." (책 33쪽)
"복음과 다른 종교들과의 차이가 여기에 있습니다. 복음은 '하나님을 만족시키기 위해 하나님께 많은 것을 드리라'라고 하지 않고 '하나님이 인간을 위해 자신의 생명까지 주셨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하나님께 '드리라' 하지 않고 '주셨다'는 것, 바로 여기에 복음의 새로움과 놀라움이 숨겨 있습니다." (책 63쪽)저자에 따르면, 의무조항과 규범으로 가득한 신앙생활은 하나님의 뜻을 오해한 데서 비롯됐다. 하나님은 무엇인가 부족한 신이 아니며, 오히려 우리를 찾아와 모든 것을 내어주시고, 인간의 가장 비참한 모습까지도 받아들이고 섬겨주시는 분이다.
"예수는 대가와 보답을 바라지 않고 값없이 선물로 주시는 사랑입니다. 예수는 사랑의 값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책 69쪽)
"우리의 자유를 위한 그분의 희생이 얼마나 큰 아픔인지 아는 사람이라면, 결코 자유를 방종으로 헛되게 하지 않고 그분의 희생이 더욱 값진 열매 맺는 삶을 살 것입니다." (책 109쪽)
"많은 신앙인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얻기 위해 발버둥치는 열심이 오히려 우리를 하나님의 은혜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합니다." (책 150쪽)
"하나님은 더 이상 우리를 판단하고 무엇인가 요구하는 하나님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삶에 들어와 날마다 우리 짐을 지시는 분입니다." (책 189쪽)4대강 저격수라 불리던 최 목사가 이번에는 교회를 저격한 셈이다. 아니, 교회를 저격했다기보다 계명과 율법을 강조하여 교인에게 헌신 따위를 요구하는 거짓 삯꾼 목사를 저격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누군가는 해방과 자유함을 느끼고, 누군가는 단연 불편해할 것이다.
그렇지만 여타 비판서와는 다르다. 기존의 개신교 비판 서적이 합리적 신앙과 제도적 개혁을 강조하는 차가운 느낌이었다면, <복음에 안기다="">는 순전히 복음에 대한 설명만으로 복음이 얼마나 가슴 뛰도록 아름다울 수 있으면서 총체적인지를 설명하는 따뜻한 느낌이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김회권 숭실대 기독교학과 교수는 "하나님의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을 온유하고 그윽한 어조로 풀어내는 이 책이 한국교회의 오도된 하나님 이미지를 벗겨 내는 데 일조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최병성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16쪽 / 1만 2,500원복음에>복음에>뉴스앤조이>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