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들이 거액의 적립금을 쌓아두면서도 2013학년도에 등록금을 고작 3만 원만 내려 학생들의 학비부담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전국 4년제 대학 173개교의 2013학년도 연간 평균 등록금이 전년보다 3만 1000원 인하된 667만 8000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2013학년도 등록금 인하율은 0.46%로 2012학년도 4.3%에 비해 10분의 1수준에 머물렀다.
사립대 등록금의 인하율이 0.47%로 국·공립대의 인하율 0.19%보다 컸다.
하지만 절대 액수에서 사립대는 733만 9000원으로 국·공립대 409만 6000원의 1.8배나 됐다.
지역별로 수도권 대학 등록금은 평균 759만 3000원, 비 수도권은 621만 9000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0.73%, 0.30% 내렸다.
대학별로는 을지대의 평균 등록금이 852만 1000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어 연세대(850만 7000원), 한국항공대(847만 6000원), 이화여대(840만 6000원), 추계예술대(838만 7000원) 순이었다.
이번 학년도에 등록금 인하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칼빈대였다.
전년 700만 2000원에서 이번에 664만 1000원으로 5.2%나 내렸다.
이어 안양대 -4.9%, 총신대 -4.7%, 성신여대 -4.6%, 대진대 -3.0%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학을 비롯해 135개교가 등록금을 인하했고, 19개교가 동결했다.
9개교는 명목 등록금이 동결됐으나 평균 등록금 산출공식에 따라 0∼1% 가량 인상됐다.
등록금 인하에는 인색한 대학들이 적립금 확보에는 열을 올리고 있다.
통합진보당 정진후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1년 전국 4년제 사립대의 누적 적립금은 2787억 원 늘어났다.
2011년 전국 사립 4년제 대학 146개교의 적립금은 총 7조 9463억 원에 달했다.
2010년에는 7조 6676억 원이었다.
누적 적립금이 많은 대학은 이화여대 6849억 원, 홍익대 5860억 원, 연세대 4556억 원, 수원대 3120억 원, 청주대 2667억 원, 고려대 2502억 원 순이었다.
146개교 가운데 인출액보다 적립액이 많아 2010년보다 적립금이 증가한 대학은 106개 교였다.
적립금이 감소한 대학은 35개교 뿐이었다.
5개교는 적립금에 변동이 없었다.
적립금이 50억 원 이상 늘어난 대학도 24개교에 달했다.
성균관대가 450억 원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고 홍익대 323억 원, 이화여대 280억 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대학의 방만한 재정운용과 학생·학부모의 인하요구 등을 감안할 때 대학들이 등록금 거품을 더 걷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승진 기자 sjchoi@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