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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어린이집 폭행사건, 무조건 보육교사 탓?



사회 일반

    연이은 어린이집 폭행사건, 무조건 보육교사 탓?

    밥 먹고 병원 갈 시간도 없어…원장들끼리 블랙리스트도 공유

     

    지난 18일 발생한 부산 어린이집 폭행사건에서 추가폭행 사실이 밝혀져 네티즌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왜 ''어린이집''에서 이런 빈번한 폭행이 발생하는 것일까? 이 같은 폭행 행위는 해당 보육교사들만의 개인적인 문제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이전부터 보육교사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은 많이 기사화됐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실질적인 처우 개선은 미비한 실정이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어린이집에 아이 맡기는 부모들은 보육교사가 자존심 상할 정도로 적은 임금과 말도 안 되는 복지환경에서 몸 아프게 일하고 있는 걸 알고나 있을까?''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어린이집 교사들이 처한 ''현실''에 대해 상세히 적었다.

    해당 네티즌은 ''하루 종일 어린아이들을 돌보다보면 교사 자신은 개인적인 잠깐의 시간은 커녕 점심 챙겨먹기도 급급한 실태다''라며 최소한의 휴식도 보장되지 않는 보육교사들의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피로할 수밖에 없는 보육교사들의 하루를 설명했다.

    네티즌에 따르면 ''영아의 경우는 똥 귀저기도 갈아줘야하고 걸을 수 있는 아이는 화장실 가는 거는 물론 점심, 간식 먹은 것을 일일이 챙겨줘야만 한다. 잠시라도 한 눈 팔 시간도 없다''고 한다. 이어 그는 ''아침 일찍부터 출근해서 아이들이 모두 집에 돌아간 뒤에도 일지 쓰고 잡무정리나 내일 수업준비를 하느라 늦게 퇴근하기 일쑤고 행사가 있으면 또 밤늦게까지 피곤하게 준비하고 토요일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는 경우도 많다''라며 고된 보육교사의 일상을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렇게 일한만큼의 초과근무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것. 그는 ''물론 이런 일과 외 시간은 지급되는 임금에는 거의 포함되고 있지도 않다. 그냥 관행이랍시고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되어 있다''고 전하며 보육교사의 현실을 꼬집었다.

    규모가 큰 보육시설이라고 해서 문제가 덜한 것은 아니다.

    네티즌은 ''큰 시설에서는 아이들 등하교를 승합차로 해주는데 보육교사가 동승하여 아이 집 부근까지 가서 직접 안고 내리고 올려줘야 한다''며 ''어떤 원장은 서비스 차별화한답시고 일부 아이 부모가 요청하면 아파트 문 앞에까지 가서 데려오고 데려다 주도록 지시한다. 차량운행에 동승하는 일은 옛날 버스차장보다 더 심한 노동이고 스트레스여서 그 고충도 어마어마하다''고 등하교에 관한 문제도 언급했다.

    계속해서 그는 ''대한민국에는 근로기준법이 있지만 보육교사에게는 그건 남의 일이나 마찬가지다''라며 이런 까닭을 남김없이 전했다.

    게시된 글에 따르면 보육교사는 연월차 휴가나 보건(생리)휴가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고 한다. 몸이 아파도 쉬지 못하고 억지로 출근하는 건 기본이고 인근 병원에 가는 일도 눈치를 봐야하는 실정이다.

    그는 ''그러니 어깨 팔 늘 쑤시고 아프고 소화도 잘 안되고 목이 늘 뭔가 걸려 있는 듯 컬컬하고 온갖 스트레스로 머릿속은 멍멍하다. 오래 일을 할수록 대부분 보육교사는 그렇게 골병이 들어 있다''며 보육교사들의 고충을 토로했다.



    해당 네티즌은 어린이집 교사들의 월급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먼저 ''민간 어린이집 보육교사 인건비가 월100만원 수준으로 돼 버린 건 정부 책임이 더 크다''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는 ''보육교사 수급을 맞추려고 1년짜리 양성과정으로 충원하고 있으니 어린이집 원장 입장에서는 굳이 높은 임금을 줘야하는 정규대학을 졸업자를 채용할 이유가 없게 된다''며 ''그래놓고 어린이집 교사 수준이 어쩌구 하는 게 어불성설이다''라고 질책했다.

    글에 따르면 그래서 한 어린이집에 1년 코스양성자와 대학 졸업자가 함께 있더라도 월 임금은 똑같이 100만 원으로 책정된다고 한다.

    어린이집 원장들의 관습적인 행태도 폭로했다.

    네티즌은 ''민간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있는 시설장 자격을 취득하려면 3년 이상 실무 경력이 있어야 한다''며 ''경력 취득을 위해서라도 불리한 임금조건이나 근무환경을 거부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근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원장들은 그런 현실을 악 이용하여 1년 차에서 3년 차 되는 보육교사들을 막 부려 먹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행여 근무 환경이나 임금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면 즉시 사퇴를 종용 받게 되고 그렇게 해서 자진퇴사하면 지역 원장들이 일종의 블랙리스트 같은 정보를 공유하여 재취업을 어렵게 만든다고 한다''며 보육교사들의 고통을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네티즌은 ''보육교사 자신이 일터에서 하루 종일 행복하지 않은데 그렇게 하라고 강요만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요구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에게 최소한 근로기준법이라도 제대로 지켜지고 실제 근무하는 시간에 비례하여 대한민국이 정한 최저임금 이상은 물론 보육교사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적정 임금으로 조정해줘야 할 것이다''라며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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