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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성추행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지 닷새가 됐지만 새로운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고 기존에 제기됐던 의문점들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워싱턴 시각으로 지난 7일 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에게 1차 성추행을 당한 여성 인턴이 이 사실을 한국문화원에 알렸지만 문화원쪽에서 이를 묵살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2차 성추행 때 인턴 여성이 윤 전 대변의 방에 들어왔는지, 윤 전 대변인이 알몸으로 피해 여성의 엉덩이를 만졌는지 등도 최근에 제기된 의혹이다.
윤 전 대변인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피해 여성이 머무는 숙소에 갔는지 여부도 여전히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가 성추행 사건 당일 ''윤 전 대변인이 미국에 다시 오게 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한국 정부가 미국 시민권자인 피해 여성에 대해) 접촉하거나 압력을 가하지 말라''고 밝혔다는 보도도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윤 전 대변인 성추행 사건과 그 이후 처리 과정에 대한 여러 의문에도 불구하고 일절 대응을 하지 않는 ''무대응''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실체적 진실규명의 열쇠를 워싱턴DC 경찰이 쥐고 있는 만큼 각종 의문과 의혹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다가 논란을 키우기보다는 비판을 받더라도 잠자코 있다가 결과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이런 결정에는 방미 악몽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청와대가 이번 사건에 일일이 코멘트 하고 나서면 나설수록 수렁에 깊이 빠지게 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청와대 민정수석실도 윤 전 대변인 진술만 갖고 있을 뿐 피해여성의 얘기를 듣지 못한 상황이고, 그나마 갖고 있는 윤 전 대변인 진술도 거짓말일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이렇다저렇다 내놓을 입장이 아니라는 현실적인 제약도 고려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내에서 일어난 사건이 아니고, 사건의 한 피해자는 미국에 있다는 한계가 있다"며 "우리는 거짓말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한쪽 진술만 갖고 있는 것인데 그걸 어떻게 발표하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런 결정은 윤창중 성추행 사건에 국한해 볼 때는 타당할 수도 있지만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뒤의 대응, 윤 전 대변인 귀국과정 등과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무대응'' 원칙을 세운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이 나온다.[BestNocut_R]
성추행 사건 이후의 대처와 귀국 과정에 대해 쌓여만 가고 있는 의혹에 대해 함구로 일관할 경우 의혹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져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 내부에서 그동안 어떻게 대처했는지 다 맞고 가겠다"며 "하나 터지면 응대하고, 또 하나 터지면 응대하고 하니까 계속 청와대 미숙으로만 나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워싱턴에서 LA로 이동하는 기내에서 대책회의가 열렸고 박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 ''이남기 수석이 10일 밤 사과했을 때 허태열 수석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이렇다저렇다 확인을 해 주지 않았다.
이런 청와대의 행태는 이중적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청와대는 15일 한 신문에 ''청와대, "엔저대응 시장 개입 안 할 것"''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외환시장 개입과 관련해 그 어떤 언급도 한 적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신속하게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