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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9년 만에 서울 영등포당사를 폐쇄하고 다시 여의도로 돌아온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등포당사를 오는 8월까지 폐쇄하고 중앙당사를 영등포당사의 1/10 수준의 규모로 축소해 여의도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지난 2004년 3월 13일 당사를 서울 영등포시장 청과물 공판장으로 옮기며 영등포시대를 열었다.
열린우리당은 당시 대기업으로 받은 돈이 창당자금으로 사용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호화당사''라는 말을 듣던 여의도당사를 비우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이전 전날인 12일에는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시 한나라당 등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했다.
그러자 이미 당사를 옮기기로 결정한 정동영 의장 등 당시 지도부는 서민적인 인상을 최대한 부각할 수 있는 당사를 물색한 끝에 현 영등포당사를 낙점했다.[BestNocut_R]
당시 박영선 대변인은 "서민과 호흡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 쓰레기 더미에서 장미꽃을 피우겠다는 심정으로 임하겠다"고 당의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열린우리당은 당사를 옮긴지 한 달 만에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299석 가운데 152석을 획득하며 과반수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2007년 열린우리당 분당 뒤 영등포시대는 줄곧 내리막길이었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 이어 지난해 대선과 총선에 잇따라 패배한 것이다.
승리보다는 패배의 기억이 더 많은 영등포시대의 막을 내리고 여의도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