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언론 사상 초유의 편집국 봉쇄 사태가 일어난 한국일보에서 노동조합 소속 기자들이 편집국 진입을 시도하며 18일 새벽까지 사측이 동원한 용역 직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한국일보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 밤 8시 40분쯤 서울 중구 남대문로2가 본사 15층에서 비상계단 앞 철문을 통해 편집국 진입을 시도했다.
비상계단 앞 철문은 사측이 편집국을 봉쇄한 지난 15일부터 굳게 잠겨 있었으나 노조 측이 진입을 시도할 당시 문고리가 부서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조 측은 바리게이트를 친 채 지키고 있던 용역 직원들의 저항 탓에 편집국 진입에 실패했다.
비대위는 혹시 모를 물리적 충돌을 우려, 더 이상 진입을 시도하지 않고 사측에 대화를 제의했으나 사측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비대위는 여러 명씩 조를 짜 비상구 앞에서 교대로 자리를 지키며 대치를 이어갈 예정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현 상황을) 노사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일부 시각이 있지만 우리는 사측의 불법적인 봉쇄에 맞서 편집국에서 정상적인 신문을 만들려는 것''''이라며 ''''물리적인 충돌은 결코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앞서 전날 오전 본사 1층에서 회사의 조치에 항의하는 총회를 열고 관할 남대문경찰서에 편집국 내에 있는 개인 물품을 가져오겠다고 신고했으나 경찰은 ''''노사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며 요구를 거부했다.
이어 비대위는 소속 조합원과 사측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은 이영성 편집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단체 등과 함께 집회를 열고 사측의 편집국 폐쇄 등을 규탄했다.
앞서 장재구 회장 등 경영진과 간부들은 지난 15일 용역 직원 40여명을 동원해 당직 근무를 서고 있던 기자를 내쫓고 편집국을 봉쇄했으며 기사 제작용 집배신 시스템도 폐쇄했다.
이에 따라 17일자 신문은 평소보다 줄어든 24면으로 발행됐고 기사의 대다수는 연합뉴스와 다른 언론사 기사가 그대로 인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