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연기자 이승기가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파파라치가 포기한 연예인”
이승기는 바른생활을 하는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학창시절 전교회장이였고 데뷔 이후 단 한 번의 스캔들도 없었다. 이승기가 CF를 맡은 모 브랜드의 냉장고는 그가 지방 팬사인회를 갈 때마다 매진된다고 하니 이승기의 ‘바른 생활’ 이미지 파워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
심지어 한 포털사이트 연예게시판에서는 ‘파파라치가 포기한 연예인’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파파라치가 몇 년째 이승기를 쫓아다녔지만 일상 사진 외, 아무 것도 나온 게 없다는 우스갯소리에서 비롯된 말이다.
올해 26세의 혈기왕성한 청년인 이승기, 그는 과연 일탈을 꿈꾼 적 있었을까
“하하, 저는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편이에요. 흡연은 아예 안하고, 술은 조금 하는데, 드라마 ‘구가의서’ 찍으며 끊었죠. 올해는 거의 술을 안 마셔서 체력이 좋아졌어요. 여자친구요? 저도 연예인 생활 10년인데...설레는 감정은 있었지만 족적을 가질만한 만남은 없었죠. 요즘 화제를 모으는 열애설처럼 특종거리가 될 만한 만남은 없었어요.”
연기자 이승기와 수지 (윤창원 기자)
고등학생이던 지난 2004년 데뷔 이후 어느 덧 10년의 시간동안 이승기는 쉬지 않고 달려왔다. 달콤한 노래로 누나들의 마음을 녹였고 예능에서는 ‘허당’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드라마에서는 원톱배우로 승승장구했다. 전작 ‘더킹투하츠’에서 선배 배우 하지원과 이순재의 힘을 빌었다면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구가의서’는 오롯이 이승기의 힘으로 이끌어 가야 했다. 상대 여배우는 ‘국민 첫사랑’ 수지였지만 TV드라마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가수 겸 선배 연기자 이승기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었다.
최근 주가를 올리는 수지에 대한 남다른 관심도 이승기를 힘들게 한 부분 중 하나다. 인터넷 상에서는 두사람의 남다른 케미스트리에 “두사람이 진짜 교제했으면 좋겠다”라는 글도 심심치 않게 떠돌았다. 극 중 두사람의 스킨십이 포착됐을 때는 이승기의 ‘나쁜 손’에 대한 철퇴가 날아왔다.
“하하, 저도 나름 국민남동생으로 주목받았던 시기가 있었던 만큼 수지 씨한테 자극받지는 않았어요. 여울이(수지)를 보며 ‘나도 예전에 이랬는데’...란 생각은 했죠. 제 연기보다 이미지를 가지고 사람들이 평가하곤 했는데 수지 씨는 지금 그걸 깨나가는 단계인 것 같아요. 키스신이 많이 진했죠? 저도 처음 키스신 찍을 때는 누나들이 국민남동생 키스신 찍는다고 난리였는데...하하, 간만에 남성팬들에게 배부르게 욕먹었죠.”
이승기는 ‘구가의서’를 통해 확신이 아닌 겸손을 배웠다고 고백했다.
“‘더 킹 투 하츠’ 때만 해도 확신에 차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제가 타이틀롤을 맡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어요. 전작에서는 이순재 선생님께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유동근 선생님의 영향을 받았죠.”
가수 겸 연기자 이승기 (윤창원 기자)
이승기는 ‘이승기의 장점은 막 구를 수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한 유동근의 지적이 가슴에 와닿았다고 말했다.
“저도 사람인지라 멋있게 보이고 싶고 카리스마 넘쳐 보이고 싶었죠. 그런데 유동근 선생님께서 ‘사람들이 이승기에게 가진 호감이 있는데 남들과 같은 노선을 걸으며 멋과 카리스마에 사로잡히지 말라’고 지적해주셨어요. 그 뒤로 제가 멋있어 보이는 걸 의식 안하게 됐죠.”
‘구가의서’를 통해 부쩍 성장한 이승기는 하반기에도 바쁜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우선 일본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고 드라마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게다가 기회가 된다면 예능까지 출연하고 싶다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를 듯싶다.
{RELNEWS:right}“드라마는 미니시리즈보다, 김수현 선생님 작품같은 가족극에 출연하고 싶어요. 예전에는 시청률보다 제가 어떻게 보이는지가 중요했는데 유동근 선생님과 함께 작업을 해보면서 제가 느낄 수 없었던 텍스트의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죠. 예능 역시 시간이 되면 하고 싶죠...요즘 ‘꽃보다 할배’에 서진이 형 출연하는데, 나영석PD가 얼마나 얄밉게 했을지 짐작이 가요. 근데 형은 고생 좀 해야 해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