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유혈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6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되면서 지난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축출한 '아랍의 봄' 이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이집트 보건부 고위 관계자는 1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전국적으로 민간인 총 53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수도 카이로의 라바 알 아다위야 사원과 시위집결지 나흐다 광장에서만 시위대 318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로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격렬히 충돌한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경찰서 습격이 잇달아 경찰관 43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상자 집계가 계속 진행 중이고 부상자 가운데 총상을 입은 사람이 많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인 무슬림형제단 관계자는 "사망자 수가 2700명을 넘는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15일 오후 카이로 인근 기자 지방정부 건물에 난입해 불을 지르는 등 정국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과도정부의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부통령은 시위대를 향해 발포한 정부 조치에 반대하며 부통령직을 사임했다고 A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이집트 전역에서 유혈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알자지라는 이집트 북부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남부 아스완에 이르기까지 마을마다 정치·종교적 갈등이 폭력으로 분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부 소하그에서는 무슬림형제단 등 무르시 지지자들이 교회 3곳에 불을 지르고 현지 기독교인들과 충돌해 수십여명이 사망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이집트 군부의 시위대 유혈진압 이후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찬반세력 사이의 대결이 한층 더 폭력적인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국제사회의 비난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군부가 이끄는 과도정부는 실탄 사용을 아예 공식화하면서 시위대에 강경 대응하겠다고 나섰고, 정부의 무력 진압에 분노한 시위세력도 물리력을 적극적으로 동원하는 모습을 보여 강(强)대 강의 폭력 악순환이 이어질 공산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