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독일 총선거에서 집권 기독교민주당-기독교사회당 연합이 압승을 거뒀다. 독일 언론들은 보수집권여당의 승리가 아니라 전적으로 앙겔라 메르켈 개인으로서 거둔 승리라고 평가하는 분위기이다.
메르켈 총리는 1954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출생해 동독의 브란덴부르크에서 성장했다. 브란덴부르크는 아버지의 고향. 아버지는 개신교 목사였다. 메르켈은 양자물리학을 전공했고 물리학 박사이다.
20대 후반이던 1989년부터 동독 민주화운동에 참여했고 독일 통일 직전에 보수성향인 기독교민주당에 들어가 정치인으로의 길을 시작했다. 헬무트 콜 총리 내각에서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장관과 환경·자원보존·방사능안전부장관 등을 역임했다.
독일 정계는 서독 출신의 남성 법조인 또는 젊은 시절부터 정당에 들어가 잔뼈가 굵은 정치인들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메르켈은 동독 출신의 여성 물리학자에 정계 데뷔도 늦었다. 기독교민주당은 가톨릭이 주류인데 메르켈은 개신교이다. 이혼도 했고 재혼했지만 자녀는 없다.
엥겔라 메르켈 독일총리
독일은 유럽국가 치고는 보수적이어서 기성 정치권에서 여성 파워를 발휘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메르켈은 그런 독일에서 메르켈은 경쟁자들이 물고 늘어질 정치적 약점 투성임에도 거느린 조직도 없이 최초의 동독 출신 총리, 최초의 여성 총리에 올랐고 3번째 총리직을 이어간다.
독일 언론들이 전하는 메르켈 총리의 성공요인을 열거해 보자.
1. '권력을 과시하지 않지만, 정책은 힘있다'… 이걸 총리 이름을 붙여 ‘메르켈리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독일 국민들은 소탈하고 친근한 주부이자 어머니 같은 메르켈을 좋아한다.
독일에서 총리를 뜻하는 ‘kanzler’는 남성 명사이다. 여성 총리가 탄생하면서 여성변화어미를 붙인 ‘kanzlerin’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독일 국민은 메르켈 총리를 ‘무티(Mutti)’라고 부른다. 어머니라는 뜻이다. 국민으로부터 어머니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라면 이번 총선의 승리를 메르켈 개인의 승리라 부르는 배경이 쉽게 이해가 된다.
2. 독일 이웃 나라에서 메르켈의 별명은 ‘프라우 나인’이다. ‘안 되는 건 안된다’고 확실히 버틴다는 의미로 ‘안돼요 부인’이라는 별명을 붙인 것. 메르켈은 기독민주당이 보수당이지만 정책이나 사고에서 진보적 입장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래서 보수주의자들로부터 배신이라는 비난도 받는다.
엄숙하고 권위적인 보수가 아닌 자유보수주의라는 평도 듣는다. 헬무트 콜 총리가 키워줬지만 재정비리가 터졌을 때 콜 총리를 맹공격해 정치적 동료들로부터 원망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