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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서 음식시켜먹기 먹방투어 '베리 딜리셔스~'

한강서 음식시켜먹기 먹방투어 '베리 딜리셔스~'

[노컷이 만난 사람] 창조관광산업 앞장 최지아 온고푸드 사장

지난 14일 오후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온고푸드커뮤니케이션 사무실에서 최지아 대표가 인터뷰를 마치고 올 한해 동안 '푸드투어'를 체험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사진을 보며 설명하고 있다. /이명진 기자 mjlee@nocutnews.co.kr

 

지난 주말 한국을 방문한 젊은 외국인 학생 4명이 미식가가 아니면 서울 사람들도 잘모르는 맛집(서울 종로구 돈의동의 고깃골목)을 찾았다. 소주·콜라·맥주를 섞은 '고진감래주'를 시음하며, 쌈장을 찍은 고기를 상추에 싸먹는다. "베리 굿~" "베리~ 딜리셔스" "킹왕짱" 등 한국에서 배운 은어까지 써가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 직장인들의 회식문화를 체험하는 '온고푸드 커뮤니케이션'의 나이트 다이닝 투어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한 목적만큼이나 매우 특별하게 다가 온다. 온고푸드는 세계 최대 여행정보 사이트인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외국인 여행자들에 의해 '서울 최고의 명물'로 꼽힌 한식관광여행사다. 관광객들을 광장시장, 인사동 피맛골 등으로 안내해 갖가지 한식을 맛보게 하고 술 따르는 법, 식사 예절 등도 가르쳐준다. 성수기에는 한 달에 300명 이상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 지난해에만 3000명 삼겹살에 소주 투어

최지아 온고푸드 커뮤니케이션 대표는 "프랑스의 와이너리 투어나 스페인의 타파스(전체요리) 투어처럼 우리의 음식문화도 좋은 여행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나이트 다이닝 투어'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 투어를 체험한 외국 관광객들은 하나같이 "관광책자에서 볼 수 없는 한국의 진짜 민낯"이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내고 있다. 그 덕분에 광고나 홍보 한번 없이 지난해만 3000명의 외국인들이 이 투어를 체험했다. 관광상품이라고 하지만 특별한 건 없다. '1차'에서는 식당에서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이고, '2차'에서는 광장시장을 돌며 녹두빈대떡에 동동주나 막걸리를 시음하는 식이다.

이 투어가 만들어지게 된 것은 단순했다. 처음 한 지인을 통해 알게된 외국인 관광객이 경복궁·덕수궁 이런 곳이 아니라 맛집을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광장동을 찾았다. 한국 음식 문화를 접한 뒤 "훌륭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우리에겐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외국인의 눈에는 새로운 문화로 다가온 모양이다. 그것이 투어를 계획하게된 시발점이 됐다.

최 대표는 "이 프로그램을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FIT(자유여행)들입니다. 3~4명이 한조가 됩니다. 1차, 2차, 3차를 거치는 동안 한잔 두잔 더해진 술잔이 처음 보는 사람들 간의 서먹함을 녹여줍니다. 막걸리잔을 서로 따라주며 낯선 음식을 맛본 소감부터 사는 이야기까지 자신들의 사연들을 실타래 풀듯 풀어 놓는 경우도 종종있어요. 젊은 친구들은 체험 중간 중간 트위터·페이스북 등을 통해 외교관 역할까지 합니다"라며 자랑스러워 했다.

나이트 다이닝 투어를 진행하는 푸드큐레이터가 광장시장에서 외국인들에게 젓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우리 입맛에 외국의 식습관 결합해 서비스 높여

"한국은 정말이지 식(食)자원이 많아요. 특히 서울은 더 그렇습니다. 지역으로 발전 시켜가고 싶습니다" 음식은 유구한 문화와 스토리를 갖고 있다. 이를 '체험'과 연계시킨다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된다는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수준 높은 '체험'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농장이나 음식점과 같은 식자원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며 "지역의 특산물과 그것을 생산하는 의식 있는 농부와 재미있는 이야깃거리, 그리고 그 곳 식재료를 이용해서 만든 맛집을 연결해서 영화를 만드는 것처럼 이를 기획하고 연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사람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어떤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해설사 양성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사업성이 떨어져서 버린 프로그램들도 있고,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못하게 된 프로그램들도 있다. 를 들자면 한강에 자리깔고 전화로 주문하면 모든 음식이 배달되어 온다는 한국의 딜리버리(배달) 문화는 호기심 많은 외국인에게 매우 흥미있는 프로그램들이다. 지금은 날씨가 너무 추워 이런 프로그램들은 할수 없지만 외국인들에게는 꼭 권하고싶은 추천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최 대표는 "문화적 차이 때문에 외국인에게 절대 이렇게 하면 안먹는 음식도 있다"고 말한다."파전의 경우 음식을 시켜놓고 그냥 냅두면 아무도 안먹어요. 앞접시는 물론이고, 양념장도 따로 담아 줘야 비로소 음식에 관심을 둡니다. 식습관 혹은 문화적인 차이 때문이다. 서비스문화도 향상시킬 필요가 있어요. 눈을 마주치고 방글방글 웃는 모습도 서빙을 하는 종업원이나 주인장들에게 부탁한답니다."

■ 겨울엔 호떡·여름엔 팥빙수 꼭 먹여…김치 담그기 강좌도 빅히트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길거리 음식을 하나 추천해 달랬더니 대뜸 "호떡"을 추천한다. 대표는 "전세계인 좋아 할만한 아이템 요소를 다 포함하고 있는 길거리 음식 중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이 호떡"이라며 "호떡은 겨울에, 여름에는 팥빙수를 외국인들에게 꼭 먹여 본다"고 말한다.

온고푸드가 진행하는 나이트 다이닝 투어외에도 노량진 수산시장을 둘러보고 액젓, 생선회, 매운탕 등을 시식해보는 피쉬마켓 투어, 마장동 고깃집들 탐방하는 미트투어 등 5가지 투어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온고푸드는 요리 체험교실도 운영 중이다. 최 대표는 "여행객들에게 우리 음식들에 어떤 식재료가 사용되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우리 몸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직접 만들면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음식은 한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교재"라고 강조한다.

최근에는 한 외국인이 발효식품인 김치를 고국에 가져갈수 없어서,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워갔다. 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예일대,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루이뷔통사 직원들이 한국을 찾아 한식요리와 함께 김치담그는 법을 직접 배워갔다. 요리강좌를 한달간 받고 돌아간 외국인 중에는 자신의 나라에서 한식당을 연 외국인도 있다. 대표는 "영국 멋쟁이들 사이에선 김치를 모르면 촌놈취급을 당한다"며 "뉴욕커들 사이에서도 몇년전부터 이런 현상들이 나타났다"고 말한다.

■ '이야기 있는 종갓집 음식문화' 관광상품으로 개발 박차

최 대표가 음식을 통해 한국 알리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린 시절을 외국에서 보낸 성장 배경 때문이다. 아프리카 토고로 의료봉사를 떠난 외과의사 아버지와 함께 2살 때부터 외국에서 살았다.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독어, 일어, 영어 등 5개 국어가 가능한 것도 이 덕분이다.

최 대표는 한국컬리너리투어리즘협회의 회장직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현재 정부와 함께 전국 종갓집의 음식문화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수십 대(代)가 살아온 고택에서 그 집안 특유의 음식 만드는 법뿐만 아니라 그 종가의 집안사를 한 편의 이야기로 엮어 들려주는 게 최 대표의 목표다.

최 대표는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역사가 담겨있는 음식은 최고의 관광자원이다"고 강조한다. 대표는 "여행 중에 먹는 한 끼는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식재료, 조리방법, 맛 등 음식은 그 지역(나라)의 이해를 돕는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최근 해외에서는 와이너리투어나, 슬로푸드투어와 같은 '식'을 중심으로 한 음식문화관광(컬리너리투어)을 그 지역을 대표하는 투어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있다"며 "식자원이야 말로 지역문화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상품이자 '지역브랜드'를 만들기에도 가장 무난한 재료"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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