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이 직접 일일 상황 보고를 받고 이 내용을 청와대에도 보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사이버사 요원들의 정치글 작성이 이모 심리전단장의 단독 지시로 이뤄졌다는 국방부의 자체 수사 결과 내용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파장이 일 전망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광진 의원은 23일 연 전 사령관이 사이버사의 정치개입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공개한 제보 내용에 따르면 연 전 사령관은 심리전단(530단)이 작성한 작전대응결과 및 일일동향보고를 매일 새벽 530단 상황실에서 보고 받고 수정 과정에도 직접 관여했다.
또 주요 작전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BH(청와대)와 국방부 장관 등 일부에게 배부하기도 했다.당시 지시 및 보고라인은 청와대 홍보수석과 국방부 정책실장, 사이버사령관을 통해 이뤄졌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청와대 홍보수석이 국방부 정책실장에게 지시를 내리면 정책실장이 사이버사령관에게 구두 지시를 내리거나, 530단에 대한 쪽지·구두 지시를 거쳐 작전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사이버사 정치·대선개입과 관련해 청와대 개입설은 숱하게 제기됐지만, 홍보수석으로 구체적인 보고 라인이 드러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0년 1월 창설된 사이버사는 국방부 정보화기획관실 산하였으나, 연 전 사령관이 국방부 정책기획관으로 옮긴 이후 정책기획관실로 보고 라인이 바뀌었다.
연 전 사령관은 지난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사이버사령관직을 수행한 뒤 국방부 정책기획관으로 옮겼다가 대선 이후엔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 파견근무를 거쳐 청와대 국방비서관으로 발탁됐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자체 수사 결과에서 이 심리전단장의 '윗선'은 없다고 결론 내렸지만, 연 전 사령관이 정치글 작성에 직접 관여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꼬리자르기' 수사라는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을 통해서 사이버사 요원들의 정치글 작성 행위가 연 전 사령관 재임 때 집중됐다는 증언들도 잇따르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국방부 자체 수사 결과 발표 이후 내부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이번 제보는 연 전 사령관이 정치글 작성을 주도했음을 보여주고 있어 특별검사를 통해 수사하는 길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