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박모(37)씨가 몰던 페라리 승용차 뒷부분 (사진=경찰청 제공)
지난 6월 강남 한복판에서 고급 외제차인 벤틀리와 페라리의 고의 추돌사고를 내 주목을 받은 부부 중 남편 박모(37)씨가 과거 도박 사이트를 관리해 돈을 벌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수원지방법원에 따르면 남편인 박모씨는 지인이 운영하는 도박사이트를 관리한 혐의(게임산업진흥에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박씨는 지난 2011년 5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충전과 환전 업무를 보며 이들로부터 매월 약 900만원의 업무비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재판부는 "박씨가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게임물을 일반인의 이용에 제공하는 동시에 영리를 목적으로 도박을 개장했다"면서 "범행 기간이 짧지 않고 거래된 도박 금액의 규모가 작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재판과정에서 박씨가 도박 사이트 관리를 통해 얼마를 벌어들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지난 6월 13일 아내 이모(28)씨는 강남구 역삼역 사거리에서 만취한 상태로 벤틀리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남편 박씨의 페라리 승용차를 고의로 추돌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남편의 외도를 의심해 차를 몰고 직접 찾아 나섰다가 유흥업소가 즐비한 골목에서 빠져나오는 남편의 페라리 차량을 발견했다.
앞서 집 근처 주점에서 친구와 마셨던 양주에 취해 있던 이씨는 남편의 차량 조수석에 다른 여성이 타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화가 치밀어 이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당시 이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15%였고, 아내 이씨가 탄 벤틀리와 남편 박씨의 차량인 페라리 모두 3억원이 넘는 고가 외제차다.
이씨가 곤경에 처하게 된 건 사고 직후 덩달아 추돌사고를 당한 택시기사 김모(45)씨가 이들의 관계를 눈치채면서 부터였다.
눈앞에서 부부간의 고의사고를 목격한 김씨가 "고의사고는 살인 미수감"이라고 협박해 이들 부부에게 금품을 요구한 것.
하지만 다친 곳도 없던 김씨에게 이들이 사고 후 2시간 만에 수천만원을 보내고 합의한 점을 이상하게 여긴 경찰에 의해 결국 덜미가 잡혔다.
박씨는 처음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직업을 '자동차 딜러'라고 진술했지만 이후 '무직'이라고 말을 뒤집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이씨는 주부로 수입이 없는 상태였다.
이에 경찰과 세무당국은 이들 부부가 일정한 수입 없이 고가의 수입 자동차를 타는 점, 차량 소유자가 제3자인 점 등을 수상히 여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