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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변호사들 왜 총선 출마에 대거 몰려드나?

국회/정당

    [Why뉴스] 변호사들 왜 총선 출마에 대거 몰려드나?

    변호사 출마, 20대 총선 역대 최대 기록할 가능성 높아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내년 4월 13일에 치러질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 등록을 받고 있다. 예비후보 중 정치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전문직업군 중에는 변호사들이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에는 역대 국회의원 선거 중 가장 많은 변호사들이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변호사들 왜 20대 총선출마에 대거 몰려드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얼마나 많은 변호사들이 출마하는 거냐?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선거관리위원회 회의실에서 예비후보자가 담당 관계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아직은 예비후보 등록이 이뤄지고 있는 중이어서 최종 숫자는 아니다. 28일까지 20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예비후보 등록을 한 예비후보자는 752명이다.

    이중 정치인이 322명(국회의원 4명은별도)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변호사로 87명, 교육자 61, 의사나 약사 20명, 회사원 15명, 상업 12명 등이다.

    아직은 최종 등록된 숫자가 아니어서 19대 총선보다 적긴 하지만 아직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각 당의 공천 룰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출마준비를 했으면서도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출마예상자가 많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19대 총선 예비후보자 중 변호사는 146명이었다.(2012년 2월 말 기준) 여기에 18대 현역국회의원 중 변호사출신이 58명이었으니까 200명 넘게 출사표를 던졌다. 20대 총선에서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대거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19대 예비후보자보다 변호사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중견법조인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 중 국회의원 출마의향이 있는 변호사들이 많다는 얘길 들었다"면서 "아마 역대 총선 중 가장 많은 수의 변호사가 출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 어떤 변호사들이 거론되고 있나?

    최교일 변호사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현역의원들을 제외하고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최교일 변호사가 경북 영주에 예비후보 등록을 했고 의정부지검장을 지낸 강경필 변호사도 제주 서귀포에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대한변협 대변인을 지낸 장진영 변호사는 '국민회의'에서 출마준비를 하고 있고 금태섭 변호사도 조만간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을 지낸 송철호 변호사(사시 24회)가 울산 남을에 출마하겠다고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의 문흥수 변호사(사시21회)는 무소속으로 충남 홍성,예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춘천지검장을 지낸 권태호 변호사 (사시 19회)와 오성균 변호사(사시 38회)가 충북 청주 청원구 경선 참여를 선언했다.

    이미 예비후보 8명이 등록한 강원도 원주에 권성중 변호사(사시 42회)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고 검사출신 부상일 변호사(사시 41회)가 제주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서구을에는 검사출신인 김하중 전남대 로스쿨 교수가 출마할 예정이고, 수원을에서는 여검사 출신인 정미경 의원에 맞서 백혜련 변호사가 출마할 예정이다.

    대구 북구갑에는 김종필, 박준섭, 박형수 변호사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쳐 변호사들끼리 치열한 접전을 벌일 예정이고, 대전 서구을은 변호사 출신인 박범계 의원에 맞서서 나경수, 조성천 변호사가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 변호사들이 국회의원 선거에 대거 출마하려는 이유는?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출마를 선언했거나 고민 중인 변호사 여러 명으로부터 의견을 들어봤더니 대략 6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변호사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2015년 10월 말 현재 등록된 변호사는 2만 133명이다. 2008년 102년 만에 변호사 1만 명이 됐는데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대거 쏟아지면서 2만 명까지 7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금 추세로 가면 2050년에는 7만 명이 넘어설 전망이다.

    한 중견변호사는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려는 변호사가 많아지는 이유는 변호사 숫자가 너무 많아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라며 "전체 법률시장 규모는 커지지 않는데 변호사 숫자가 많아지다 보니 다양한 직역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크기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아이러니하게도 법률의 피해를 가장 많이 보는 직업이 변호사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변호사들이 법률전문가이긴 하지만 소송에서 절반은 패소한다. 그런데 그 패소가 잘못된 법률 때문일 경우가 많아서 피해를 본다는 주장이다.

    최성식 변호사는 "잘못된 법에 가장 많이 당하는 사람이 변호사"라면서 "그래서 국회로 가서 제대로 된 법을 만들자는 변호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한변협 대변인을 지낸 장진영 변호사는 "신용카드회사들의 마일리지 문제로 8년을 싸워서 이겼는데 나중에 법을 바꿔버리더라"면서 "그렇게 노력했는데 너무 황당하고 좌절감을 느껴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법률 전문성'을 꼽는다. 어느 나라에서나 법률가들이 정치를 많이 하는 이유가 전문성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국회 법사위 전문위원을 지낸 강경필 전 의정부지검장은 "'실무형 정치가'가 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들어가서도 최고위원 선거나 당대표 선거 등 전국적인 선거를 치르면서 고유의 업무인 정책과 입법을 소홀하게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국회에 들어가서 정책과 입법 중심의 실무형 정치인이 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금태섭 변호사는 "정치와 법은 통하는 게 많다. 그러다보니 어느 나라에서나 법률가들이 국회의원을 하거나 정치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제대로 된 법률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반론도 있다. 김갑수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전 대표는 "변호사들은 법률전문가이지 정치전문가는 아니다"면서 "입법은 법률지식이 아니라 정치철학의 문제로 얼마나 국민을 위하는 법을 만들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네 번째는 변호사들이 정치를 쉽게 결심할 수 있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국회법이 2013년 개정되면서 국회의원들은 겸직금지가 명문화 됐다. 그러다보니 직업 선택이 자유로워야 하는데 직업군 중 변호사가 가장 자유롭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폴리페서 논란이 일 정도로 교수들의 총선출마가 많았지만 개정 국회법에 따라 이제는 당선되는 즉시 교수직을 사직해야 한다. 그동안은 교수직을 휴직하면 됐지만 이제는 휴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교수들의 총선출마가 확실히 줄어들고 있다.

    최성식 변호사 (사진=강종민, 김세준, 이충현 기자)

     

    최성식 변호사는 "변호사 중에서도 로펌 소속 변호사들은 잘 출마를 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사표를 내야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렇지만 개인 변호사나 소규모 로펌소속 변호사들은 출마도 자유롭고 혹시 낙선하더라도 다시 개업을 하면 되기 때문에 쉽게 출마를 결심한다"고 분석했다.

    김갑수 전 대표는 "변호사들이 정치권으로 많이 진출하는 이유는 다른 직역에 비해 쉽게 정치에 입문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여당이나 야당 모두 변호사들을 '전문가'라는 이유로 영입하는 경우도 많고 공천에서도 유리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섯 번째는 전관변호사들이 전관의 약발이 떨어진 뒤에 '재미'가 없기 때문에 정치권으로 진출한다는 분석이다.

    한 중견 변호사는 "판사나 검사를 하다 개업을 한 뒤 3년쯤 지나면 사건도 줄고 매일 되풀이 되는 일상에 재미가 없어서 새로운 일을 찾는 경향이 뚜렷해진다"면서 "정치가 그 중 가장 활력을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검사를 하다가 다시 박사학위를 받는 경우도 있고, 프로골프 수준의 골프를 치는 변호사들도 있고, 정치권으로 가서 정치를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많은 변호사들이 공감하는 분석이었다.

    여섯 번째는 법조인들이 다른 직역보다 권력의지 또는 권력지향이 좀 더 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중견변호사는 "법조인들이 다른 직역보다 권력지향이 강하다는 걸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태섭 변호사도 "법률가들이 권력의지가 강하다는 측면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고 한 중견변호사도 "솔직히 법조인들의 권력의지가 다른 어떤 직역보다 강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검사나 판사 출신 중 검사장이나 법원장으로 승진하지 못하고 사직한 경우 아쉬움에 출마를 결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한 검사장 출신 예비후보는 "검찰총장이나 법무장관을 꿈꾸다 중도 탈락한 경우 국회로 진출하는 사례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또 한 가지를 추가하자면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많아지면서 정치권으로 진출하려는 변호사가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분석은 첫 번째 변호사 숫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과 통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로스쿨 변호사들의 권익보호를 위해서라도 정치적인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350명의 법률가들이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했는데 로스쿨 1기 출신 변호사 12명이 참여했다. 당시 조대진 전국로스쿨 대표협의회 회장과 최수남 고려대 회장, 김설 연세대 로스쿨 회장 등 각 로스쿨 회장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또 검찰개혁을 위해서라거나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는 이유를 내세우는 변호사들도 있었다.

    (오른쪽부터) 백혜련 변호사, 금태섭 변호사 (사진=자료사진, 윤성호 기자)

     

    MB정부시절 검찰수뇌부의 '정치검찰화'를 비판하며 사직했던 검사출신의 백혜련 변호사는 "검찰개혁과 관련해서 내부적 개혁은 힘들다고 보았고 결국 그것은 정치를 통한 제도적 개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보았기 때문에 정치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금태섭 변호사는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이명박 정권 당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면서 "지금은 나와 아이들이 좋은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치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지금도 법조인 과잉 아닌가?

    = 직업군 중에는 가장 많으니까 그런 비판이 나오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16대 총선에서는 42명의 변호사가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고 17대에는 54명, 18대에는 58명까지 많아졌다가 19대에는 다시 42명으로 감소했다.

    19대 총선에서 변호사 출신이 감소한 이유는 새누리당에서 법조인 출신 공천을 줄였기 때문이다.

    18대 국회에 법조인 58명이 진출했는데 새누리당에서는 169명의 의원 중 22.7%인 39명이 법조인 출신이었다. 당시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 최고위원에 나경원, 원희룡 의원, 이주영 정책위의장까지 법조인 출신이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사진=박종민 기자)

     

    그래서 홍준표 대표가 2011년 10월 한 대학 특강에서 "(내년 총선에서) 절대 판검사, 법조인 출신을 영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12년 1월 19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이상돈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이 "한나라당 의원들 가운데 법조인이 너무 많은 것은 문제다. 구성원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법조인들은 기존 관념을 뛰어넘는 상상력이 부족하고, 서민들의 삶과도 괴리돼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법조인 공천을 줄였고 그래서 19대 총선에서는 법조인 수가 줄어든 것이다.

    지금 '더불어 민주당'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또 탈당을 선언했지만 최재천 정책위의장까지 법조인 출신이었다.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 중에도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변호사 출신이고, 새누리당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변호사 출신이다. 이러다보니 정치권에 법조인 과잉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법조계에서는 아직도 부족하다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역대 대통령 44명 중 25명이 법조인 출신이고, 미국의 역대 상.하 양원의 의원 중 43%가 법조인이었다며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한다.

    검사장 출신으로 재선의원인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은 "법조인 출신이 많아지는 건 환영할 일"이라면서 "법률전문가들이고 수사나 소송을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그렇지만 이렇게 될 경우 국회의원들의 출신 직업별 불균형이 심해질 것이다 이런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 않느냐?

    = 그렇다. 그런 얘기가 나온다.

    우선 대학교수들의 출마가 확실히 줄었다. 19대 국회까지는 국회의원이 되더라도 휴직이 가능했다. 그렇지만 20대 국회부터는 국회의원이 되는 순간 교수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렇게 되면 40대 교수들의 국회진출이 어려워진다. 국회의원은 4년마다 평가를 받아야 한다. 당내 공천도 문제지만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평가를 받아야만 한다. 교수라는 안정된 직장을 던지고 나와야 하는 만큼 확실한 담보가 없다면 정치권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다.

    권영세 전주중대사

     

    권영세 전 주중대사는 "앞으로는 다양한 직업군이 국회의원으로 진출하기는 어려워 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 전 대사는 "정치인들이 돈도 없고, 연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급여도 많지 않다. 그래서 정치를 그만두더라도 직업을 가질 수 있거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 아니면 정치를 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변호사 중에서도 전관예우 등으로 이미 경제적으로 안정된 경우이거나 교수들 중에서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경우가 아니고서는 국회의원 출마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 중견 정치인도 '국회의원 겸직금지가 되었으니까 법조인이거나 이미 사업을 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제대로 된 사람들을 충원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교수나 공직자 중에서 한창때는 출마하기 어렵고 정년이 임박해서야 국회의원이라도 한 번 해보자는 취지로 나설 가능성 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조인들이 국회에 몰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국회의원을 그만두거나 낙선해도 직업을 갖는데 별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RELNEWS:right}물론 과거에는 변호사들이 국회의원 출마를 하면 돈을 쓰는 게 아니라 돈을 번다는 얘기도 있었다. 한 변호사가 서울에서 자주 출마를 했는데 처음에는 4년간 돈을 벌어서 출마하는 걸로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출마를 하고 난 뒤에는 이름이 알려져서 의뢰인이 많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출마하면 사건을 제대로 봐주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많아서 오히려 불리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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