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유제품 제조·판매업체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유통기한이 8개월가량 지난 신생아용 분유를 판매·유통해 물의를 빚고 있다.
강원 원주에 사는 이모(34)씨는 생후 3개월 된 아들이 평소 잘 먹던 분유를 최근 들어 먹지 않아 걱정이 컸다.
이상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아들의 소변 색깔도 평소 노란빛과 달리 자몽색을 띄었다.
설사도 간혹 하고 제대로 먹지 못해 울며 보채는 날도 늘었다. 생후 같은 또래 신생아보다 몸무게가 1㎏이나 덜 나가 마음이 아팠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분유 유통기한을 살펴본 순간 이씨는 깜짝 놀랐다.
생후 3개월 된 아들에게 먹인 신생아용 분유(1단계)의 유통기한이 '2015년 7월 9일까지'로 표기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해당 분유에서 비릿한 냄새까지 났다.
유통기한이 이미 8개월이나 지난 분유를 아들에게 먹였다는 생각에 이씨는 죄책감마저 들었다.
화가 난 이씨는 유제품 제조·판매업체에 전화를 걸어 따졌다.
그러나 쇼핑몰 업체에서 인터넷으로 산 것은 책임이 없다는 답변만 얻었다.
결국, 이씨는 해당 분유를 산 유아용품 쇼핑몰인 'Z업체'에 경위를 따져 물었다. Z업체는 해당 분유 제조·판매업체의 자회사다.
이씨는 지난 3일 이 업체 쇼핑몰을 통해 1통에 800g짜리 분유 3통을 8만2천원에 샀다. 이 제품의 시중가격은 1통에 3만원을 넘는다.
당시 이씨가 산 분유의 유통기한은 '2016년 7∼8월'이라고 표기됐다. 이 중 1통의 유통기한이 '2015년 7월 9일까지'인 것을 나중에 알게 된 것이다.
이씨는 22일 "유통기한이 1년 남짓 남은 제품을 시중가보다 다소 싸게 판매한다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소문을 통해 해당 쇼핑몰 업체를 알게 됐다"라며 "유통기한을 넘긴 제품이 유통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분유를 모른 채 계속 먹인 탓에 아들에게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며 "어려운 살림 탓에 조금이라도 싼값에 좋은 제품을 먹이려 한 서민 부모로서 가슴이 찢어진다"고 덧붙였다.
Z업체 관계자는 "제품 유통과정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이 일부 잘못 유통된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제품의 유통 경위와 진상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