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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곽명우 쫓던 노재욱, 이번에도 뒤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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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동안 곽명우 쫓던 노재욱, 이번에도 뒤만 바라봤다

    성균관대 1년 선후배에서 프로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대결을 펼친 곽명우(오른쪽)와 노재욱. (사진=KOVO 제공)

     

    선배는 늘 후배보다 위였다. 후배는 선배가 나가고서야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런 선후배가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만났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두 세터 곽명우(OK저축은행)과 노재욱(현대캐피탈)이 그 주인공이다. 곽명우가 성균관대 1년 선배, 노재욱이 후배다.

    스포츠에서 이런 경우는 종종 있다.

    결과는 보통 두 가지로 나온다. 첫 번째는 후배가 "선배를 넘어서겠다"며 이를 악물고 뛰는 경우. 두 번째는 항상 자신보다 앞서 있었던 선배와 맞대결이라 현재 자신의 위치와 상관 없이 아예 기가 죽어버리는 경우다.

    24일 OK저축은행의 우승으로 끝난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선후배 맞대결은 후자의 경우로 끝났다.

    성균관대 시절 곽명우가 주전 세터였다. 노재욱은 곽명우가 졸업한 4학년 때 처음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입지가 달라졌다. 곽명우가 이민규에 밀려 OK저축은행의 백업 세터 역할을 한 반면 노재욱은 프로 2년차에 현대캐피탈의 18연승과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주전 세터로 자리잡았다. 곽명우는 이민규의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주전 세터로 뛰고 있는 상황이었다.

    선후배의 세터 맞대결.

    노재욱이 더 긴장했다. 챔피언결정전이라는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1차전부터 토스가 흔들리면서 정규리그에서의 스피드 배구를 펼치지 못했다. 오레올의 공격 비중이 올라갔고, 이를 대비한 OK저축은행의 벽에 막혔다. 2차전 역시 완패였다.

    3차전은 노재욱이 웃었다. 하지만 노재욱은 4차전에서 리시브가 흔들리자 또 다시 1~2차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18연승과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 때 자신감은 온데간데 없었다.

    반면 곽명우는 백업 세터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외국인 선수 시몬과 찰떡 호흡을 과시했고, 김세진 감독이 곽명우에 맞춰 투입한 한상길과 호흡도 좋았다. 주전, 백업 여부는 의미가 없었다. 공격수들을 믿고 과감하게 토스를 올렸다. 김세진 감독도 "명우는 자기가 잘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우리 선수들을 믿고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명우는 노재욱보다 안정적인 토스 워크로 OK저축은행의 우승을 견인했다. 3차전은 졌지만, 김세진 감독은 "곽명우 잘못이 아닌 리시브 잘못이다. 어떤 세터라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감쌌다.

    결국 곽명우는 4차전에서도 완벽한 토스로 OK저축은행의 우승을 지휘했다. 챔피언결정전 MVP는 시몬에게 돌아갔지만, 숨은 MVP는 단연 곽명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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