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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추락은 굉장히 빠를 수 있다"

문화 일반

    "부산영화제, 추락은 굉장히 빠를 수 있다"

    부산시, 영화인 불순세력으로 몰아 전면전 선포

    - 다이빙벨 논란으로 시작된 갈등, 1년반 째
    - 영화인들은 독립성, 자율성 요청했지만
    - 부산시는 영화인과 시민 대립구도 만들어
    - 보이콧 선언에 영화계 거의 모든 협회 참여
    - 부산시민들도 영화제 정상개최 원할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3월 22일 (화)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

    ◇ 정관용> 시사자키에서 그동안 몇 번 전해드렸었죠. 부산국제영화제, 부산시 그리고 또 영화인들 사이의 갈등 점점 더 심해집니다. 급기야 영화인들이 '영화제의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부산국제영화제 보이콧하겠다' 이런 선언까지 나왔어요. 저희가 또 부산시 쪽에도 인터뷰 요청을 했습니다만 부산시는 '언론인터뷰는 사절한다' 이렇게만 입장을 밝혔네요.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 있어요. 여기에 공동대표를 맡고 계신 한국독립영화협회 고영재 대표를 연결해 봅니다. 고 대표님 나와 계시죠?

    ◆ 고영재> 네, 안녕하세요. 고영재입니다.

    ◇ 정관용> 이 갈등의 직접적인 시작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해촉 이거 아닙니까?

    ◆ 고영재> 거슬러 올라가면 1년 반 전에 다이빙벨 상영 때문에 부산시장이 상영을 중지시켜달라는 요청을 해서 프로그래밍에 대한 간섭이라고 판단을 했기 때문에 사실은 이 사안은 1년 반 전부터 시작됐던 사안이고요. 사실은 이용관 위원장님의 해촉은 애초부터 영화인들이 생각하는 가장 주된 변수는 아니었습니다. 사실은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가 저희가 요구했던 핵심 사항이었죠.

    ◇ 정관용> 언급하셨으니까 1년 반 전에 다이빙벨 상영 중단 요청은 그때 받아들이지 않았죠. 결국은?

    ◆ 고영재> 네. 이용관 위원장이 받아들이지 않았고요. 그다음에 사실은 부산시와 영화제가 입장 갈등을 겪다가 강수연 위원장님을 공동위원장님으로 모시고 저희가 작년 8월에 부산시장님이 그동안의 우여곡절은 좀 덮어두고 영화제를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해서 저희가 부산에서 회합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불과 채 1년이 되지 않아서 다시 또 이러한 사태가 터진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해촉이 직접적인 것이라기보다는 프로그램에 개입하는 부산시의 어떤 개입. 이걸 근절시켜보자, 이게 영화인들의 바람이다 이런 거죠?

    ◆ 고영재> 초지일관 영화인들이 요청했던 것은 바로 그 부분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지자체 장에 의해서 프로그램이 좌지우지된다거나 혹은 영화제가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될 부분이 사실 표현의 자유 아니겠습니까? 이런 부분들이 좀 구조적으로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까. 이런 부분들이 저희가 일관되게 주장했던 핵심이고요. 그 안에서 이용관 위원장님의 해촉 건도 참 중요한 변수이지만 이건 독립성과 자율성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지, 이용관 위원장님의 개인의 것들 때문에 저희가 일관되게 지금까지 행동한 건 아니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갈등이 계속 이어지다가 이제 급기야 보이콧이라는 결정, 보이콧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게 된 그 이유는 뭡니까?

    ◆ 고영재> 사실은 영화계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부산국제영화제가 훼손이 되는 것들을 바라지 않았고요. 정상적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것들을 그동안 바라왔습니다. 그리고 일관되게 그 부분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고요. 부산시장님에게. 그래서 부산시장님이 조직위원장을 사퇴하겠다는 결정도 저희들은 언론을 통해서 들었고요. 그 이후에 좀 이른바 부산시장님이 본인이 영화계 의견을 받아들여서 잘 해볼 테니 기다려달라는 말씀을 추상적으로만 하셨죠. 그래서 저희들은 본인이 사퇴를 하시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지금 현재 정관은 당연직으로 부산시장님이 조직위원장님이시거든요. 그래서 뭔가 정관을 개정하겠다든가 이러저러한 본인들의 생각을 발표하실 줄 알았어요. 그런데 총회 때도 전혀 말씀을 안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들이 좀 그런 부분이 지금까지 요청을 했고 요구를 했던 것들에 대해서는 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판단을 했고 무엇보다 지금 부산시에서 직접 작성한 전단지와 부산시 시보를 봤어요. 그 내용을 보면 어찌 됐든 영화인들을 일부 이용관 위원장님의 주변 세력으로 판단을 하셔서 일부 영화인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좌지우지하고 있고 그래서 시민들과 양식 있는 영화인들과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을 중심으로 해서 다시 잘해보자. 그분들이 목소리를 내달라는 시보를 읽었습니다. 영화인들이 사실은 거기에 굉장히 분노를 한 거죠.

    ◇ 정관용> 그런 전단지까지 별도로 만들었어요. 부산시가?

    ◆ 고영재> 네. 그랬습니다. 별도로 만들어서 그것들을 시민들에게 나눠주시더라고요.

    ◇ 정관용> 구체적으로 어떤 표현이 들어 있습니까? 조금만 소개해 주시면?

    ◆ 고영재> 표현으로 따져보면 대부분 이런 겁니다. 그러니까 서울의 일부 영화인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부산시민의 힘으로 막아 달라. 그 내용이 중요한 내용입니다. 저희들 입장에선 좀 착잡하죠.

    ◇ 정관용> 서울의 일부 영화인데 부산시민이라고 하는 그런 대립구도를 만든 거군요?

    ◆ 고영재> 네, 그렇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럼 지금 자율성이 안 지켜지면 보이콧할 수도 있다는 결의를 하신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있지 않습니까?

    ◆ 고영재>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여기는 진짜 일부 영화인만 모여계신 거예요. 아니면 전부 영화인이 모여계신 거예요?

    ◆ 고영재> 한국영화제작자협회가 있습니다. 제작자들이 대부분 모여 있고요, 그다음에 프로듀서조합은 한국영화의 프로듀서들이 대부분 모여 있고요. 그다음에 영화감독조합은 이름만 대면 다 아실만한 한국영화를 이끌어 가시는 대부분의 감독들이 모여계시고요. 그다음에 영화산업노조라고 해서 우리 스텝들이 노조로 결합되어 있고요. 한국독립영화협회가 결합되어 있고요. 그다음에 한국영화 마케팅을 담당하는 협회도 결합되어 있고요. 시나리오를 쓰시는 협회도 다 결합되어 있고요. 여성영화인모임도 들어 있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영화계에 있을 수 있는 협회는 다 들어와 있군요?

    ◆ 고영재> 네, 그렇다고 보시면 됩니다.

    ◇ 정관용> 혹시라도 또 몰라서 여쭤보는 건데 조금 아까 제작자협회, 프로듀서연합회 말씀하셨잖아요?

    ◆ 고영재> 네.

    ◇ 정관용> 그런 게 제작자협회1이 있고 2가 있고 이런 겁니까, 아니면 하나밖에 없습니까?

    ◆ 고영재> 현재로서는 사단법인입니다. 제작자협회 하나밖에 없고요. 프로듀서조합도 현재로서는 하나밖에 없고요.

    ◇ 정관용> 다 하나밖에 없는 것이 협회들이 다 모인 게 비상대책위원회다?

    ◆ 고영재>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럼 일부 영화인들이 아닌 거네요.

    ◆ 고영재> 저는 거의 대부분의 영화인들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정말 보이콧 하실 생각이세요?

    ◆ 고영재> 저는 한국독립영화협회를 대표를 해서 저희 회원들이 저한테 상당히 많은 부분 의견을 많이 주셨어요. 그래서 어찌 됐든 영화제가 독립성과 자율성을 획득하는 방법이 안 나온다면 협회의 입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로 총투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일단은 저의 입장을 밝혔고요, 회원들에게.

    ◇ 정관용> 아, 그럼 각 제작자협회, 프로듀서연합회 이런 데들도 그런 내부 의결과정을 또 거치긴 하겠군요.

    ◆ 고영재> 네, 거칠 겁니다. 의결과정을 거친 각 단체들별로 별도의 보도 자료를 낼 겁니다.

    ◇ 정관용> 지금 21년 됐죠, 부산국제영화제?

    ◆ 고영재> 네, 올해가 21회째고요. 사실은 영화인들 대부분이, 우리 청취자분께서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게 저희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기를 바라요.

    ◇ 정관용> 물론이죠.

    ◆ 고영재> 열리는 걸 바라고 있고 지금이라도 좀 전향적으로 그동안 일어났던 약간의 대립? 대립이죠. 왜냐하면 부산시장님께서는 사실 어떻게 보면 저희가 받아들이는 것은 영화인들하고 전면전을 선언하신 거거든요. 불순세력으로 이미 몰아버리셨고, 저희들을.

    ◇ 정관용> 그러네요. 이런 전단지까지 만들었다는 얘기는 정말 전면전 선포라고밖에 볼 수가 없네요.

    ◆ 고영재> 네, 그렇습니다. 저희들이 선택지가 사실은 별로 없어요. 지금 말씀드리기에는.

    ◇ 정관용> 부산영화제, 팔은 안으로 굽지만 그런 걸 조금 떠나서 객관적으로 세계영화제 중에 차지하는 위상이 어느 정도로 되어 있습니까? 상당히 성장했잖아요.

    ◆ 고영재> 아시아에서는 단연코 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시아에서는 저희들끼리 자화자찬하는 것이 아니고요. 아시아에서 영화를 제작하시고 창작하시는 모든 영화인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오고 싶어 하는 영화제가 이제는 부산국제영화제입니다. 그리고 유럽이나 미국이나 다양한 영화인들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자기 영화가 상영됐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시고요. 그런 주요 요인 중의 하나가 관객들의 열기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고영재> 관객과의 대화를 하다 보면 수준이 굉장히 높아서요. 전 세계 영화인들이 굉장히 그리고 또 해운대 그다음에 우리 남포동. 이쪽에 부산만의 나름 정취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들도 굉장히 좋아하시고요. 되게 에너지틱한 영화제라고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영화제입니다.

    ◇ 정관용> 그래서 그런지 지금 해외 영화인들도 상당히 우려를 한다면서요?

    ◆ 고영재> 굉장히 우려하는 부분이 영화인들에게 가장 민감한 게 사실은 표현의 자유고요. 어찌 됐든 특히 좀 지자체장께서 직접적으로 이렇게 뭔가를 개입을 하시고 뭔가 표현을 하시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중국 같은 경우에도 영화제를 성장시켜보려고 굉장히 중국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거든요.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자체적으로 좀 검열이 있어요. 영화에 대한.

    ◇ 정관용> 그렇죠.

    ◆ 고영재> 그래서 영화제에서 영화를 출품하더라도 당국의 검열에 걸린 영화들은 사실 상영이 안 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 때문에 사실은 중국에서 아무리 많은 돈을 영화제에 투입을 해도 영화제가 성장할 수가 없는 거죠. 그에 비해서 부산국제영화제는 굉장히 자유스럽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관객들의 영화를 질문하는 수준이 너무나 높기 때문에 부산국제영화제를 좋아하는 거죠.

    ◇ 정관용> 그런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정말 끝내 국내 영화인들이 보이콧을 결정하는 사태까지 간다면 말이죠. 해외 영화인들은 작품 출품할까요, 안 할까요?

    ◆ 고영재> 제가 볼 때는 상당한 영화제 네트워크들은 자국의 프로그래머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합니다. 그래서 그런 프로그래머들과의 끈을 연결하기 위해서 그동안 부산국제영화제가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했고요. 저도 제가 제작한 영화가 선댄스영화제 경쟁 부분에 올라갔지만 이런 역할을 해 준 것이 부산국제영화제고요. 그래서 사실은 전 세계 영화제 네트워크라는 게 보면 좀 거대하게 느껴지지만 사실은 대부분 다 아는 분들이시고 그분들이 이 영화제에 대해서 표현의 자유가 없고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 영화제이기 때문에 조금의 문제가 있다라고 자기들이 판단을 해 버리면 그다음부터는 영화제가 이렇게 추락하는 것은 굉장히 빠른 시간이죠. 성장하는 건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그게 무너지는 건 굉장히 빠르게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 영화제입니다. 다른 해외 영화제 사례도 그런 것들을 많이 증명하고 있고요. 예를 들면 동경영화제가 그렇죠.

    ◇ 정관용> 급기야 그러면 올해부터 없어져버릴 수도 있는 거네요?

    ◆ 고영재> 아, 저희가 바라는 상황은 전혀 그런 걸 저희들이 바라지 않죠. 어떻게 보면 사실은 많은 분들이 성장시킨 영화제이지 않습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곧 총선인데 부산 지역에서 이것도 하나의 총선이슈로도 떠오를 것 같은데 그렇게 느끼지는 않으세요?

    ◆ 고영재> 저희들은 아직 그걸 체감하지는 못 하고 있는데 들리는 말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앞으로 어떻게 성장시킬 것이냐. 그리고 현 사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관련해서 지금 여러 출마하신 분들께서 각자 의견을 개진하시는 것으로 저희들은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부산시 측은 아까 소개하신 것처럼 서울에 있는 일부 영화인데 그 사람들의 나쁜 독단을 막아내는 건 우리 부산시민입니다, 이런 논리를 폈다고 하지만 정작 부산시민들은 누구 편일까요?

    ◆ 고영재> 사실은 부산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부산시라는 것이 언급되는 것이 굉장히 좀 기분이 나쁘실 거예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건데. 왜냐하면 자기가 태어나고 살고 있고 앞으로 살아가야 될 도시인데 그 도시가 자꾸 언론에 등장하고 언론에서 자꾸 논쟁이 있다, 논란이 있다 이런 식으로 묘사되는 것이 아마 부산시민들의 입장에서도 기분이 좀 안 좋을 거라고 제 개인적으로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이게 누구 편이다, 아니다 이걸 다 떠나서 부산시민들의 대부분의 바람은 제발 좀 시 이미지가 밖에서 볼 때 논란이 많은 지자체처럼 보이지 말고 어찌 됐든 타협할 건 타협하고 협의할 것은 협의를 좀 해서 정상적으로 영화제가 열리기를 바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정관용> 지금이 3월 말인데요. 정상적이라면 지금쯤 해야 할 일이 있을 것 아닙니까?

    ◆ 고영재> 지금은 해외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지금도 계속 해야 되고요. 그리고 좋은 작품 같은 경우에는 프로그래머들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좋은 작품을 선정해야 될 시기이고 해마다 6월 중순경부터 장편영화 부분에 공모가 들어갑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지금 현재는 아무 일도 진척이 안 되고 있는 거죠?

    ◆ 고영재> 프로그래머들은 정상적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출장은 정상적으로 지금 다들 다녀오고 계시고요.

    ◇ 정관용> 실무적으로는 가긴 가는군요.

    ◆ 고영재> 네, 그래야죠.

    ◇ 정관용> 잘 알겠습니다. 이런 영화인들의 목소리에 또 부산시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저희도 관심 갖고 계속 지켜볼게요. 고맙습니다.

    ◆ 고영재>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한국독립영화협회 고영재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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