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폭행을 참지 않고 맞받아치는 아내가 16년 사이에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지난해 법원과 검찰로부터 상담위탁을 받은 가정폭력 행위자(가해자) 126명을 분석한 '가정폭력행위자 상담 통계'를 22일 공개했다.
그 결과 남편의 폭력에 맞대응 한 아내의 비율은 1999년 2.9%에서 2015년 11.1%로 높아졌다. 남편에 맞서 싸우는 아내가 16년 전에는 100명당 3명가량이었지만 지금은 100명당 11명꼴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아내의 맞대응을 포함한 전체 여성 가해자 비율은 같은 기간 3.2%에서 19.0%로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가정폭력의 주된 가해자는 남성(80.9%)으로, 여성의 4.26배에 달했다.
가해자의 연령은 40대 35.7%, 50대 28.6%, 30대 23.0% 순이었다.
행위자와 피해자 간 관계는 부부가 74.6%로 1위를 차지했고, 부모·자녀 관계가 14.3%로 뒤를 이었다.
폭력유형별로 보면 남편에 의한 아내 폭력이 65.8%, 부모의 자녀 폭행이 12.7%, 남편의 폭력에 대한 아내의 맞대응이 11.1%를 차지했다.
부부간 폭행의 경우 혼인기간은 10년 이상 20년 미만이 경우가 33.3%로 가장 많았다.
30년 이상 같이 산 부부의 가정폭력 비율은 15.9%로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았지만, 1999년(3.6%)과 비교하면 4배 이상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폭력을 행사한 원인은 가부장적 사고 등 성격 차이 32.9%, 부부간 불신 21.8%, 음주 17.5%로 집계됐다.
상담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남편의 폭력에 무기력하게 당했다면 이제는 적극적인 대처 행동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여성이 일방적인 가해자인 경우는 여전히 극히 적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