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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림 운전기사 "부회장님, 사과 꼭 받고 싶습니다"

사회 일반

    [인터뷰] 대림 운전기사 "부회장님, 사과 꼭 받고 싶습니다"

    -사이드미러 접다가 생명의 위협도
    -눈 마주치기 싫다고 '룸미러도 접어!'
    -인간 내비게이션되어 상황 중계
    -하루만에 그만둔 운전기사도 존재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운전기사 (대림산업 부회장 전직 운전기사)

    정치권이 유독 어수선했던 어제. 그 정치인들을 다 앞질러서 하루 종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이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입니다. 재벌3세인 이해욱 부회장은 자신의 운전사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와 폭언, 폭행을 일삼아온 사실을 저희 CBS가 단독보도했는데요.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랍니다. 지금부터 이 부회장을 수행했던 운전기사로부터 대체 어떤 갑질을 일삼았었던 건지 사실을 직접 확인해 보죠. 인터뷰 대상 신원보호를 위해서 익명으로 연결한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나와 계십니까?

    ◆ 운전기사>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운전기사 직은 어떻게 알고 처음에 구직을 하셨어요?

    ◆ 운전기사> 일단 구직사이트에 연봉이 되게 많은 걸로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가장이기 때문에 일단 지원을 해서 돈을 벌어야 된다라는 생각에 지원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연봉이 보통 대기업 회장 운전기사치고도 많았습니까?

    ◆ 운전기사> 일단 현재 구직사이트의 평균연봉보다 조금 높았기 때문에 제가 거기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럼 그전에도 운전기사 경력은 있으셨어요?

    ◆ 운전기사> 지금 현재 10여 년 넘게 운전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시군요. 그 전부터 업계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소문이 있었습니까?

    ◆ 운전기사> 네, 아주아주 유명해서 저도 한번 혹시나 해서 지원을 하게 됐는데요. 자기가 이루어지지 않는 게 해당사항이 되면 바로바로 이렇게 퇴사를 시킨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어쨌든 드디어 운전을 시작했는데 그 첫날부터 좀 이상한 조짐이 있었다고요?

    ◆ 운전기사> 첫날 출근을 해서 이해욱 부회장을 태우고 이동을 했는데요. 주행을 잘 하고 있는 중간에 갑자기 사이드미러를 접으라고 하는 겁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아니, 사이드미러라는 것은 양옆으로 오는 차들을 보는 그 바깥에 붙어 있는 이른바 백미러라고 하는 그거요?

    ◆ 운전기사> 네. 뒤에서 임원 분이 접으라고 하니까 처음에는 접었습니다. 그런데 앞이 전혀 안 보이다 보니까 제가 식은땀이 굉장히 많이 나더라고요.

    ◇ 김현정> 달리는 중간에 그걸 요구한 겁니까?

    ◆ 운전기사> 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뭐 보이는 게 없으니까 앞을 보고 가기는 했는데 그래도 10년이 넘는 저의 운전기술로도 굉장히 많이 힘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중앙에 붙어 있는 룸미러 하나만 보고 가신 거에요, 그러면?

    ◆ 운전기사> 그것마저도 접어서 양옆과 뒤 상황은 전혀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중앙에 머리 위에 붙어 있는 룸미러는 왜 접었습니까?

    ◆ 운전기사> 자기와 눈이 마주치면 안 된다고 그렇게 얘기하였기 때문에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사고의 아찔한 순간도 실제로 있었습니까?

    ◆ 운전기사> 네, 맞습니다. 뒤에서 덤프트럭이 '빵'하고 클랙슨 경적을 울리면서 오는 순간에 정말 죽었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걸 왜 시킵니까? 무슨 이유죠? 그걸 접고도 얼마나 운전을 잘해낼 수 있는가를 테스트하는 거다? 이런 의미였을까요?

    ◆ 운전기사> 제가 봐서도 그런 식의 자기만의 그런 프라이드가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 부분을 참 이해할 수 없다는 거고요. 그 외에 또 어떤 무리한 요구가 기억나세요?

    ◆ 운전기사> 운전을 하게 되면 이해욱 부회장이 테스트를 한다고 먼저 또 직접 시범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굉장히 과속을 즐기는 편이라 150, 160㎞는 기본으로 달렸던 분이시라 옆에 차들이 지나가면 차종에 상관없이 브리핑을 해 줘야 되었는데요.

    서울 종로에 위치한 대림산업 사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니까 이해욱 부회장이 직접 운전대를 잡고 운전을 할 때가 있어요.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이어서요. 150, 160 막 이렇게 밟는데 옆에 앉아서 그걸 중계를 해야 돼요? 레이싱처럼?

    ◆ 운전기사> 네. 정말 저도 이해를 할 수가 없는데…. '소나타 지나갑니다. BMW 지나갑니다, 렉서스 지나갑니다.' 이런 식으로 브리핑을 계속해서 해줘야 했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옆에 A차 지나갑니다, B차 지나갑니다, 뒤에 C차 지나갑니다.' 계속 이런 식으로요?

    ◆ 운전기사> 네. 브리핑을 못하게 되면 또 '옆에서 정신 안 차리냐고. 네가 옆에서 하는 역할이 뭔지 모르냐?'고 또 그때서야 또 계속 시작되는 그런 폭언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또 혹시 말씀하시고 싶은 부분이 있을까요? 또 참 무리했다라고 생각하시는 부분이요.

    ◆ 운전기사> 저는 이해욱 부회장을 운전하고 집안에 있는 사모님까지도 운전을 했었는데요. 역시 부창부수라는 말이 떠오르듯이 모르는 길을 가면 '이 아저씨 멍청하지 않냐고. 완전 바보다'라고 이런 식으로 인격모독을 계속하기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인격모독, 폭언 이것은 그냥 부부에게 항상 붙어 있었던 거군요?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는 아무리 각오를 하고 들어왔어도 정신적으로 충격이 굉장히 크셨을 것 같아요.

    ◆ 운전기사> 정신적인 충격이 큰 건 당연하고요. 아직까지도 정말 운전할 때 트라우마가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운전할 때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입니까?

    ◆ 운전기사> 네. 앞차와의 간격이 벌어지는 걸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그게 벌어진다고 하면 바로 뒤에서 욕설과 심한 언어폭력에 많이 시달렸었습니다.

    ◇ 김현정> 심한 욕설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수준의 욕설입니까?

    ◆ 운전기사> '야, 이 쓰레기야. 그딴 식으로 운전할 거면 왜 들어왔어?'라고 그러면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군요. 가장이라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집에 가면 기사분의 아이들, 자녀들도 있을 거고. '내가 이 집에서는 나를 바라보고 있는 식구들이 이렇게 있는데 내가 나가서 이런 대접을 받아야 되나?' 이런 걸 생각하면 정말 착잡하셨겠어요?

    ◆ 운전기사> 많이 착잡하죠. 그런데 어쩔 수 없이 가장이다 보니까 또 많은 돈을 벌어다 주고 싶은 욕심도 있고 하다니까 그래서 오늘 하루도 이렇게 무사히 살아 돌아와서 아이들이 자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 김현정> '살아 돌아왔구나'라는 생각을 하셨어요.

    ◆ 운전기사> 네, 네.

    ◇ 김현정> 그래서 결국에는 마지막에 그만두실 때는 어떤 이유로 그만두셨어요?

    ◆ 운전기사> 새로운 기사가 늘 준비돼 있었기 때문에 별도의 얘기없이 그냥 저는 출근했더니 바로 사직서를 쓰는 상황이 왔던 겁니다.

    ◇ 김현정> 새로운 기사가 준비돼 있다는 게 무슨 말입니까?

    ◆ 운전기사> 대림산업은 아직까지 지금 이 시간에도 기사들을 계속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 김현정> 수시모집, 항시모집이요?

    ◆ 운전기사> 항시모집입니다. 그게 이해욱 부회장의 또 특징이기도 하다 보니까 저 아니어도 기사들이 많았기 때문에 하나 자르는 거는 별 일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대략 얼마 동안 몇 명의 운전기사가 거쳐간 것으로 알고 계세요?

    ◆ 운전기사> 정말 50명 넘게는 그분을 마주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몇 년 동안 50명이요?

    ◆ 운전기사> 1년도 안 돼서 한 6개월…?

    ◇ 김현정> 6개월 동안 50명이요?

    ◆ 운전기사> 심한 사람은 하루 만에도 사직서 쓰고 간 사람도 있기 때문에요.

    ◇ 김현정> 지금 대림산업측에서는 '폭언이라든지 폭행이라든지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 일부 기사들이 과장된 얘기를 하는 거 같다'라고 부인을 했는데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 운전기사> 일단 필드에서 뛴 관계자들이 아니기도 하고 이해욱 부회장만이 알고 있고 기사들만이 알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부인을 한다고 해도 저는 별로 신경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법적인 대응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도 있으세요? 노동법 위반으로?

    ◆ 운전기사> 충분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을 운전기사했던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들과 충분한 얘기를 해서 시민연대나 어디를 통해서 충분한 맞고소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법적 대응도 생각하고 계세요? 노동법 관련해서 말이죠.

    ◆ 운전기사>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사과를 꼭 받고 싶으신 거죠?

    ◆ 운전기사> 사과는 꼭 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 운전기사> 지금 이 시간에도 운전하고 계시는 분이 있을 테고 대림산업에서 지금 운전 훈련을 받고 계신 분도 있을 텐데요. 이제라도 이해욱 부회장이 정신을 차리고 기사님들도 좋은 환경에서 대우도 잘 받고 자기만의 프라이드를 갖고 다같이 개선이 빨리 됐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영화 '베테랑' 속 재벌의 갑질을 보면서 그게 영화 속 허구로만 끝나기를 우리가 모두 바랐는데 요사이 연이어 터지는 이런 재벌의 갑질사건. 우리를 참 아프고 화나게 하네요. 오늘 어려운 증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운전기사>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힘내시고요.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의 운전기사로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여러 분 중의 한 분 목소리 들어봤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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