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 이하 NCCK)가 부활절을 맞아 우리 시대 억눌리고 고난당하는 이웃들을 사랑하는 일에 더욱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NCCK는 부활절 전야인 26일 밤 11시 민족 고난의 역사를 머금은 서대문형무소에서 3세기 경부터 드려진 초대교회 예식에 따라 부활선언예배를 드렸다. 예식은 빛의 예전과 말씀의 예전, 세례의 갱신, 성만찬 순으로 엄숙하게 진행됐다.
유시경 신부가 부활초를 들고 서대문형무소를 순행하자 예배 참석자들이 뒤를 따르고 있다.
서대문형무소에서 열린 NCCK 부활선언예배에는 교계 지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 초대교회 예식 복원..구원 의미, 부활 참뜻 되새겨"영화롭게 부활하신 그리스도여, 우리 어두운 마음에 빛을 비추소서"
빛의 예전은 부활초 점화로 시작됐다. 빛이 비추는 곳마다 어둠이 사라지고 주님의 영광이 나타나게 해달라는 의미이다. 부활초를 앞세우고 100여 명의 예배 참석자들은 서대문형무소 곳곳을 순행했다. 여(女)옥사와 사형장 앞에서는 부활초를 높이들었다.
말씀의 예전 시간에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그의 백성들을 구원하셨는지 성서 봉독을 통해 확인했다. 이어진 설교 시간에는 대한기독교서회 서진한 목사가 '부활의 관계자'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서진한 목사는 "이곳 서대문형무소에서는 숱한 선열들이 죽어나갔다. 우리 근대사는 내몰려 죽고 살해당한 사람들의 역사이고, 최근에도 이 고통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이어 " 예수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가 적어도 살해당한 이들의 고통과 이들을 만든 하나님의 고통에 참여할 때 우리와 관계된 것이다"고 강조했다.
대한기독교서회 서진한 목사가 '부활의 관계자"란 제목의 설교를 하고 있다.
예배 참석자들이 성서 말씀을 경청하고 있다.
◇ 우리 시대 '주님의 양'..비정규직 노동자, 세월호 유가족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기도시간에는 우리 시대의 '주님의 양'으로 동양시멘트 비정규, 해고 노동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 희망을 갈급해하는 청년들, 거리 노숙인, 일본군 '위안부'할머니 등을 지목했다.
참석자들은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에서 "세월호에 갇혀버린 우리의 이웃, 죽음의 문화 속에서 제일 먼저 죽어가는 어린 생명들, 전쟁의 위기로 먹구름이 드리워진 한반도, 절망과 상처가 삼켜버린듯한 오늘의 세상에서 부활의 신앙을 실천하겠습니다"라고 기도했다.
이어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주님의 질문에 내가 주님을 사랑합니다라고 대답했던 베드로처럼 오늘도 주님의 부활하심을 기뻐하며, 주님의 다시오실 날을 기다리며, 이웃을 돌보는 사랑의 봉사로 주님의 물음에 화답하겠습니다"라고 고백했다.
◇ 부활절 남북교회 공동기도문, "대화의 강 흐르게 하겠다" 남북 관계 개선 가교 다짐NCCK와 조선그리스도교련맹 명의의 남북교회 부활절 공동기도문도 발표됐다.
기도문에서 남북교회는 "남북의 동포들이 분단의 빗장을 풀고 두 날개로 힘껏 날아오르기를 원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움과 분열이 있는 곳에 용서와 화해의 다리를 놓겠습니다. 불신과 대립이 있는 곳에 대화의 강이 흐르게 하겠습니다. 폭력과 파괴가 있는 곳에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겠습니다"라며,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가교 역할을 다짐했다.
김근상 의장주교가 성찬의 전례를 인도하고 있다.
한 예배 참석자가 성찬례에 참여하고 있다.
◇ 세례언약 갱신, 성찬례.."그리스도와 한 몸, 정의와 평화위해 힘쓸 것"다짐부활선언예배의 절정은 세례언약의 갱신과 성찬의 전례 시간이었다.
"성부의 외아들 예수그리스도께서는 유월절 참 어린양으로써 세상의 죄를 없애시고 죽으심으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심으로 생명을 되찾아 주셨나이다"
참석자들은 세례 언약의 갱신을 통해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온전히 섬길 것과 이웃들을 그리스도처럼 섬길 것, 정의와 평화를 위해 힘쓸 것을 다짐했다. 성찬의 전례 시간에는 예수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의미하는 분병과 분잔에 동참하면서 예수그리스도와 한 몸임을 확인했다.
NCCK 부활선언예배는 손달익 목사(집례)와 유시경 대한성공회 신부(순행), 최부옥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세례언약의 갱신), 김근상 대한성공회 의장주교(성찬의 전례) 등이 주요 예식 순서를 진행했다.
한편, NCCK는 이번 부활선언예배에 앞서 사순절 기간동안 우리 시대 '주님의 양'이 누구인지에 대한 응답으로 동양시멘트 비정규, 해고노동자의 농성현장, 세월호 고난현장, 일본군 '위안부' 수요집회 현장을 방문했고, N포세대 청년들과 노숙인들을 찾아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교회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