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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 내딸이 남자? 국가 실수 개인이 책임지라니…"

사회 일반

    "28살 내딸이 남자? 국가 실수 개인이 책임지라니…"

    -공무원 실수말고 다른 이유 없어
    -정성들인 출생신고 틀릴리 없어
    -성별감정서 요구해 산부인과 전전
    -추가 피해 속출, 국가가 책임 안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점수(김 모 양 아버지)

    남성이냐, 여성이냐. 한 사람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인데요. 28년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성으로 살아온 사람이 있다면 여러분 믿으시겠습니까? 실제로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고 있는 여성 김 모 씨는 자신의 가족관계증명서에 성별이 남성으로 기재가 돼 있었다는 사실을 28년 만에 발견했습니다.

    이대로 두면 혼인신고도 또 자녀의 출생신고도 할 수 없게 되는 거죠. 그래서 그 오류를 바로잡으려고 했더니 그 과정이 만만치가 않았던 겁니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피해 여성의 아버지 김점수 씨를 직접 연결해 보죠. 아버님 안녕하세요.

    ◆ 김점수>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28살 먹은 딸의 성별이 남자로 기재돼 있다는 걸 처음 언제 발견하신 거예요?

    ◆ 김점수> 3월 14일날 저희 집에서 민원24시로 컴퓨터로 출력을 해 보니까.

    ◇ 김현정> 뭘 출력해 보시니까요?

    ◆ 김점수> 가족관계증명서를 출력해 보니까 남자로 돼 있다고 딸한테 전화가 와가지고 '아빠, 내가 왜 남자로 돼 있어?' 그런 소리를 해서, 나는 처음에 그게 무슨 말인지 뜻을 몰랐거든요. 내용을 알고 보니까 그런 상황이더라요.

    ◇ 김현정> 아니, 저는 지금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게 따님이 28살이잖아요. 그러면 그동안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다 다니고 대학 입시 서류부터 해서 수많은 공문서에다 기록을 했을 텐데. 어떻게 행정기록상 성별이 남성으로 분류된 걸 여태 모르실 수가 있을까요?

    ◆ 김점수> 주민등록상에서는 그런 게 나타나 있지 않고 나이가 남자로 돼 있으면 19세 되면 징병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그런 말도 없었고요.

    ◇ 김현정>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그럼 2로 시작을 합니까?

    ◆ 김점수> 네, 확실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주민등록초본이나 등본은 떼도 거기 성별표시는 없는 건가요?

    ◆ 김점수> 안 돼 있죠.

    ◇ 김현정> 그러니까 여태까지 아무 문제가 없이 여자로 살았던 거고요.

    ◆ 김점수> 대학 졸업할 때까지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 김현정> 징병 통지서도 안 나왔고.

    ◆ 김점수> 그렇죠. 완전 날벼락 맞은 것 같았죠. 딸이 그런 얘기를 했을 때는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그리고 동사무소에 가서 확인해 보니까 그게 사실이었어요.

    ◇ 김현정> 원인이 뭘까요. 28년 전에 출생신고를 하실 때 아버님이든 어머님이든 보호자가 잘못 말씀하신 것 아닐까요?

    ◆ 김점수> 출생신고를 하신 분은 다 아시겠지만 구두로 하는 것도 아니고 제가 직접 써서 결혼해서 첫딸을 낳았는데 누가 그렇게 가볍게 넘겨서 출생신고를 하겠습니까? 제가 그 용지도 여러 장 가져다가 틀릴 것을 대비해서 또 쓰고 또 쓰고 밤새 쓰고 연습해서 또 쓰고 해서 제출했었습니다.

    ◇ 김현정> 하긴, 보호자가 실수로 설사 실수로 성별을 잘못 표기했다 하더라도 주민번호가 지금 2로 멀쩡하게 시작하는 것으로 봐서는 아버님이 실수로 남성이라고 썼을 가능성은 적어보이네요?

    ◆ 김점수> 그렇습니다. 혹시 그렇게 됐다고 치면 남자로 제가 표기했다고 하면 주민등록번호를 1로 나가는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았어야 맞죠.

    ◇ 김현정> 그러면 어쨌든 공무원의 실수일 가능성이 크네요.

    ◆ 김점수> 저는 그렇게 굳게 믿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하튼 이제라도 알았으니까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을 하고 당장 문제를 바로 잡는 게 중요할 텐데. 문제는 그 과정에서 발생했다고요?

    ◆ 김점수> 네.

    ◇ 김현정> 어떤 거였습니까?

    ◆ 김점수> 처음에는 그냥 바꾸면 되겠지 그렇게 가볍게 생각을 했는데 출생증명서 원본은 10년인가 지나면 폐기한답니다. 폐기하고 없어서 자기들로서는 누구 잘못인지 증명할 수 없으니까 이것은 법원에 가서 판결을 받아야만 정정이 된다, 그렇게 얘기를 들었습니다.

    ◇ 김현정> 이걸 누구 잘못인지 밝혀낼 길이 없으니까 법원을 가라.

    ◆ 김점수> 그런데 창구에서 그거 하는 분들이 주민등록번호가 이미 2자로 발급받았으면 저희가 잘못이 아닌 게 확실한데 그렇게 말하는 것 자체도 말도 안 되는 얘기죠. 저는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제가 동사무소에 있는 그 서류창구에 몰래 들어가서 제 딸의 출생기록을 바꿔서 써놨겠습니까?

     

    ◇ 김현정> 그럴 리는 당연히 없는 건데 이건 누가 잘못한 건지. 이게 보호자 잘못인지 우리 잘못인지 모르겠으니 법원에 가서 판결을 받아오시오, 이 이야기부터 시작이 된 거예요?

    ◆ 김점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법원에 가서 무슨 판결을 어떻게 받아오라는 겁니까? 소송을 걸라는 겁니까?

    ◆ 김점수> 법률공단 그런 데 가서 문의를 하라느니 어쩌라느니, 여러 군데 가르쳐준 곳은 있는데 문의해 본 결과는 다 자기 변명식이고 변호사를 사서 해야 될 거라는 둥 그런 얘기가 계속 나오더라고요.

    ◇ 김현정> 어쨌든 법적인 뭔가를 해야 되는 것인데 일반인들이 법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니까 결국 대리인을 세워놓고 업무를 처리해야 된다 이 이야기네요. 그러면 이 서류작업 하는 과정에서 드는 어떤 시간적인, 금전적인 비용을 다 개인이 짊어져야 한다는 얘기네요.

    ◆ 김점수> 그렇습니다. 다른 법률사무소에서는 말도 안 붙이려고 합니다, 그런 내용에 대해.

    ◇ 김현정> 왜요?

    ◆ 김점수> 자기들이 돈이 안 되는 건지 어쩐 건지. 다른 일이 바쁘니까 자기는 이런 얘기, 상담할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거기에서 문의해 본 결과 9가지 서류인가를 해야 되고 말도 못 합니다. 다 큰딸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기도 힘들고.

    ◇ 김현정> 아니, 왜요?

    ◆ 김점수> 말 붙이기도 제가 힘듭니다.

    ◇ 김현정> 왜 그렇게까지 힘들어합니까?

    ◆ 김점수>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십시오. 가장 쉬운 예로 성별감정서라는 것을 제출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성별감정서요? 그게 뭐죠?

    ◆ 김점수> 여자인지 남자인지 증명하는 것인데요. 그래서 동네 주위에 있는 산부인과를 두세 군데를 방문을 했었는데 한 군데도 그런 것에 대해서 증명서를 해 줄 수 없다고 그런 답을 들으니까 기가 막히겠죠. 시집도 안 간 여자가 산부인과 찾아가는 것도 창피한데.

    ◇ 김현정> 그러니까 가서 산부인과 의사 앞에서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증명을 받아와라 이런 게 감정서인가봐요?

    ◆ 김점수> 네. 그런데 산부인과 얘기로는 요즘에는 트랜스젠더가 많고 외국에서 성전환수술을 하고 오는 사람이 많고 감쪽 같아서 자기들이 감정을 해줬다가는 나중에 책임을 당할 수 있으니까 못해 주겠다. 해 보려면 대학병원에 가서 알아봐라. 그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성별감정 받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군요.

    ◆ 김점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간단한 일이 아니군요. 그러니까 의사들 입장에서 '트랜스젠더가 많은데 외모만 보고서 우리가 이렇게 법적인 것을 어떻게 해 줄 수가 없습니다. 유전자검사 받으세요' 이렇게 되는 거예요.

    ◆ 김점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게 또 비용이며 시간이며 다 이런 것들이 다 소모가 되는 거고. 제가 듣기로는 그 구청 직원들 때문에 또 마음이 많이 상했다, 이건 무슨 얘기죠?

    ◆ 김점수> 그 얘기는 '왜 이제 그걸 떼어봤느냐. 그걸 왜 주기적으로 떼어봐라', 얘기를 하느냐 이런 얘기입니다. 그렇게 주기적으로 그걸 떼서 봐야만이 제대로 될 것 같으면 자기들 하는 행정이 오류 투성이니까 자주 떼서 확인해봐라라는 반증이기도 하고요.

    ◇ 김현정> 그렇네요. 저는 이게 이야기를 쭉 들으면서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실수가 나올 수 있다고 치죠.

    ◆ 김점수> 물론 그렇죠.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그 후에 관계당국의 대응이 안심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윽박을 지르고 다 모든 것을, 모든 피해를 부담해라라고 하는 것인지 저는 그게 좀 이해가 안 가네요. 아쉽기도 하고요.

    ◆ 김점수> 저도 그렇습니다.

    ◇ 김현정> 혹시 이런 문제가 따님 한 명의 문제라고 알고 계세요, 혹시 다른 피해자들이 더 있을 수 있을까요?

    ◆ 김점수> 제가 얼마나 궁금하고 그래서 저희가 인터넷에 알아보니까 더러 불만을 토로했는데 다 행정관청에서는 안 해준다. 다 분노 섞인 그런 말로 적혀 있습니다.

    ◇ 김현정> 끝으로 관계부처에 한말씀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요?

    ◆ 김점수> 사람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한다면 누가 그 사람 뭐라고 하겠습니까? 사람이 그중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정중한 사과를 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해서 저희 가족한테 피해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그런 내용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버님, 일이 풀려가는 과정을 저희가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점수> 감사합니다.

    ◇ 김현정> 28년 간 남성으로 행정상 기록이 되어 있었던 걸 이제 발견했습니다. 피해자 여성의 아버지 김점수 씨의 목소리 들어봤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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