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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2 학생들이 치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에서 1등급을 받지 못하면 서울 주요 대학에 입학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도 수능부터 영어가 처음 절대평가로 바뀌지만 일부 대학들이 영어 환산 점수의 등급간 격차를 크게 늘리는 방향으로 입시안을 확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대학들은 관련 법규에 따라 내년말 치를 수능 입시안을 올해 3월말까지 확정해 교육부에 제출하도록 돼있다.
28일 교육부와 입시업계 등에 따르면 이화여대의 경우 영어 등급간 10점의 격차를 두는 방식으로 입시안을 확정했다.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1등급을 받으면 100점, 2등급을 받으면 90점의 환산 점수를 부여하는 식이다.
연세대 역시 영어 등급간 5점의 격차를 두는 방식으로 최근 입시안을 확정했다. 1등급은 100점, 2등급은 95점을 받게 되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90점으로 1등급을 받은 학생과 89점으로 2등급을 받은 학생의 희비가 크게 엇갈릴 수밖에 없다. 원점수상으로는 1점 차이에 불과하지만 정시 점수 반영 방식으로는 최대 10점 차이가 벌어지게 되기 때문.
입시전문업체인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만약 난이도가 다소 어렵게 출제되거나 하면 한두 문제의 실수로 등급내 진입을 못해 정시 입시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과목은 표준점수를 반영하고 있는데 영어는 감점 방식으로 가는 식"이라며 "다른 과목이 쉽게 출제됐을 때는 상대적으로 영어의 변별력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되면 영어 사교육을 줄이고 공고육을 정상화하겠다며 도입한 절대평가제 취지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8년 시행했던 '수능 등급제'에서도 이러한 모순이 생기는 바람에 이듬해부터 다시 표준점수와 백분위에 따른 '점수제'로 환원된 바 있다.
서울대의 경우엔 반대로 등급간 격차를 좁혀 수능 영어의 변별력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등급간 격차를 0.5점으로 설정함으로써 영어 점수가 20점 미만인 9등급도 환산 점수에선 96점을 받도록 설계했다.
국민대 역시 수능 영어의 비중을 기존 30%에서 20%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절대평가 도입으로 변별력이 크게 낮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대신 20%인 탐구영역의 비중을 25%로 올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입시 관계자들은 "이대로라면 연대나 이화여대의 경우 영어에서 2등급만 받아도 정시 지원에 위협을 느낄 만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영어의 반영 폭이 낮은 대학들을 지원할 때는 수학이나 탐구 등 다른 영역에 집중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