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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기관 '꼼수' 속 개인정보 1300만 건 무단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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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조사기관 '꼼수' 속 개인정보 1300만 건 무단거래

    • 2016-03-29 06:00

    당사자·통신사 동의 절차 무시…불법성 시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총선 판세를 가늠하려는 일부 여론조사 기관들이 유권자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구매·활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여론조사의 응답률을 높이기 위해 조사 대상을 특정하는 '꼼수'를 부린 것인데,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방대한 양의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 "내 번호가 여론조사기관에?"…가입자 정보 무단거래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론조사 기관들이 모여 설립한 한국조사협회는 지난달 한국전화번호부주식회사(이하 KTDC)로부터 통신 가입자 정보 1,300만여 건을 6,000만원에 사들였다.

    각 통신사들이 공익목적(전화번호부 등재)으로 KTDC에 제공한 데이터베이스(DB)로, 유선전화 가입자 개인 및 법인의 이름과 전화번호·주소가 포함돼 있다.

    사실상 전국의 가정과 법인 정보 대부분이 여론조사 기관들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

    문제는 KTDC가 개별 가입자들의 동의는 물론, 통신사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DB를 무단 판매했다는 점.

    SK브로드밴드의 관계자는 "만약 (KTDC가) 돈을 받고 팔았다면 그건 몰래 팔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 쪽에 동의를 구한 적도 없고, 물었다면 우리가 허락했을 리 없다"고 말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가 목적 외의 용도로 활용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선전화 설치 목적으로 건네진 개인정보가 여론조사를 위해 위법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

    나아가 한국조사협회 회원사 30여곳이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게 된 까닭에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돈으로 개인정보를 사서 여론조사를 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음성적인 개인정보 거래를 또다시 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 개인정보 거래가 통계·학술목적?…'눈 가리고 아웅'

    한국조사협회와 KTDC 모두 DB거래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조사협회 관계자는 "RDD(random digit dialing) 방식의 여론조사는 특정 지역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며 "지역 정보가 추가돼있는 전화번호가 있으면 편리해서, KTDC로부터 구매한 전화번호를 보조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RDD는 지역번호와 국번을 제외한 마지막 4자리를 컴퓨터로 무작위로 생성해 전화를 하는 방식인데, 해당 지역 거주자를 분명히 가려내기 위해 KTDC의 DB를 기반으로 삼았다는 얘기다.

    KTDC는 "한국조사협회 측에 데이터를 판 것이 맞다"면서도 "통계·학술 목적으로 넘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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