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바꿨습니다' FA로 새로운 팀에 둥지를 튼 4인방. (왼쪽부터) NC다이노스 박석민, 한화 이글스 정우람, kt위즈 유한준, 롯데 자이언츠 손승락 (사진=자료사진)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가 1일 오후 7시 전국 5개 구장에서 7개월 대장정에 돌입한다. 10개 구단 선수들은 저마다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가을야구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들 중 가장 큰 주목을 받을 선수는 역시 'FA 대박' 4인방이다. 자유계약선수로 새 유니폼을 입은 박석민(NC), 정우람(한화), 유한준(케이티), 손승락(롯데)이다.
이 4명의 몸값을 합치면 무려 300억 원이나 된다. 'FA 먹튀'가 될지 아닐지를 판가름하는 시험대가 펼쳐진다. 또 막대한 자금을 풀어 이들을 영입한 구단은 어떤 성적을 낼지 개막전부터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96억' 박석민 '화창' - NC '화창'박석민은 4년 최대 96억 원으로 삼성에서 NC로 둥지를 옮겼다. 옵션을 더한 액수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고 몸값이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박석민은 시범경기부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16경기에서 타율 4할2푼9리(42타수 18안타) 3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0.667)과 출루율(0.510)을 합친 OPS는 무려 1.177에 달했다. NC가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기존 주축들이 건재한 NC는 박석민의 가세로 빈틈없는 라인업을 구성했다. 지난해 MVP 에릭 테임즈와 골든글러브 외야수 나성범, 회춘한 베테랑 이호준에 박석민이 합류한 NC 중심 타선은 10개 구단 최강이다. 이종욱과 김종호 등 도루왕 출신들에 최근 2년 동안 도루 2위를 기록한 박민우 등 테이블 세터들도 밥상을 차릴 준비를 끝냈다.
마운드도 탄탄하다. 지난해 다승왕 에릭 해커에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4.50)를 차지했던 불펜에는 '암 투병'을 이겨낸 원종현이 가세한다. 때문에 지난달 28일 개막 미디어데이 때 9개 구단의 감독들은 입을 모아 NC를 우승후보로 꼽았다.
◇ '84억' 정우람 '화창' - 한화 '맑은 뒤 흐림'정우람은 역대 구원투수 최고액인 4년 84억 원에 SK에서 한화로 옮겨왔다. SK 시절 은사였던 김성근 감독과 4년 만의 재회다. 정우람은 시범경기에서 몸값을 입증했다. 5경기 등판, 1홀드 3세이브에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볼넷 2개를 내줬지만 삼진을 무려 9개나 잡아냈다.
한화는 정우람 외에도 대거 전력을 보강했다. 지난해 중반 합류해 10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2.97을 찍은 메이저리그 출신 에스밀 로저스를 역대 외인 최고액인 190만 달러(약 22억 원)에 붙들었다. 비록 팔꿈치 통증으로 개막 선발로 나서지는 못하지만 최소 15승 이상을 기대할 투수다.
타선에도 강력한 원군이 합류했다. 2012년 메이저리그에서 28홈런을 기록한 거포 윌린 로사리오다. 로사리오는 시범경기에서 12경기 타율 3할9푼5리(43타수 17안타) 4홈런 8타점에 장타율(.767)과 출루율(.490)을 합친 OPS(1.257) 전체 1위로 빅리거의 존재감을 뽐냈다.
다만 불펜에 비해 떨어지는 선발진이 다소 아쉽다. 정우람-권혁-박정진-송신영-이재우 등 강력한 중간계투진을 보유한 한화는 로저스 외에 확실한 선발이 부족하다. 배영수와 송은범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이태양은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알렉스 마에스트리와 안영명이 기대를 걸고 있다.
◇ '60억' 유한준 '맑음' - KT '흐림'유한준은 지난해 넥센에서 'FA 로이드' 효과를 제대로 봤다. 타율 3할6푼2리 23홈런 116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으며 4년 60억 원에 케이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유한준의 방망이는 시범경기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24타수 9안타) 1홈런 6타점을 올렸다.
이런 유한준의 활약 속에 케이티는 시범경기에서 삼성에 0.5경기 차 2위(10승1무5패)에 올랐다. 팀 홈런 23개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다만 역시 시범경기인 데다 장기 레이스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미지수다. 경험이 부족한 선발 투수진을 이끌 주전 포수로 나섰던 장성우의 초반 공백이 걱정이다. 장성우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논란으로 올 시즌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조범현 감독도 "팀의 가장 믿음직한 포수는 조범현"이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던지며 현 상황을 에둘러 표현했다.
일단 현실적인 목표는 탈꼴찌다. 지난해 최하위에 머문 케이티는 올해도 넥센과 함께 하위권으로 분류된다. 조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지난 시즌에 꼴찌를 했지만 올해는 꼭 탈꼴찌를 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 '60억' 손승락 '흐림' - 롯데 '흐림'
넥센 특급 소방수 손승락은 서울을 떠나 부산에 정착했다. 롯데는 손승락에게 4년 60억 원을 안겼다. 팀의 고질이던 마무리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팀 역시 올 시즌 의욕적으로 도약을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 뒤 이종운 감독을 경질하고 조원우 감독을 사령탑에 앉히며 10개 구단 중 유일한 신임 감독 체제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외국인 선수 3명과도 일찌감치 재계약을 마쳤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손아섭과 황재균도 잔류해 전력 누수를 막았다. FA 시장에서도 손승락과 윤길현(4년 38억 원)을 영입했다.
하지만 일단 시범경기에서는 손승락과 롯데 모두 우려를 안겼다. 손승락은 6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7.20을 기록했다. 블론세이브도 2개나 됐다. 롯데도 시범경기 최하위(3승3무11패)에 머물렀다. 그러나 조원우 감독은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라면서 "지난 3년 동안 하지 못한 가을야구를 올해는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타선은 시범경기부터 나쁘지 않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정훈-손아섭-황재균-아두치-최준석-강민호-김문호-박종윤-오승택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응집력만 갖추면 9개 구단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팀 타율 5위(2할6푼8리) 홈런 4위(13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