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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⑭] 여야 모두 안심 못하는 '마포갑'

국회/정당

    [격전지⑭] 여야 모두 안심 못하는 '마포갑'

    • 2016-04-02 06:00

    5인 5색 후보들, 각개격파·고군분투

    서울 마포갑은 '다여다야(多與多野)' 구도로 20대 총선을 치른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 지역에 안대희 최고위원을 단수 공천했다. 18대 마포갑 국회의원이었던 강승규 후보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야당에서는 19대 마포갑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의 노웅래 후보가 3선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민의 당에서는 홍성문 후보가 출마했다. 여기에 복지국가당 당 대표 이상이 후보까지 가세했다.

    총 5명의 후보가 고군분투중인 마포갑 지역은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분열된 여권, "대의를 따라야" vs "왜곡된 정당에 경종"

    (왼쪽부터) 새누리당 안대희 후보, 무소속 강승규 후보 (사진=총선기자단 양인성 기자)

     

    지난달 31일 오전 8시, 마포구 아현동 행화정교회 앞 사거리.

    바쁘게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두 가지 색깔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인사를 한다. 빨간 옷을 입은 사람들은 "새누리당 안대희"를,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은 "무소속 강승규"를 외쳤다. 마포갑의 여권분열을 한 눈에 보여주는 풍경이다.

    마포갑의 여권 후보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새누리당 안대희 후보는 "강 후보가 현 상황을 잘 생각해 대의를 따르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무소속 강승규 후보는 "총선을 꼭 완주해서 유권자와 소통하지 않는 정당에 경종을 울리겠다"고 말했다.

    기존 입장이 쉽사리 바뀔 것 같지 않은 분위기였다.

    다만 두 후보는 민심이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하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이야기했다.

    '4·13 총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행화정교회 앞에서 새누리당 안대희 후보가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총선기자단 양인성 기자)

     

    안대희 후보는 "유권자들이 새 사람을 기대하고 있다"며 "저는 정치를 처음 하는 사람이고, 법조계에서도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어 유권자들이 원하던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승규 후보는 "여당의 공천이 엉망으로 된 점을 주민들이 속상해한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하지만 SNS와 블로그 등 '강반장'이라는 소통창구를 통해 주민들과 교류하며 정당이 하지 못하는 역할을 해내겠다"고 대답했다.

    주요 공약으로 안 후보는 '주거환경 개선', 강 후보는 '상권 활성화'를 내세우고 있다. 안 후보는 "마포가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 낙후된 지역의 주거환경은 열악하다"며 소통을 통한 균형개발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4·13 총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행화정교회 앞에서 무소속 강승규 후보가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바로 뒤편에서 새누리당 안대희 후보가 선거운동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지원유세 경쟁에 돌입했다. (사진=총선기자단 양인성 기자)

     

    강 후보는 "18대 마포갑 지역구 의원 시절에 약 10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용강, 도화동 상권 활성화 사업을 펼쳤다."며 "20대 국회에서도 상권 활성화사업과 함께 상가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여당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안대희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던 배의종(75) 씨는 안 후보자에 대해 "법을 다루는 분이라 불법을 용납하지 않는 것 같다. 국회의원이 되면 질서를 바로잡는 일에 선두에 설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반면 만리재에서 40년 동안 미용실을 운영해온 김 모 씨는 "새누리당은 민심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다"며 "여당의 표가 나뉘어 야당이 어부지리로 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강승규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 야권, 노련함과 참신함의 대결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후보, 국민의당 홍성문 후보, 복지국가당 이상이 후보 (사진=총선기자단 양인성 기자)

     

    마포갑의 야당 후보로는 지역 토박이로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후보와 신진 세력인 국민의당 홍성문 후보가 있다. 복지국가당에서 출마하는 이상이 후보는 복지국가의 실현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서 태어났기에 애정도 책임도 있습니다. 선거에서 떨어지면 가버릴 사람들과는 달라요" 노웅래 후보는 "진짜 지역을 위해 일하고 책임질 사람을 유권자들이 평가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웅래 후보는 17, 19대에 이어 마포 갑에서 3선에 도전하고 있다.

    한편 홍성문 후보는 "범죄와 질병도 아닌 정치에 '혐오'라는 표현이 쓰이는 것은 기성 정치인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하며 "처음 정치에 도전하는 참신함으로 합리적인 보수, 건강한 진보의 역할을 해내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상이 후보는 "과거로의 회귀도, 현재의 헬조선에 머무르는 것도 아닌, 북유럽식 복지국가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며 "마포갑 지역이 변화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간절함으로 이번 총선에 나왔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후보의 공약에서도 각각 차별성이 느껴졌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후보가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총선기자단 양인성 기자)

     

    노 후보는 19대 의원으로 실행했던 교육 발전 사업을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노 후보는 "지난 4년간 교육에 189억의 예산을 가져왔고, 신수중학교와 염리초등학교가 2015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에 선정됐다"며 "마포갑의 발전과 함께 커지고 있는 교육 수요를 맞게 교육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홍성문 후보가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홍성문 후보측 제공)

     

    반면 홍 후보는 많은 유권자가 지적한 정치혐오를 극복하기 위해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월120만원의 국회의원 연금, 비행기 1등석, KTX특등석 등 혈세낭비라고 비판받던 부분들을 중장기적으로 없애는 것이 그 내용이다. 홍 후보는 "초선의원이니 신선하게 실행해보라고 많은 주민들이 말씀하셨다"며 "이번에 당선되면 생각을 같이 하는 의원들과 함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복지국가당 이상이 후보가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이상이 후보 제공)

     

    노무현 정부 시절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연구원장으로 재직했던 이 후보는 '국민건강보험 하나로'를 대표 정책으로 소개했다. 이 후보는 "국민건강보험과 민간보험에 이중으로 가입할 필요 없이 국민건강보험 하나만으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겠다"고 답했다.

    여느 지역구와는 달리 여권의 분열이 현실이 된 곳이니만큼, 야권후보가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에 후보들은 모두 난색을 표했다.

    노 후보는 "남들 하는만큼 '그냥 하겠다'는 태도로 선거에 임하면 무조건 지는 지역이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홍 후보는 "여권뿐만 아니라 야권도 분열되어 있는 '다여다야'구도라는 점을 명심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역시 마포 갑이 쉽지 않은 지역임을 언급하며 "복지국가의 가치와 정책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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