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서울 청룡동 관악경찰서 사이버수사팀 앞 복도에서 30대 여성이 경찰관에게 염산으로 추정되는 용액을 뿌려 박 모 경사의 얼굴 3분의 2 정도에 3도 화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사건 발생한 관악서 사이버수사팀 앞 사건 현장. (사진=황진환 기자)
30대 여성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찰서에 찾아가 경찰관에게 염산을 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전모(38.여)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전씨는 이날 오전 8시 45분쯤 서울 관악구에 있는 관악경찰서에서 박모 경사 등 경찰관 4명에게 염산을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염산을 맞은 박 경사는 얼굴 3분의 2 정도와 목 부위에 3도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경찰관 3명은 얼굴과 손등에 가벼운 화상을 입었다.
전씨는 2013년 헤어진 남자친구가 다시 만나자며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에 불안을 느껴 관악경찰서 사이버범죄수사팀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혐의점이 없어 각하 처분했다.
이때 전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친절히 들어준 박 경사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2월 이웃집 유리창을 부순 혐의(재물손괴)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전씨는 "박 경사에게 물어보라"며 출석에 불응했다.
하지만 박 경사가 전화를 피하며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자, 전씨는 흉기와 염산이 담긴 보온병을 들고 경찰서를 찾아갔다.
전씨가 사이버수사팀에 들어오자마자 욕설과 함께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고, "복도에서 얘기하자"며 사무실 밖으로 데리고 나온 박 경사 등 경찰관 4명에게 염산을 뿌렸다.
전씨는 경찰조사에서 인터넷으로 염산을 구입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전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전씨의 정신병력 유무, 염산 구입처 등을 조사하는 한편 전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