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 역사상 언론이 입수한 유출자료 중 최대 규모
- 아직은 의혹과 정황 수준, 국세청이 조세정의 세워야
- 신원 확인한 20여 명, 이번 주 내로 한두 차례 발표할 계획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와 심인보 기자가 4일 오전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뉴스타파-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공동 프로젝트 '조세도피처의 한국인들 2016'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뉴스타파는 중미 파나마의 최대 로펌 '모색 폰세카'의 내부자료를 통해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노재헌씨가 조세조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정황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윤창원 기자)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4월 4일 (월)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용진 대표 (뉴스타파)
◇ 정관용>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씨,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 3곳을 설립했다, 이런 보도가 있었죠? 뉴스타파가 자료를 입수해서 첫 보도를 하게 된 건데요. 해외에서는 푸틴 대통령, 축구스타 메시, 영화배우 성룡 이런 이름들도 다 조세도피처에 조세피난을 간 것으로 알려져서 국제적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KBS 기자 출신이고 현재 뉴스타파의 대표이신 김용진 대표 연결합니다. 김 대표님 나와 계시죠?
◆ 김용진>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어떤 자료가 유출된 거예요?
◆ 김용진> 파나마에 있는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라고 있습니다. 이 로펌에서 지난 한 40년간 생산됐던, 그러니까 이 회사가 주로 역외탈세, 자금세탁, 검은 돈 은닉 등을 주요 서비스로 제공해 왔는데 이런 조세도피처에 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입수된 각종 자료들이 유출된 거죠.
◇ 정관용> 자료 양이 아주 방대하다면서요?
◆ 김용진> 네, 아마 언론 역사상 언론이 입수한 유출자료 중에는 최대 규모라고 보는데요. 일단 용량을 보면 2.6테라바이트(TB) 규모고요. 여기에 모색 폰세카라는 로펌에서 설립해준 또 컨설팅을 해준 20여 만 개 회사 관련 자료들이 들어 있는데 주주명부나 이사명부 그다음에 내부직원 그다음에 각 지점 간에 주고받은 메일들, 고객과 주고받은 그런 메일들이 이번에 몽땅 유출이 된 거죠.
◇ 정관용> 어떻게 유출됐어요, 이게? 누가 해킹을 했나요? 어떻게 했나요?
◆ 김용진> 해킹은 아닌 것 같고요. 이게 독일의 쥐트도이체 차이퉁(Süddeutsche Zeitung)이라는 남독일 신문이죠. 독일에서 아주 유력한 신문인데 여기 탐사보도 기자들이 독일 국내 탈세 문제를 취재하다가 익명의 취재원으로부터 입수했다. 입수 경위는 그렇게 알려져 있고요.
◇ 정관용> 지금 전 세계에 BBC, 르몽드 이런 언론사들이 함께 모여서 공동분석, 공동취재를 하고 있죠?
◆ 김용진> 네.
◇ 정관용> 거기에 우리 한국에서는 뉴스타파만 참여하고 있습니까?
◆ 김용진> 네. 저희들이 참여하고 있고요. 독일 신문에서 자기들 자국의 문제들을 취재를 하다가 보니까 데이터가 워낙 방대하고 또 전 세계적으로 걸쳐 있으니까 이 데이터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ICIJ라는 기관과 공유를 하면서 전 세계가 같이 한번 해 보자, 이런 제안을 했고 그래서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방금 말씀하신 BBC, 르몽드 이런 세계 유수 언론 그다음에 뉴스타파 해서 세계 한 100여 개의 언론사, 400여 명에 가까운 탐사보도 전문기자가 지난 몇 달 동안 취재를 한 거죠. 그래서 그 결과물을 오늘 새벽부터 입수하고 전 세계에 동시에 일제히 내놓기를 시작했습니다.
◇ 정관용> 지난해 9월부터면 굉장히 오래 걸렸네요, 그 사이에도.
◆ 김용진> 네. 한 7개월 정도 작업한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주로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를 세워서 이런 형식이잖아요.
◆ 김용진> 네.
◇ 정관용> 이게 도대체 그런 식으로 하면 어떻게 세금을 회피한다는 거예요?
◆ 김용진> 국내에서 어떤 사업이나 금융활동을 하면 사업소득이나 각종 금융거래 이런 것들이 조세당국이나 금융당국에 포착이 나름대로 가능하지 않습니까? 그런 그물망이 있는데 일단 역외에 회사를 설립해서 또 그 법인 명의의 비밀계좌를 개설하는 거죠.
그러면 조세당국이나 금융당국의 그물망을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는 것이고 그래서 일단 설립 자체는 회사를 설립한다고 이렇게 하지만 기본적으로 해외계좌를 개설하는 그런 목적이 있고요. 거기에 따라서 결국은 세금회피의 목적 혹은 검은 돈 은닉의 목적이 있다, 이렇게 할 수 있겠고요.
또 여기에 이런 조세도피처에 회사를 설립하면 그 회사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완벽하게 가릴 수가 있습니다. 이 업계에서 nominee 서비스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회사에 이사를 차명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또 심지어 주주도 차명으로 해놓고 이런 서비스를 수수료만 줘도 이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본인은 실소유주로 2년 계약만 해놓으면 자유롭게 해외에서 계좌들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런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이번에 유출된 자료에서는 그런 차명이 아니라 실명들이 다 들어 있는 그런 자료가 나왔다. 이런 거군요.
◆ 김용진> 네, 그런데 이게 워낙 내부 자료이다 보니까 회사는 차명으로 되어 있지만 또 이면에 이 회사의 실제 주인, Beneficial owner라고 하는데 실소유주는 누구다, 이런 내부 기록까지 다 나왔어요.
◇ 정관용> 네, 알겠습니다.
◆ 김용진> 내부 사정을 파악할 수 있는 그런 자료죠.
◇ 정관용> 조금 아까 계좌라고 하는 걸 말씀하셨는데 계좌 관련 정보들도 이번에 나왔습니까? 그 계좌에 돈이 얼마가 들어있다, 이런 것까지도요?
◆ 김용진> 네, 저희들이 지금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지금 검색과 조사를 하고 있는 중이고요. 일부 자금흐름 같은 게 포착된 그런 경우는 있긴 한데 조금 더 정확하게 확인을 해봐야 되는 그런 단계입니다.
◇ 정관용> 오늘 최초 공개한 것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씨 아니겠습니까?
◆ 김용진> 네.
◇ 정관용> 어떻게 했다고요? 유령회사 3개를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떻게 했다고요?
◆ 김용진> 노재헌 씨가 2012년 5월 18일자로 조세도피처로 유명한 곳이죠, 영국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 3개를 설립한 게 확인됐는데 One Asia, GCI, Luxes International 이런 영문 이름의 회사인데, 다 동일하게 1달러짜리 주식 1주를 발행한, 자본금 1달러짜리죠.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고요. 같은 날 동시에 개설을 했는데 저희들이 오늘 발표를 하고 오후에 그쪽의 입장이 나오긴 했는데 단순히 사업을 할 목적이었다, 그런데 실제 사용은 하지 않았다, 이런 입장이 나왔는데 그런데 사업목적이면 왜 이렇게 여러 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는지 그다음에 지배구조가 조금 복잡하게 되어 있어요. 굳이 그럴 필요가 뭐 있었는지. 그래서 오늘 해명이 나왔지만 그런 의문들은 해소를 하지 못 하고 있는 상태죠.
◇ 정관용> 혹시 그 3개 유령회사의 계좌 관련 정보는 없었습니까?
◆ 김용진> 네. 지금 계좌 관련 정보는 조금씩 찾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아직 확인은 되지 않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 2012년 5월 그 시점에 조세회피처에 3개의 유령회사를 세웠다. 현재 확인되는 건 거기까지인 거죠?
◆ 김용진> 네. 그렇고 본인의 서명들, 신분증들 이런 것들이 같이 첨부가 돼 있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직접 신분증이나 이런 게 첨부됐다는 건 직접 만들었다는 것이고 또 노재헌 씨도 만들었다는 것까지는 현재 인정한 것 아니겠어요?
◆ 김용진> 그럼요.
◇ 정관용> 그런데 그것만 가지고 무슨 어떤 탈법, 이런 게 됩니까? 거기에 계좌라든지 이런 게 좀 나와야 되는 것 아닐까요?
◆ 김용진> 계좌라는 게 이쪽의 전문가들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기본적으로 여기 회사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계좌 개설을 전제로 한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부분은 저희들도 자료를 좀 더 찾아보겠지만 앞으로 조세당국이나 이런 쪽에서 좀 더 정밀하게 조사를 해야 될 그런 부분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당장 노재헌 씨가 등장을 하니까 이게 그러면 6공화국 정권의 비자금이 혹시 거기로 가 있는 것 아니냐. 또 SK가 노재헌 씨의 누나인가요? 누나의 남편이 최태원 회장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또 SK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현재로서는 다 그냥 의혹 수준인 거죠?
◆ 김용진> 지금은 의혹과 정황 수준이죠. 그런데 어쨌든 이 회사를 만들기 직전에 노태헌 씨가 부인과 이혼 소송이 있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노재헌 씨가.
◆ 김용진> 네, 노재헌 씨. 그래서 그 부인 측에서 재산 분할 이런 목적으로 했겠지만 어쨌든 재산 공개 이 부분을 명확히 하자 이래서 홍콩 법원에 소송을 내기도 했고요. 그래서 그 당시에 혹시 노재헌 씨 아버지의 비자금이 아들에게로 흘러들어간 것이 아닌가. 이런 세간의 관심들이 굉장히 컸었죠.
◇ 정관용> 그렇죠.
◆ 김용진> 그런데 개설한 시기가 그때와 좀 맞물려 있기 때문에 그 당시의 재산 공개 소송으로 규모들이 드러나거나 혹시 흘러들어갔던 게 공개될지도 모른다는 그런 것 때문에 페이퍼컴퍼니를 혹시 만들지 않았느냐, 이런 의혹은 제기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게 2011년 3월이에요. 노재헌 씨 부인이 이혼 소송을 제기했고 홍콩 법원에 재산 공개 요청까지 했는데 그 소송은 결과가 어떻게 됐습니까?
◆ 김용진> 또 거기에 맞서서 노재헌 씨는 국내에 소송을 내기도 했죠. 냈는데 어쨌든 이혼소송은 서로 합의해서 이혼을 했고요. 그 뒤에는 더 이상 문제가 불거지지는 않았죠.
◇ 정관용> 그냥 서로 합의했고 재산 공개 이런 건 안 하게 된 거군요.
◆ 김용진> 그게 공개되지는 않았죠. 내부적으로는 어떤 식으로 합의가 됐는지 모르겠지만.
◇ 정관용> 노태우 전 대통령이 6공 비자금으로 추징금 선고받은 건 일단 다 냈죠?
◆ 김용진> 그렇죠. 이제 대법원에서 어쨌든 노태우 전 대통령이 추징금 2600억원 가량을 선고를 받았는데 2013년에 저희들이 그때도 한번 조세도피처 프로젝트를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김용진> 그때까지 한 90% 정도를 납부를 하고 한 230억 원 정도를 내지 않았는데 그때 저희들 보도 이후에 완납을 했죠. 완납을 했는데 그때도 어쨌든 비자금을 완납한 주체가 노태우 전 대통령 본인이나 아니면 아들이 아니고 동생 노재우 씨 그다음에 사돈 신명수 전 회장, 이분들이 대납을 했기 때문에 동생과 사돈 쪽에는 이분들이 대납을 한 이유는 비자금을 맡아서 관리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이야기가 나왔던 거죠. 그런데 아들에게는 왜 가지 않았을까. 그런 의문이 제기가 된 거죠.
◇ 정관용> 자기 동생하고 사돈한테는 비자금을 맡기고 아들한테는 안 맡겼겠느냐. 그런 거군요.
◆ 김용진> 네. 그렇죠.
◇ 정관용> 지금까지 쭉 언급하신 게 다 의혹인데. 지금 당장 국세청은 세무조사 할 계획이 있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밝혀낼 수 있을까요?
◆ 김용진> 저희들도 2013년에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상당한 조세포탈 이런 것들을 확인해서 추징도 하고 그런 성과를 올렸다고는 하는데, 그 뒤에 좀 주요 관심인물이었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좀 흐지부지된 감이 있어요. 그런 감이 있고 그래서 이번에는 좀 국세청이 표방하고 있는 대로 조세정의를 제대로 세워주기를 바라고요. 이런 의혹이 의혹에 그친 거라면 그런 부분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줘야 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여기 지금 한국 주소를 적어놓은 한국사람 이름이 195명 나왔다. 이게 현재 밝혀진 바인데요.
◆ 김용진> 네.
◇ 정관용> 노재헌 씨 말고 또 유명인사 누구누구 있는지 이건 언제 어떻게 공개하실 겁니까?
◆ 김용진> 신원 확인한 사람이 한 20여 명 되는데요. 그분들이 이 회사 설립 목적이라든지 그다음에 해명들 이런 부분들을 저희들이 좀 더 상세히 할 필요가 있고요. 그래서 어쨌든 이번 주에는 한두 차례 정도 더 발표할 계획이고요. 다음 주에는 총선이 있어서 저희들도 총선에 좀 집중해야 될 필요도 있고. 총선이 끝나면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 정관용> 오늘 한 명 더 공개하실 수 없으세요?
◆ 김용진> (웃음) 내일쯤 공개를 할 예정이니까 조금 기다려보시죠.
◇ 정관용> 기다리지 말고 그냥 한마디만 하시죠.
◆ 김용진> (웃음)
◇ 정관용> 그런데 그게 한국 주소를 적은 것만 195명이니까 더 있을 수도 있네요. 그렇죠?
◆ 김용진> 네, 단적인 예로 오늘 저희들이 발표한 노재헌 씨 같은 경우는 한국 주소가 기재되어 있지 않았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 김용진> 홍콩 아이디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네.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김용진> 네.
◇ 정관용>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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