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 구상권 청구한 정부…울분
-불법 공사로 발생한 피해, 주민에 전가
-주민 다 죽이고 뺏어가라 항변
-갈등 봉합 노력에 찬물 끼얹는 격
-제주도의회 성명, 상생위한 의지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동균(전 강정마을회장)
이제는 우리 뇌리에서 잊힌 이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주 강정마을. 지난 2007년 이 마을에 해군기지 유치가 결정되면서 오랜 진통을 겪었는데요. 결국 700여 명에 달하는 마을 주민과 활동가들은 경찰에 연행이 됐고 3억 7000여 만원의 벌금이 부과됐고요. 그리고 해군기지를 짓는 걸로 결정이 났었죠. 그렇게 마무리된 것으로 알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해군이 이 마을의 전 회장을 비롯한 개인 116명을 상대로 34억 5000만원을 물어내라,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일까요. 전 강정마을 회장입니다. 강동균 씨를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좀 들어보죠. 회장님 나와 계십니까?
◆ 강동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해군 기지 건설 이미 진행이 많이 됐죠?
◆ 강동균> 준공식도 끝났죠.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해군이 이제 와서 손해배상 소송을 낸 건가요?
◆ 강동균> 참 어이가 없습니다. 뭐라고 한마디로 얘기할 수가 없을 정도거든요.
◇ 김현정> 이 소송을 언제 낸 겁니까?
◆ 강동균> 이게 한 며칠 됐습니다, 며칠 됐는데. 과연 지금 전세계적으로 국민을 상대로 해서 정부가 이렇게, 해군도 한마디로 얘기하면 정부 아닙니까? 국민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한 나라가 있었나요?
◇ 김현정> 전혀 받아들이기 어려우시다 이런 말씀이세요?
◆ 강동균>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해군은 말합니다. 반대하는 주민들 때문에 공사가 지연이 됐고 지연이 되면서 국민 혈세 275억원이 손실됐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는가 이건 적법한 거다, 이렇게 얘기하는데요?
◆ 강동균> 지금 여기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건설하면서 절차적 정당성이나 입지 선정 과정에 대한 문제점들에 대해서 저희들이 반문을 했던 것이고, 거기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래서 저희들이 (반발)했던 것이고. 한 가지 더 얘기할 것은 지금 공사하는 기간 동안에, 10년 동안에 제주도로부터 공사중지 명령을 편법, 불법적으로 한다고 해서 9차례 (공사중지명령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주도 강정 바다의 특성을 몰랐던 결과, 아시지 않습니까? 지난 볼라벤 태풍 때 케이슨이 일곱 기나 파손돼 가지고, 그거 엄청난 손실 아닙니까? 그렇게 해서 손해 본 거지 저희들 앞에 농성 천막을 쳤던 반대를 했던 경찰들은 아시다시피 저희들을 계속 연행하면서 계속 공사를 했습니다. 그럼 그 270여억의 세금이 이 사람들이 편법, 불법적인 공사에 의한 손실금입니다.
◇ 김현정> 그 275억이라고 주장하는 게 마을 주민들 반대 때문에 생긴 손실이 아니다 이런 말씀이에요?
◆ 강동균> 아니죠, 그게 아니고 편법, 불법적 (공사) 또는 제주도로부터 공사중지 명령 9차례나 받으면서 (생긴 손실이고요). 그리고 이게 엄청난 환경영향평가라든지 이런 거에 대해서 법적 책임이 있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 강동균> 이런 거 때문에 늦어진 걸 왜 우리 주민들한테 부과를 하려고 합니까? 오히려 해군이 누군가 책임져야 할 거 아닙니까?
◇ 김현정> 해군이 책임질 일이라는 말씀. 즉 지연이 된 건 맞다. 275억 손실된 것도 맞다. 하지만 그 원인에 있어서 주민들이 보기에는 그쪽 잘못에 의한 것이지, 우리 잘못에 의한 게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 강동균> 그렇죠.
◇ 김현정> 116명한테 34억 5000만원이면 그거 1인당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얼마씩 모으셔야 됩니까?
◆ 강동균> 3000만원 가까이 되는 것 같던데요. 그리고 앞으로 대림도 한다는데.
◇ 김현정> 대림이요?
◆ 강동균> 대림도 거기 참여하고 있지 않습니까? 230억인가 청구하려고 한다던데요.
◇ 김현정> 건설업체가 또 따로 내겠다는 거군요, 손해배상을?
◆ 강동균>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지금 만약 한 가족이 4명이 같이 걸렸으면 이거 1억이 넘는 거네요?
◆ 강동균> 저희 같은 경우는 저희 집사람, 마누라하고 저하고 걸려 가지고 한 6000만원 정도 되죠.
◇ 김현정> 마을 주민들이.
◆ 강동균> 저는 재산을 다 팔아도 6000만원이 안 됩니다.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이 해군의 구상권 행사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이게 이미 주민들이 떠안고 있는 빚도 상당하다 이건 무슨 얘기인가요?
◆ 강동균> 그렇죠, 예를 들어서 저 같은 경우는 지금 몇 번 집행유예도 받은 적이 있고 지금 벌금만 해도 거의 2000만원 이상 냈습니다. 그게 뭐냐면 단지 우리 강정마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그 문제점을 제기한 것밖에 없는데 벌써 그렇게 냈는데 그럼 이제 6000만원까지 물면 1억이 넘겠죠.
◇ 김현정> 어떻게 감당할 생각이세요?
◆ 강동균> 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이건. 이런 경우는 없거든요. 대한민국 민주주의 국가에서.
◇ 김현정> 아니, 받아들일 수 없는데도 계속 밀고 가서 정말로 그렇게 손해배상 해라, 판결이 나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 강동균> 그러면 저희들 다 죽이고 뺏어가면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렇게까지 지금 참담한 심정이신 건데, 사실 그 마을 분들이 다들 몇 대째 살고 있는 토박이들이신 거죠?
◆ 강동균> 그렇죠, 여기 뭐 450년, 500년 동안 계속 다 같은 공동체로서 살아온 마을이죠.
◇ 김현정> 그런데 해군기지 논란이 몇 년 동안이나 이어지면서 지금 벌금을 떠나서, 손해배상을 떠나서 마을 분위기 자체가 말이 아닐 것 같아요?
◆ 강동균> 말이 아닌 게 아니라 지금 형제끼리도 지금 예를 들어서, 찬반으로 나뉘면 형제끼리도 쳐다보지도 않아요.
◇ 김현정> 형제끼리도 등 돌릴 정도가 됐어요?
◆ 강동균> 그렇습니다. 원래 제주도는 제사나 명절 이런 것들 다 친척끼리 같이 지내거든요. 그런데 형제끼리도 같이 안 해요, 제사, 명절을. 벌초도 안 하고요. 이게 어디 사람 사는 세상입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갈등이 몇 년간 이어지면서 이미 상처가 날 대로 나 있는 상황인데 거기에 이런 소송까지 왔으니 이건 그냥 고춧가루 뿌리는 거네요, 상처에?
◆ 강동균> 죽으라는 거지.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 거예요. 사실은 저희들, 어쨌든 저희들이 반대를 했지만 해군기지가 준공이 됐고 해서 이제는 그래도 우리 주민들끼리 뭔가 찬반을 떠나서 마을 갈등을 좀 봉합해 보자 하는 그런 분위기를 지금 이끌어내려는 시점입니다.
◇ 김현정> 그랬군요.
◆ 강동균> 여기서 또 이제 우리 맞아서 병원에 가서 입원한 사람을 또 찾아가서 발길질하는 거잖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래도 주목할 만한 건 어제요, 여야를 막론하고 제주도 의회 소속 도의원 40명 전원이 이 해군소송에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요.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 강동균> 국회의원 후보들, 또 도의원 40명, 그리고 각 시민단체, 농민회, 시민단체 할 것 없이 전부 일어나서 지금 반발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국회의원 후보 여야 막론하고 다 여기 동의했습니까?
◆ 강동균> 그렇죠.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이렇게 한다는 것은, 이건 뭐냐하면 찬반을 떠나서 같이 상생하는 제주도민들의 의지를 나타내주는 거잖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 강동균> 그런데요. 한 가지만 제가 말씀드릴 것은 100% 국민대통합을 약속하면서 대통령이 되신 박 대통령은 과연 100% 국민대통합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당신 말만 믿는 사람들만 포용해서 끌어안겠다는 것인지.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제주도지사입니다. 협조와 상생을 얘기하면서 도지사 되신 분입니다. 그런데 저희들 기자회견 하는 날 단 10분만 만나달라해도 만나주질 않았습니다. 과연 이게 협조와 상생의 길인지. 과연 도지사로서 도민들에 대한 자질이 있는 분인지 의심스럽습니다.
◇ 김현정> 예, 강정마을주민 측의 입장을 들었고요. 저희가 해군 측에도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마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이미 보도자료가 나간 것으로 해군입장은 대신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거, 여러분께 알려드리면서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회장님, 고맙습니다.
◆ 강동균>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강정마을 강동균 전 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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