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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위해 뛴다' 新 발야구 시대, 그 배경과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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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 위해 뛴다' 新 발야구 시대, 그 배경과 승자는?

    '홈런 대신 도루' 넥센은 박병호, 강정호 등 최근 잇딴 거포들의 이적과 홈구장 변경 등으로 올 시즌 뛰는 야구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롯데와 경기에서 넥센 선수가 도루를 시도한 모습.(자료사진=넥센)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의 트렌드 중 하나는 '발야구'다. 도루는 물론 후속 공격 때 한 베이스씩 더 가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에 대한 강조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이런 공격적인 러닝을 특히 강조하는 팀이 늘었다. 일단 넥센과 LG가 대표적으로 발야구를 선언한 팀이다. 서울 연고의 두 팀 모두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꺼내든 게 뛰는 야구다.

    하지만 다른 팀들도 사정은 같다. 뛰어야 하는 필연적인 요인이 있다. 최근 2시즌 극심했던 타고투저 현상도 올해는 한풀 꺾일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공격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주루가 필수적이다.

    두산과 SK가 주도해 발야구가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2007, 08년 이후 다시 뛰는 야구가 주목을 받는 것이다. 과연 올 시즌 '신(新) 발야구 시대'가 열리는 것일까.

    ▲'거포 부재' 넥센-LG "발야구는 필연"

    넥센은 거포들의 이적과 새 구장 시대를 맞아 변화가 필요했다. 넥센은 KBO 리그 최초의 4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미네소타)가 미국으로 떠났다. 2014시즌 유격수 최초 40홈런을 넘긴 강정호(피츠버그)는 이미 지난해 먼저 갔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쳐준 유한준(케이티)도 이적했다. 100홈런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넥센은 올해부터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쓴다. 지난해까지 사용했던 목동구장과 달리 고척은 홈런이 쉽게 나오지 않는 구장으로 꼽힌다. 홈에서 중앙 펜스까지 118m, 좌우 98m에 담장 높이가 2m인 목동에 비해 고척은 중앙 122m, 좌우 99m에 담장 높이가 3.8m나 된다. 홈런이 나오기 힘들다.

    거포들이 없는 상황에, 경기장까지 커졌으니 넥센은 뛸 수밖에 없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지난해까지는 때려서 득점했다면 올해는 달려야 한다"면서 "특히 1사 3루의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장타 없이도 득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도 뛰어야 산다' LG 임훈이 지난 2일 한화와 홈 경기에서 도루를 시도한 모습.(자료사진=LG)

     

    넥센과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LG의 이유도 사실 마찬가지다. LG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장타력을 벌충하기 위해서는 달려야 하는 입장이다. 가장 큰 규모의 잠실(중앙 125m, 좌우 100m)을 홈으로 쓰는 LG의 상황이다.

    지난해 LG는 팀 홈런이 최하위였다. 144경기에서 114개로 신생팀 케이티(129개)에도 뒤졌다. 1위 넥센(204개)와는 무려 90개 차였다. 득점 차이는 더 났다. 653득점의 LG는 904득점, 1위의 넥센에 250개나 뒤졌다.

    이를 위해 양상문 LG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뛰는 야구'를 강조했다. 쉼없이 달린 LG는 시범경기 도루 1위(33개)를 차지했다. 넥센이 10개 차로 2위였다.

    이들은 개막 시리즈를 치른 정규리그에서도 팀 도루 1, 2위다. 3경기를 치른 넥센이 4개로 1위, 2경기를 치른 LG는 3개다. 개인 순위에서는 넥센 주장 서건창이 3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타고투저는 옛말?' 우리도 뛰어야 산다

    넥센, LG뿐만이 아니다.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로 뛰어야 산다. 방망이에만 의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와는 달리진 환경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 시즌 KBO 리그는 공인구를 하나로 통일했다. 지난해까지 4개 회사의 제품을 구단이 선택했던 공인구는 올해는 스카이라인 제품만이 쓰인다. 이른바 '탱탱볼' 논란을 잠재우고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스카이라인 공인구는 반발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펑펑 홈런이 나왔던 일부 공인구와는 다르다는 평가다. 장타가 줄 확률이 높은 만큼 진루를 위해서는 뛰는 야구가 필요한 것이다.

    '몸 안 사리는 신인왕' 삼성 구자욱이 1일 두산과 홈 개막전에서 도루에 성공하는 모습.(자료사진=삼성)

     

    2010년대 최강팀 삼성도 발야구가 더 중요해졌다. 지난해 홈런 2위(48개) 야마이코 나바로(지바 롯데)와 13위(26개) 박석민(NC)이 떠난 삼성이다. 류중일 감독은 "무사든 1사든 득점 가능성이 높은 3루에 주자를 많이 내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지난해 도루왕(60개) 박해민이 아직은 출발이 좋지 않다. 2개를 시도해 모두 아웃됐다. 그러나 신성 구자욱이 2도루로 새로운 대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구자욱은 17도루를 기록했다. 테이블 세터진을 이룬 이들에 2014년 도루왕(53개) 김상수도 언제든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대도 군단' NC는 느긋하게 시동을 걸 태세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두산의 발야구를 이끈 김경문 감독의 NC는 지난해 KBO 리그 최초로 팀 도루 200개(204개) 시대를 열었다. 성공률도 77.3%로 단연 1위였다. 지난해 2위(46개) 박민우, 4위(41개) 김종호, 5위(40개) 에릭 테임즈 등이 아직은 달리지 않았다.

    김 감독에 맞서 달리는 야구의 쌍벽을 이뤘던 당시 SK 사령탑은 김성근 감독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의 한화는 개막 시리즈에서 유일하게 도루가 없었다. 1개 시도해 무위에 그쳤다. 지난해도 한화는 도루 최하위(80개)였다.

    왕년의 대도 이종범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도루는 선수가 부상 위험을 무릅쓰고 팀을 위해 희생한다는 점에서 어쩌면 홈런보다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잇다. 과연 올 시즌 발야구의 승자는 누가 될지, 또 이를 바탕으로 한 대권 레이스는 누가 승리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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