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는 다르다' 케이티 하준호가 5일 삼성과 홈 개막전에서 득점하는 모습.(수원=케이티)
프로야구 막내 케이티의 돌풍이 무섭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창단 처음으로 단독 1위에 올랐다.
케이티는 5일 경기도 수원 kt wiz 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개막전에서 8-3 승리를 거뒀다. 5강 후보 SK와 원정 개막 3연전에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거둔 이후 우승후보 삼성까지 격침한 것.
3승1패가 된 케이티는 단독 1위로 올라섰다. 2승1패를 이룬 공동 2위 그룹 두산, KIA, LG와는 0.5경기 차다. 시즌 초반이지만 어쨌든 창단 첫 선두다.
케이티의 전력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졌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중심 타자들을 영입했고, 외국인 선발 투수들의 수준이 지난해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다.
통합 4연패와 정규리그 5연패를 이룬 류중일 삼성 감독도 케이티에 잔뜩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류 감독은 "케이티 외국 투수들이 지난해보다 좋은 것 같더라"면서 "여기에 유한준과 이진영이 오면서 중심 타선도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케이티는 이네 나머지 8개 구단처럼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은 이날 케이티에 완패했다. 특히 케이티 중심 타자 앤드 마르테, 김상현이 빠진 상황인데도 화력 싸움에서 밀렸다. 유한준이 이적 후 첫 홈런을 터뜨렸다. 케이티 선발 트래비스 밴와트는 5이닝 1실점으로 2⅔이닝 5실점한 삼성 콜린 벨레스터를 압도했다.
▲유한준-이진영 가세, 실력-멘탈 큰 기여
'터졌다' 케이티 유한준이 5일 삼성과 홈 개막전에서 이적 후 첫 홈런을 터뜨리는 모습.(수원=케이티)
케이티의 전력 보강은 시즌 전체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특히 정규리그 우승 경쟁을 할 팀에게는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이상 승리 자판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지난해 88승(56패)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했는데 올해는 케이티가 달라졌다"면서 "아마도 올 시즌 우승팀은 85승 안팎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케이티와 상대 전적에서 강호들이 지난해보다는 승수가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해 케이티는 강호들과 대결에서 참담했다. 삼성에는 3승13패로 가장 약했고, 2위 NC(5승10패1무), 3위 두산(4승12패), 4위 넥센(5승11패) 등에도 밀렸다. 강호들이 착실하게 승수를 쌓을 먹잇감이었다.
하지만 올해도 저런 상대 전적이 나오리라는 보장은 거의 없다. 케이티의 3승 중 2승이 중심 타자들이 빠진 가운데 거둔 것이다. 3일 SK 원정에서는 유한준마저 선발에서 빠져 있었지만 이겼다. 이진영이 결승 3점 홈런을 터뜨렸다. 그만큼 힘이 붙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패배감에서 벗어나 자신감에 차 있다. 조범현 케이티 감독은 5일 경기 후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있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유한준, 이진영의 가세는 단순한 전력 이상이라는 것이다. 조 감독은 "둘은 워낙 성실한 데다 포스트시즌 등 경험까지 풍부하다"면서 "이들이 젊은 선수들에게 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큰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사실 케이티는 지난해 초반 승률 1, 2할대에서 허덕였지만 롯데와 트레이드 등 변화를 꾀하며 신생팀 최다승(52승91패1무), 승률 3할6푼4리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는 승률 4할 이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우승 경쟁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