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지 얼마나 됐다고...' 지난 3일 암 투병 끝에 24살의 젊은 나이로 숨을 거둔 뒤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노진규(오른쪽) 의 발인이 이뤄진 지 하루 만에 동료 후배들의 도박 파문이 불거져 씁쓸함이 더 커지고 있다.(자료사진=노컷뉴스)
한국 동계 스포츠의 효자 종목 쇼트트랙이 또 다시 충격에 빠졌다. 폭행과 음주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불법 스포츠 도박이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6일 국내 프로야구와 프로농구 관련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통해 지난해 200~300만 원씩 상습적으로 베팅한 혐의로 쇼트트랙 선수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3명은 국가대표급 선수다. 지난 3일 끝난 2016-2017시즌 대표 2차 선발 대회를 통해 선발된 남자부 8명 안에 들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노진규가 세상을 떠난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터져 더 씁쓸한 뒷맛을 주고 있다. 2011년 세계선수권 개인 종합 우승자인 노진규는 암의 일종인 골육종 투병으로 지난 3일 숨을 거뒀다.
올림픽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24살의 젊은 나이에 영면한 노진규의 소식은 전 국민들에게 깊은 슬픔을 안겼다. 이런 가운데 5일 노진규의 발인이 이뤄진 지 하루 만에 쇼트트랙 선수들의 불법 도박 혐의가 불거진 것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고(故) 노진규의 빈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소환 조사를 받은 5명 명단을 알지 못하지만 쇼트트랙의 대부분 선수들이 노진규 빈소에 왔기 때문에 혐의 선수들도 조문을 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빙상연맹 "국가대표 박탈 등 징계 고려"
무엇보다 혐의 선수 중 1명은 고교생 신분이다. 이 선수는 지난해 11월 태릉선수촌에서 외박을 나온 뒤 음주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로 인해 국가대표 자격 정지와 지난 시즌 국내외 잔여 대회 출전 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또 9월에는 훈련 중 선배와 갈등을 빚어 벌어진 폭행 사건의 당사자였다. 물론 폭행 피해자였지만 원인 제공자로서 책임이 없지 않았다.
이런 연이은 악재에 연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현수(러시아)가 연루된 구타, 파벌 논란과 대표 선발전 승부 조작, 여기에 음주, 불법 도박까지 선수 관리에 총체적인 난맥상이 드러난 까닭이다.
연맹은 경찰 수사를 예의 주시하면서 징계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9~10월 예정된 국가대표 3차 선발 대회 출전 자격 박탈 등을 포함한 징계 수위가 될 수 있다.
연맹 관계자는 "혐의가 확인되면 징계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 등 대응 강화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람 잘 날 없는 한국 쇼트트랙이다.{RELNEWS: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