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사진=노동신문)
북한의 '핵·경제 병진노선(並進路線)'은 김정은의 장기통치의 가장 핵심적 전략으로 김정은이 앞으로도 핵무기의 고도화와 이를 통한 대내결속에 집중하는 통치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통일연구원 홍민 부연구위원은 8일 통일연구원 개원 25주년 심포지움에서 '북한의 경제.핵 병진노선과 대내정책'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홍 위원은 김정은 체제 이후 핵·경제 병진노선은 과거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병진노선과 질적인 차이가 있으며 이를 이해하는 것이 북한 비핵과 전략을 추진하는데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과거 북한의 핵개발은 경제를 희생하면서라도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 김정은은 핵 무력이 경제건설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논리를 갖고 있으며 과거 노선이 안보 전략인 반면 김정은의 병진노선은 정권안정과 경제문제의 해결을 동시에 추진하는 기본 통치전략이라는 것이다.
30대에 불과한 김정은이 30년 이상 장기집권을 염두에 두고 이 기간동안 정권 안정을 위한 통치구상에서 핵 개발과 이에 기초한 경제 발전이라는 통치전략을 들고나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김정은 체제에서는 비밀스럽게 핵을 개발해온 다른 국가나 과거 북한 행태와 달리 핵무기를 고도화하는 과정을 의도적이고 노골적으로 대외적으로 공개해 핵무기 선전전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이 북한 핵무기 고도화 전략의 특징으로 꼽힌다고 홍 위원은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다른 국가들이 핵 개발을 포기하는 이유는 국내적인 반대와 기술적인 한계, 과다한 비용과 국제사회의 압력 때문이지만 북한의 경우 국내적 반대가 없고 일정한 기술적 고도화가 이뤄진데다 오히려 핵을 포기하면 안보가 불안해진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홍 위원은 지적했다.
김정은은 특히 핵무기를 고도하하게 되면 재래식 무기 비용을 늘리지 않아도 돼 적은 비용으로 방위력 강화하면서 경제를 살릴 수 있고 원자력 공업을 통해 전력문제도 해결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이같은 전략이 따라 북한 내에 당(黨)·군(軍)·산(産) 복합체가 형성돼 이들이 핵개발은 물론 경제운용의 핵심 역량으로 부상하면서 특권화 기득권층화하고 있다고 홍 위원은 분석했다.
홍 위원은 당·군·산 복합체가 대외무역거래를 통해 북한 국내시장에 물자를 공급하는 핵심 역할도 하고 있으며 군수산업 관련 종사자들이 특권층, 기득권층화하면서 기존 민수기업들까지 군수산업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 위원의 이같은 주장은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핵개발이 정권안보와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김정은의 통치구상과 달리 핵 개발이 정권안보는 물론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해져야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