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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생존학생과 형제자매에게 2년의 시간이란

책/학술

    세월호 생존학생과 형제자매에게 2년의 시간이란

    신간 <다시 봄이 올 거예요>,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스물여섯편의 인터뷰

     

    <다시 봄이="" 올거예요="">는 세월호참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10대들의 이야기다. 이 책은 참사 당시에 생존한 단원고 학생 11명, 그리고 형제자매를 잃고 어린 나이에 유가족이 된 15명의 2년여 삶의 기록이다.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이 담아낸 스물여섯편의 인터뷰는 참사 당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사건 당사자’의 구술이자 진상규명활동에서 조연으로만 등장해온 ‘어린 유가족’의 아픈 증언이다. 생생한 육성과 날것의 감정을 오롯이 담아냈다는 점에서 기록문학의 성취다.

    제1부 「나는 무엇을 잃어버렸나」에는 그들이 겪은 참사 당일의 경험 그리고 참사 이후의 일상이 담겨 있다. 그들의 슬픔과 죄책감은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일상 곳곳을 지배한다. ‘나만 살아나왔다’라는 자책감, 혹은 ‘엄마아빠도 힘든데 나까지’라는 지레짐작으로 그들은 선뜻 속내를 털어놓지 못했다. 대화상대를 찾지 못해 묻어두었지만 말하고 싶었고 결국 입을 열게 된 10대들의 이야기는 그것 자체로 많은 울림을 준다.

    “힘든 걸 말씀드리진 못했어요. 엄마아빠 앞에서 울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처럼…“
    “걸리는 거… 참 많은데… 걔 수학여행 가는 날 아침에 제 겉옷이 하나 있는데, 빌려달라고 빌려달라고 하는데 안 빌려줬거든요. 그걸… 계속 그걸… 빌려줄 걸, 그 생각이… 근데 이런 얘기, 다른 사람이랑은 딱히 안 해요.”

    제2부 「이름의 무게」는 ‘살아 돌아온 사람’(생존학생) ‘유가족’(희생학생의 형제자매)이라는 이름을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무게감을 전혀 상상하지 못한 이들의 당혹함이 이야기 곳곳에 배어 있다. 학교에서 혹은 거리에서 자신의 이름이 지닌 무게를 실감하는 순간들, 하지만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상황들이 이어진다.

    “제가 ‘유가족입니다’ 해도 유가족이 되기 싫을 때가 있어요. ‘유가족이네’ 하는 눈초리는 안 받고 싶어요. ‘아직도 우냐’ ‘어떻게 웃냐’ 이런 감정의 억압도 당하고 싶지 않고.”
    “일년 넘게 똑같은 악플을 보니까 감정이 많이 딱딱해진 거 같아요. 악플을 안 보려고 해도 계속 보게 돼요. 이 사건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니까요. 아무래도 저희 일이니까…”

    제3부 「우리는 새로운 여행을 시작합니다」는 구술자들이 맞닥뜨린 또다른 세상에 대한 기대와 불안을 담고 있다.

    “엄마에 대한 믿음은 더 깊어진 것 같아요. 엄마아빠가 하는 걸 봤잖아요.”
    “추모제 때 사람들도 진짜 많이 왔었어요. 저희가 애들 학교생활 했던 거 찾아서 영상 만들었거든요. 그 아이들 생각을. 그 자리를 우리가 만들었다는 게… 너무 벅찬 거예요.”
    “제가 사고 이후에 양말을 모아요. 윤민이가 알록달록한 양말을 사던 게 기억나서 이것저것 샀어요. 윤민이한테 해줄 수 있는 선물? ‘100개 모이면 윤민이 이름으로 기부하자.’”

    세월호 이후 2년, 그들의 관계는 크고 작게 변화해왔다. 잃어버린 친구를 애도하며 자신의 우정을 되새겨보기도 하고, 다시 누군가를 새롭게 만나야 했다. 가족 안에서는 자신의 달라진 역할을 실감하며 이제는 누군가를 돌봐야 하기도 했다. 관계의 변화는 그들이 살아갈 세상에 대한 기대와 불안과 겹치면서, 그들이 발디딜 새로운 여행의 모습도 바꿔놓았다.

    작가기록단은 이 책의 출간에 즈음해 만화가 다섯명과 함께 「다시 봄이 올 거예요」 웹툰을 제작했다. 박건웅, 윤필, 김한조, 소복이, 남펭 등의 만화가들은 수백장 분량의 인터뷰를 같이 읽고 구술자 고유의 언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이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만화적 상상력을 고민했고 이를 ‘다음카카오 스토리펀딩’에 총 5화 웹툰으로 공개한다. 더 많은 이들과 참사의 고통을 나누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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