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의 스마트폰 갤럭시S7이 미국에서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등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북미시장의 라이벌 LG G5를 견제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전자는 미국에서 피처폰 시절부터 강세를 보였으며, 스마트폰 시장이 열린 이후에도 애플, 삼성에 이어 줄곧 시장 점유율 3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LG G5는 출시 초반부터 시장 반응이 좋은 터라 이참에 미국 시장 점유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20일 앞서 갤럭시S7 시리즈(갤럭시S7·엣지)를 출시한 삼성전자의 방어 전략도 만만치 않아 한국의 두 대표 기업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T모바일 등 미국 4대 이동통신사들은 최근 갤럭시S7과 G5에 저마다 파격적인 할인에 나서며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눈에 띄는 건 현지 이동통신사들이 G5보다 갤럭시S7 구매 고객에게 훨씬 많은 혜택을 준다는 점이다.
미국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은 물론이고 스프린트, T모바일도 최근까지 갤럭시S7 구매 고객에게 이른바 '원 플러스 원(1+1)' 이벤트를 열었다. 말 그대로 갤럭시S7을 한 대 사면 한 대를 공짜로 더 준 것이다.
2위 이통사 AT&T는 이달 말까지 갤럭시S7을 사면 삼성전자의 48인치 TV를 공짜로 준다. 물론 별도의 위성방송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파격적인 혜택이다.
이에 비해 G5 고객에 대한 미국 이통사들의 마케팅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버라이즌과 AT&T는 시가 4만원 상당의 배터리팩(보조배터리+충전거치대)과 함께 LG[003550] 새 스마트워치인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을 사면 G5의 기기값 100달러를 깎아주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스프린트는 배터리팩과 함께 2년 약정 시 기기값 150달러를 할인해준다.
예년에도 미국 이통사들은 G 시리즈보다는 갤럭시S 모델의 판매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던 게 사실이지만 올해는 더욱 차이가 크다는 평가가 많다.
LG 스마트폰이 북미 시장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온 데다 G5에 대한 시장 평가가 좋은 만큼 삼성전자가 일찌감치 손을 썼다는 추측도 나온다.
현지 이동통신사들의 갤럭시S7 프로모션 행사는 갤럭시S7 출시일(지난달 11일)보다 한참 뒤늦은 지난달 말이나 이달 초부터 시작됐는데 이는 G5 출시(지난달 31일)를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국내는 물론이고 각국 이동통신사들의 스마트폰 판매 이벤트에 들어가는 비용은 제조사도 일부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물론 다른 시각도 있다.
전 세계 각국에서 이통사들이 펼치는 단말기 이벤트에 제조사가 일일이 참여하거나 간섭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이통사들이 갤S7에 더 파격적인 이벤트를 내건 것은 그만큼 갤S7을 찾는 고객이 더 많아서이기 때문"이라며 "가입자가 장기적으로 이통사에 낼 요금을 고려하면 이통사로선 인기가 많은 단말기 구매 고객에 더 파격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내보다 미국 등 해외에서 이동통신사를 통한 스마트폰 구매 시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을 두고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국내 이동통신시장만의 특수한 상황 탓이다.
국내는 새 휴대전화 개통의 90% 이상이 이통사에서 일어나지만, 미국은 오픈마켓을 통한 공기계 유통 비중이 절반에 가까워 이통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더 센 마케팅 경쟁을 벌이는 게 사실이다.
국내 이통사 관계자는 "같은 갤럭시S7을 사도 미국에선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양국 간 이동통신시장 환경이 다른 데서 나온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