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당선자,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당선자, 새누리당 이정현 당선자, 새누리당 정운천 당선자 (사진= 후보 SNS 캡처)
적진에서 살아 돌아온 후보들 중 가장 주목을 받는 인물은 대구 수성갑에서 금배지를 거머쥔 김부겸 당선자다.
김부겸 당선자는 새누리당 김문수를 후보를 큰 표차로 누르고 2전 3기끝에 야당 불모지 대구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대구에서 31년 만에 정통 야당 국회의원이 배출되는 한국 정치사의 신기원을 연 것이다.
김 당선자는 "여야 협력을 통해 대구를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우라고 대구 시민이 명령하셨다"며 "앞으로 공존과 상생의 정치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야권의 분열과 계파정치 행태가 일소되어야 한다"며 "대구가 새누리당을 혼내셨듯이 광주가 '더민주'에 경고장을 던짐으로써 지역주의의 완화와 함께 한국 정당의 기득권화된 일당지배가 경쟁체제로 전환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대구에 김부겸이 있다면 부산에는 김영춘이 있다.
더민주 김영춘 후보는 부산진갑에서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을 제치고 역시 3수끝에 3선 중진 의원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지난 2003년 김부겸 의원 등과 당시 한나라당을 탈당해 '독수리 5형제'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는데, 그 중 2명이 적진에서 나란히 살아 돌아와 그에게는 더욱 의미가 클 것으로 보인다.
김영춘 당선자는 "저의 당선은 부산 시민 여러분의 승리이고 새누리당 일당독점 20년을 끝내고 견제와 균형의 부산정치를 새로 시작하라는 시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부산 부활의 선봉장이 돼 더 겸손하고, 더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호남 적지에서는 새누리당 이정현, 정운천 후보가 새 지평을 열였다.
이정현 의원은 전남 순천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3선 고지에 올랐다.
호남에서 유일하게 새누리당 소속으로 3선 의원이 된 이정현 의원은 "당 대표가 돼 한국정치를 바꾸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 의원은 "분명히 선언하는데 당 대표에 도전한다"며 "이 순간을 기다려왔는데 33년간 정치를 하면서 언제가 한 번 바꾸고 싶었던 대한민국 정치를 앞장서서 반드시 바꾸도록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북에서도 20년만에 새누리당 깃발이 꽂혔다. 전주을에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피를 말리는 접전 끝에 더민주당 최형재 후보를 근소한 표차로 꺾고 당선됐다.
정운천 당선자는 "전주시민의 위대한 선거혁명"이라며 "전주시민들이 30년의 긴 긴 지역장벽의 어둠을 뛰어넘어 주셨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제 전북의 정치는 새로운 출발점이며, 야당의 외발통 정치는 종식되었다"며 "실종된 정당정치가 복원되는 여야 쌍발통정치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