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 함께 기뻐하는 진영 당선자 (사진=CBS노컷뉴스 총선기자단 김민성 기자)
서울 용산에서는 새누리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꾼 진영 의원이 당선됐다.
최종 개표 결과 42.8%의 득표율을 거둔 진 의원은 새누리당의 황춘자 후보를 3천 274표차로 누르고 4선에 성공했다.
당내 공천 파동으로 당적을 바꿔 기존 지지층에게 '배신의 정치'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던 진 의원의 4선 도전기는 마지막까지 순탄치 않았다.
진영 의원 선거사무소는 예상 득표율 43.7%라는 지상파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개표 초반 때 이른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오후 7시가 넘어 뒤늦게 도착한 진 의원은 지지자들과 손을 붙잡고 환하게 웃었다.
한 자원봉사자가 물을 가져다주자 진 의원은 "지고 있어야 목이 타는데 이기는 상황에서 뭣 하러 물까지 가져다주느냐"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지지자들 역시 다른 지역구 상황으로 관심을 돌리며 여유를 부렸다. 하지만 승부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밤 9시 50분께, 실시간 개표 상황을 반영해 표차를 적어두던 선거사무소 한쪽 벽면에 121이라는 숫자가 적히는 순간 좌중은 이내 숙연해졌다. 진 의원을 바라보는 한 중년 여성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개표율이 60%를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됐다. 자리를 지키던 성장현 용산구청장 등 여러 관계자들은 "아직 개표가 끝나지 않은 투표소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곳"이라고 애써 자위했다. 양손을 모으고 개표 상황을 바라보는 진 의원의 눈은 차분했지만 손끝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됐어, 됐어!" 용문동과 후암동 일대의 투표함이 열리며 격차가 천 표 넘게 벌어지자 장내 열기는 다시금 뜨거워졌다. ‘이제는 진짜 이겼다’는 안도의 한숨이 여기저기서 새어나왔다.
시침이 11시를 가리킬 무렵, 한 남성이 "낭보다, 황춘자 후보가 패배를 인정하고 자택으로 돌아갔다"고 소리쳤다. "어서 승리 선언을 하라"는 지지자들의 성화에 "TV에서 이겼다고 해줘야 (선언을) 하지"라며 손사래를 치던 진 의원은 못이기는 척 자리에서 일어나 두 팔을 들어올렸다.
지지자가 걸어준 당선축하 꽃목걸이를 한 진영 의원은 "국민의 승리, 정의의 승리, 역사의 승리다. 4선 의원으로 다시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제가 배신자가 아니라는 걸 지역 주민께서 알아주셔서 위로가 됐다"고 지역 주민들에게 승리의 영광을 돌렸다.